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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레네 Sep 17. 2021

늦여름 밤의 중얼거림

무엇이라도 글을 쓰고 싶어서

글이 쓰고 싶었다.

첼로의 묵직함이 주는 용기에 일단 글을 적기로 한다.


가장 사랑하는 계절이 오고 있다.

멍하니 있다가는 금세 지나가버릴 계절이기에 날아오는 공을 놓치지 않을 준비를 한다.







음악이 주는 충만함을 사랑한다.

어릴 적부터 부모님이 즐겨들은 음악이 이젠 내게도 자산이 되었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가슴이 저릿함을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하다.

마음이 헛헛할 때 찾아 듣고픈 음악이 있음에 감사하다.


예술이 주는 안정감이 좋다.

추억이 많은 장소를 빼앗긴 경험이 여럿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예전의 형태를 보존하는 장소를 간직하기가 힘들어진다.

내 추억도 사라진 자리와 함께 희미해져 간다.

하지만 예술은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느낌과 추억을 선물해준다.


그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마음.

그 음악을 들으면서 나누었던 시간.

그 그림을 보았을 당시의 내 모습.

완벽한 추억 보존제가 없다.






즐거웠다가도 이내 차분해진다.

밝았다가도 이내 생각에 잠긴다.

큰 음악을 듣다가도 이내 잔잔한 음악을 찾는다.

지금의 내 모습이다.


내 마음의 기본값은 살짝의 우울함 한 스푼이다.

그럴 때면 다시 글을 찾는다.

읽기도 하고 쓰기도 한다. 물론 쓰는 게 더 에너지가 드는 일이다.

삶의 혼란 가운데 다시 중심을 찾아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반갑다.


글이 너무 그리웠지만 무얼 써야 할지 몰라 선뜻 연필을 들지 못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아무거나 일단 써보기로 한다.

그러다 보면 마음 속 막힌 부분이 뚫리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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