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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타지 않은 것은 향기가 없다.
서리꽃 피는 아침
by
키작은 울타리
Jan 27. 2022
여름날의 북적북적했던 나뭇가지에도 하늘길이
열렸다.
홀쭉해진 나무의 잔가지 바짓가랑이가 찬바람 세상이다.
툭!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나뭇가지는 나뭇잎과의 이 생의 인연을 끊어낸다.
꼭 붙들고 버티는 몇 안 남은 핼쑥한 나뭇잎이
파르르 몸을 떤다.
몸
이
성한 나뭇잎 하나 없다.
한낮의 공중을 떠돌던 공기가 나뭇잎에
걸터앉았다.
물 먹어 무거워진 몸으로 밤을 쉬어가기에는
거칠고 굽은 등이 아늑한 모양이다.
밤사이 떨켜가 나뭇잎을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이별이 성큼 다가온 잔가지에 눈부시게 빛나는
새하얀 꽃이 피었다.
손 타지 않은 온전한 몸에서 삶의 향기가 날까.
검버섯이 무성히 돋은 탄력 없는 얼굴,
벌레에게 먹혀 구멍 난 몸
의 날 선 이빨 자국에서
진한 향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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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고 향기나는 장미꽃보다 들판에 서로 어우러져 핀 들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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