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가을 잣나무 숲을 일구는 농부
다람쥐의 겨울채비
by
키작은 울타리
Jan 30. 2022
가을이 익어가는 잣나무 숲은 다람쥐의 손아귀에 든다.
먹이 확보 경쟁에 스피드가 년 중 최고조에 달한다.
다람쥐의 잣 까는 기술은 이 분야에서 초고수다.
제 몸 만 한 잣송이를 물고 와 일사불란하게 씨를 발라내고
양 볼을 두둑이 채워 쏜살같이 내달린다.
더러는 경쟁자와의 투쟁 끝에 필사적으로 먹이를 쟁취하고도
숨기는 일에는 건성건성이다.
파헤친 흙 속에 알밤의 눈만 가리고 등짝은 훤하니
다람쥐의 겨울 채비는 실속 없이 몸만 바쁘다.
수확의 노동 후 다람쥐의 식사 시간이다.
전망 좋은 바위 위에 앉아 우아하게 밥을 먹는 것이
높은 산 누각에 앉아 술잔을 비우는 정승 같다.
숨겨 논 식량을 모조리 찾아먹지 못한다고 흉보지 마라.
다람쥐는 다음 세대를 위하여 가을 잣나무 숲에
밭을 갈고 씨를 뿌린 것이다.
keyword
공감에세이
감성사진
글쓰기
11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키작은 울타리
직업
회사원
화려하고 향기나는 장미꽃보다 들판에 서로 어우러져 핀 들꽃이 좋습니다.
팔로워
7
제안하기
팔로우
작가의 이전글
손 타지 않은 것은 향기가 없다.
한 무더기의 풀에 나는 설렌다.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