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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정착기

다레살람에서 집 구하기, 중식 맛집 방문기 그리고 팁 문화

by 아이릿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이하 다레살람)의 줄리어스 니예레레 국제공항(Julius Nyerere International Airport)에서 현지인 상업지구 우팡가 지역을 지나 호텔로 이동하면서 누가 봐도 '중국스러운' 간판이 눈에 띄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수속을 밟으러 가던 중 공항 기둥마다 중국어와 영어로 아프리카에 투자하라는 안내문구를 보고 아프리카 내 중국 자본의 침투를 대략 예상하긴 했지만 실제로 중국은 탄자니아에 경제,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듯했다.*



*2008년 신화통신에 따르면 탄자니아 거주 중국인 약 10,000명이었으나 약 5년 뒤인 2013년 주 탄자니아 중국 대사관은 탄자니아 살고 있는 중국인이 약 30,000명이라고 하였다. 2024년에는 그보다 훨씬 많은 수가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탄자니아 거주 한인들은 약 100,000명의 중국인이 거주 중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탄자니아와 잠비아를 잇는 타자라(TAZARA) 노선 기차 건설을 위한 14억 불 규모 계약이 체결되어 더 많은 수의 중국인이 탄자니아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인 관광객 또한 7만여 명으로 어디서든 쉽게 마주칠 수 있다.

하루 출근하고 주말이 돌아왔다. 그와 함께 여름에 잘 걸리지 않던 감기몸살까지 겹쳤다. 하지만 도착 첫 주 주말에 할 일이 산더미라 테라플루와 해열제로 뜨거우지는 몸을 식힌 채 동기와 함께 집을 알아보러 다녔다.


요르단에는 중개업자를 통해 희망 거주지 위치, 거주지 사진을 받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중개비가 비싸 건물에 걸린 '세입자 구함(For rent)' 플랜카드를 보고 들어가 집을 구했다. 탄자니아에서도 마찬가지로 달라리(Dalali)라고 불리는 중개업자를 사이에 두고 집을 구할 수 있으나, 최소한 달치 월세를 중개비로 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우리는 회사에서 선임이 소개해준 건물부터 방문했다.


외국인으로서 다레살람에 살 주거지를 찾는다면 크게 마사키(Masaki), 오이스터베이(Oysterbay), 우팡가(Upanga), 미코체니(Mikocheni) 네 개로 나누어서 돌아볼 수 있다. 다레살람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외국인은 마사키와 오이스터베이, 중국인은 미코체니 지역에 많이 거주한다. 우팡가는 주 탄자니아 대한민국 대사관과 가깝지만 현지인이 다수 거주하여 처음에는 조금 어렵다고 했다. 아시안은 어딜 가든 눈에 띈다. 그래서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곳을 중심으로 돌아보기로 결정했다.


지역 외 내가 고려한 것은 다음과 같다. 1. 근무지와의 거리 2. 인근에 슈퍼가 있는지 3. 주변 카페와 식당 접근성. (발전기, 관리인 상주, 보안 등 안전 관련 조건은 필수라 따로 기재하지 않음.)


우리는 회사에서 선임이 소개해준 주거지 목록을 보고 방문했다. 첫 번째로 방문한 건물은 사전에 관리인에게 연락을 했다. 조망이 좋고 내부 시설도 좋았지만 공용 정원이 있는 1층과 스튜디오만 남아있었다. 우리가 원하는 방이 나오면 연락을 달라고 번호를 준 뒤 바로 옆 건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우연히 부동산 관리인을 만났는데, 본인 부동산에서 관리하는 여러 건물을 모두 보여주었다. 놀랍게도 한 건설회사에서 마사키 내 10채가량의 건물을 소유하고 있었다.


집을 둘러보며 중개인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기억나는 것을 정리해 보면 이렇다. 대체로 건물을 관리하는 사람 중 하급관리인은 현지인, 중간관리인은 인도계 탄자니아인, 중국인(중국계 탄자니아인이라고 하기엔 스와힐리어를 못 했다.), 중동 출신, 건물 소유주는 중국, 인도, 중동(사우디 등), 영국, 러시아인이 많다. 탄자니아 도착한 지 이틀 된 나에게 이런 설명을 해 준 인도계 탄자니아인 관리인 S는 다른 중개인과 달리 요구사항이 있는지 먼저 물어보고, 조건에 맞는 집을 보여주었다.


주말 이틀 동안 여러 집을 본 끝에, 결국 S가 관리하는 집에 계약을 걸어두었다. 이후 일주일 내내 퇴근 후 중개인 만나 계약서 조항을 수정한 덕에 탄자니아 입국 10일 만에 이사를 마쳤다. 주방용품, 청소용품 그 무엇도 갖춰지지 않은 집. 급하게 들어와 청소도 제대로 되지 않은 집이었지만, 호텔을 벗어났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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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거주 한국인 사이에서 유명하지만 유튜버 쏘이의 탄자니아편에 나와 쏘이 맛집으로 더 알려진 중식당 <후아렌>에 갔다. 중국인 부부와 아들이 운영하는 곳인 듯하다. 중국인은 중국어만, 현지인은 스와힐리어와 영어를 사용했다. 현지인 직원한테 주문해도 되지만, 한국인에 대해서는 중국인이 더 잘 알 것 가아서 중국어만 쓰기에 GPT를 켜놓고 주문을 했다. 한국인은 주로 중국식 냉면, 해산물 쌀국수, 우육면 그리고 만두를 먹는다고 했다. 거기에 도전 삼아 양꼬치와 소고기꼬치도 하나씩 주문했다.


후아렌 첫 방문에서 내 인생 우육면을 만났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우리나라 국밥이 떠오르는 향과 감칠맛. 거기에 추가 요청한 마늘과 매운 소스를 넣어주니 한국의 맛에 가까워졌다. 해산물 쌀국수도 맛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우육면이 다 했다. 만두는 중국식이라 그런지 피가 두꺼웠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맛. 후식으로 제공된 수박까지 알차게 먹고, 배를 쓰다듬으며 우버로 부른 바자지(Tuk-tuk)를 타고 나의 탄자니아 집으로 돌아갔다.


탄자니아에서 맛본 중식에 눈을 떠버렸다. 중국 유학을 다녀온 친구 아니따에게 음식 사진을 보내다가 마침내는 메뉴판까지 찍어 보냈다. 다음에 가서 먹을 것을 추천해 달라는 은근한 권유다. 맛잘알 친구는 더 맛있는 음식을 시켜 먹어야 한다며 이것저것 알려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비슷한 시기 파견된 인턴을 끌고 갔다. 지난 번에 맛있게 먹었던 면요리 두 개에 아니따가 맛도리라고 알려준 부추까지 주문했다. 이날은 주요리가 맛없었다. 첫 방문 때와 달리 우육면 고기 질겨 육수는 소금탕. 중식 냉면은 그나마 먹을만했지만 첫날의 감흥은 사라진 지 오래. 주문 실수 덕분에 부추구이를 두 개나 받았다. 은은한 부추향에 중국식 소스가 기름진 양꼬치와 잘 어울렸다.


이 외에도 다레살람에는 수십 개의 중식당이 더 있다. 중식당 후기는 나중에.


탄자니아의 팁 문화

공식적으로 탄자니아에는 팁 문화가 없다. 하지만 이건 탄자니아 현지인 사이에서의 문화. 관광객 대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에서는 어느 정도 팁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강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강요가 없는 것도 아니다. 특히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나 분위기 좋은 호텔 내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면 소액의 팁을 지불하는 것이 심적으로 편하다.


호텔 내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직원들이 영수증을 주며 팁란을 가리키며 적어달라고 요구한다. 마음에 안 드는 서비스를 제공받은 경우에는 뻔뻔하게 무시했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10% 내외 또는 잔돈 정도를 팁으로 주었다.


현지인 식당에서 강요받은 적은 없지만, 외국인들이 많은 곳에서는 직원이 먼저 와서 요구하는 일이 훨씬 잦았다. 특히 사파리라거나 킬리만자로 등반 등을 할 경우에는 더 많은 팁을 준비해야 한다.


달러로 지불하는 것이 문제 되지 않았으나 올해 상반기 탄자니아 정부가 자국 내 달러 거래를 규제하고 있다. 팁 지불 정도는 문제없겠지만, 탄자니아실링(TZS)-달러(USD) 환율이 들쑥날쑥하여 현지인은 종종 달러 대신 현지화 팁을 요구하기도 한다. 탄자니아 여행 계획이 있다면 달러와 실링 모두를 소량씩 준비하는 것이 좋다.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Chinese_people_in_Tanzania

https://www.reuters.com/world/africa/china-signs-deal-with-zambia-tanzania-14-billion-railway-upgrade-2025-09-29/

https://english.news.cn/africa/20250520/3b53bfa25e52446784c20c46f9d5894c/c.html


인스타 구경하기: https://www.instagram.com/i_kiffe/

블로그 구경하기: https://blog.naver.com/kim_eyo/223568836014 (탄자니아 다레살람에서 집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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