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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에서 쇼핑하기

생활용품매장, 현지 시장, 중국인 운영 마켓, 대형 마트

by 아이릿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이하 다레살람)에서 집 구하는데 한 달은 걸릴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더 빨리 구했다. 이사한 주말에는 숨 좀 돌릴 수 있을 것을 기대했지만, 늘 그렇듯 내 예상은 빗나갔다. 프랑스에서는 유학 간 친구 동생의 빈 집에서 살았고, 요르단에서는 필요한 살림살이를 집주인을 모두 제공해 주어 이사 후 따로 살 것이 없었다. 식재료만 잘 구해와서 밥만 잘 챙겨 먹으면 끝이었는데, 탄자니아는 달랐다. 주방, 침구, 청소 도구까지 앞으로의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하나하나 구매해야 했다.


주말 동안에는 물건 구매를 명목 삼아 시내 곳곳의 시장과 가게를 돌아다녔다. 단순한 장보기는 도시 탐방으로 변했다.


이번 글은 다레살람에서 1년간 거주하며 직접 다녀 본 현지 시장, 생활용품 판매점, 대형 마트, 식료품점을 다 돌아다닌 후기다. 다레살람에서 살게 될 분들 참고하시길. 아래 소개 할 매장은 현지인이 애용하는 시장-카리아코 Kariakoo-에 비해 가격은 비싸지만, 외국인이 혼자 가서 바가지 쓰지 않고 정찰제로 안심하고 구매하기 쉬운 곳들이다. 1-4번까지 구매 품목 기준으로 방문 빈도가 높은 순서로 작성한다.



1. 생활용품 매장

침구류, 주방용품, 가전제품, 사무용품 등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다. 매장마다 보유하고 있는 품목이 달라 여러 곳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사무용품, 인테리어 소품 등 유명한 곳도 많지만 내가 구매하지 않아 작성 않음.)

오르카 데코(Orca Deco): 탄자니아 다레살람에 3개 지점이 있는 대형 종합 매장이다. 침구류, 생필품, 가전제품, 사무용품, 사무용 가구까지 판매한다. 가격은 비싼 편이나, 세일 기간을 노리면 한국과 비슷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고, 품질도 좋아 가장 많이 찾은 매장이다..

쇼퍼스(Shoppers): 다레살람의 대형 슈퍼마켓으로 우리나라의 이마트나 홈플러스와 비슷하다. 침구류, 생필품, 청소용품, 식품 등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코모노야(Komonoya Japan Masaki): 생활용품과 간식을 구매할 수 있는 매장이다. 일본산 제품이 많아서인지 리틀모어에 비해 품질이 훨씬 좋다(?). 현지 마트에서 구하기 힘든 제품을 구할 수 있는 곳이라 오르카 데코만큼 자주 방문했다.

리틀모어(Littlemore Masaki): 잡화류, 의류(한국인이 선호할 스타일은 아님), 저가 가전제품, 중국산 레토르트 식품 등을 판매한다. 잠깐 쓰고 버릴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하기 좋은 곳이다. 품질은 다이소보다 떨어지는 편이다.

빌리지 슈퍼마켓(Village Supermarket): 다레살람 마사키 내에서 가격이 제일 비싼 듯한 슈퍼마켓이다. 식료품 위주로 구매했지만, 생활용품, 가전제품 등도 판매한다. 가격대가 높다.

팜 빌리지(Palm Village), 페닌슐라 슈퍼마켓(Peninsula Supermarket) 등 중국인 운영 매장: 생활용품뿐 아니라 식자재도 함께 판매 한다. 식자재에 대한 부분은 뒤에서 따로 다룬다.

오르카 데코(Orca Deco)는 정말 많이 간 곳이다. 한국에서 올 때 수건은 두세 장만 가져와서 전부 새로 구매해야 했다. 수건 가격은 1만 원 정도 하는데 도톰하고 품질이 좋아서 만족스럽게 사용했다. 그 외에 인테리어 용품, 주방용품, 욕실용품, 청소용품, 사무용 가구 등을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이 좀 있는 편이라 정말 급히 사야 하는 것이 아닐 경우 최대 40% 세일 기간을 노렸다.


쇼퍼스(Shoppers)는 앞서 이야기했듯 우리나라의 이마트나 홈플러스 같아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구매할 수 있다. 다레살람에 거주한다면 쇼퍼스를 제일 많이 방문할 듯하다.



리틀모어(Littlemore)는 오르카 바로 옆에 있다. 저렴한 가격에 생활 용품과 문구류를 구매하기 좋다. 주방용품, 욕실용품 다 구할 수 있지만 직접 보고 구매하는 것을 추천. 의류, 전자제품 등 다양해서 잠깐 쓸 제품 저렴하게 구매하고 싶다면 좋은 곳이다. 저렴한 값에 작은 선풍기를 구매했는데, 3-4개월 정도 사용하니 녹이 슬었다. 녹가루가 날아와서 건강이 걱정되어 바로 처분하고 새로운 선풍기를 구매했다.



쇼퍼스(Shoppers')

중국 마트 팜 빌리지(Palm Village)에서는 오르카에서 구매할 수 있는 물품을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조금 큰 중국 마트에서는 식자재와 생활에 필요한 용품을 판매한다. 현지 마켓에서는 아시안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구하기 힘든데, 중국 마트에서는 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밥솥 같은 것.



2. 현지 시장/재래시장

현지인이 장 보는 곳은 다레살람 곳곳에 있다. 생활에 필요한 물품은 물론이고 식품류 등을 대형 마트에 비해 저렴한 값에 구매할 수 있다. 오히려 더 품질 좋고, 더 신선한 제품을 저렴한 값에 구매할 수 있으나, 스와힐리어가 능통하지 않을 경우 흥정을 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상인과 장난치며 흥정하는 즐거움도 있다.

현지 시장은 네다섯 번 밖에 가지 않았지만 한국의 시골 장터와 비슷하다.* 대표적인 곳은 카리아코(Kariakoo)로 의류, 전자제품, 식재료, 생활용품 등 없는 것이 없는 곳이다. 다레살람 현지인들이 애용한다. 구매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대형 마트에서 찾기 힘들다면 카리아코 방문해 보는 것이 좋다.


현지인 지인이 말하길, "모든 것이 저렴하고 없는 것이 없다."라고 한다. 하지만, 혼잡하고 소매치기 위험이 크다. 외국인은 바가지를 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흥정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면 현지인과 동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아시안이 보이면(주로 아시안 여성. 같이 간 아시안 남성에게는 무관심) "치나(China/중국인)!", "니하오(Ni hao, 중국어로 안녕)"하는 사람이 있다. 현지인 말로는 비하라기보다 외국인을 반기는 인사라고 하는데 익숙해지기 쉽지 않다. 심한 경우 물건을 구매하라며 팔을 붙잡기도 한다.


어수룩하면 정가보다 비싼 값에 살 수 있으니 흥정하는 것을 좋아하고, 현지 문화에 익숙하다면 현지 시장 방문도 괜찮다. 하지만 한국에서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에 익숙하다면 다른 마트에서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현지 문화를 체험하고 싶어서 방문했다가 너덜너덜해져 돌아왔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탄자니아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떠올랐다는 뜻이 아니다. 시장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위생 및 청결도 개선', '결제수단 다양화', '가격 경쟁력/투명성 확보'와 같은 단점(?)들이 비슷하다는 뜻이다.



3. 중국인 운영 슈퍼마켓

주로 두부, 굴소스, 하이디 라오 마라탕 소스, 건두부, 잡곡류, 국수면, 떡 등을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위생을 생각한다면 식재료는 현지 마트에서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탄자니아 생활 몇 개월 후에야 현지 위생에 적응(또는 포기)하여 방문했다.

차이나 타운(China Town): 육류, 어류, 청과류, 한국 과자, 중국 식자재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슈퍼마켓이다. 건물 내 짭 스타벅스, 중식당 등이 입점해 있다. 조선족이 운영하는 반찬 가게가 있다.

하오 슈퍼마켓(Hao Supermarket): 식자재와 생활용품을 판매한다. 연두부, 두부를 판매한다.

페닌슐라 슈퍼마켓(Peninsula Supermarket): 위와 동일.

팜빌리지(Palm Village) 인근 2개 매장: WZW Restaurant 옆 가게에서는 한국 과자, 식품을 구매할 수 있다. 건물 뒤 매장은 훨씬 큰 가게이며 식자재와 생활용품 등 구매 가능하다.

핫 맥스(Hot Max): 가장 최근 개업한 중국 마트로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식자재와 생활용품 구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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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운영 마트 중에서는 차이나 타운(China Town)을 가장 많이 방문했다. 저렴한 가격에 돼지고기를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품질과 맛을 생각한다면 버쳐샵 Butcher shop을 강력 추천한다. 규모가 큰 편이나 물건 정리가 잘 되지 않아 어수선하다. 개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런 줄 알았지만 1년 내내 정리가 되지 않았다. 과채류는 신선해 보이지만 한 번도 구매한 적은 없다. 한국 과자도 많이 보이고, 마트 건물 내 음식점이 많은 것이 장점*이다.


*건물 내 중식당이 많다. 바로 위에 있는 곳 선전출신의 사장님이 운영하는 식당의 꿔바로우와 냉면이 맛있다. 방문할 때마다 맛이 조금씩 바뀌는 것과 실내 흡연으로 음식 맛이 반감되는 것이 단점이나 꿔바로우 추천.



조선족이 운영하는 반찬가게가 있다. 처음에 사장님이 한국어를 너무 잘하셔서 "한국말 되게 잘하시네요!" 했더니 "한국말 아니고 조선말입니다."라고 답하셨을 때 "아, 넵... 조선말..."하고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사장님이 정이 많으셔서 자주 방문했더니 이것저것 많이 챙겨주셨다. 한국에서 느꼈던 정을 유일하게 느낄 수 있던 곳이다.


반찬들은 연변에 있는 공장에서 조리하여 들여온다고 한다. 중국 향신료 맛이 나서 호불호는 갈릴 수 있는데 나는 잘 먹었다. 피순대와 고추 장아찌를 종종 사 먹었다. 반찬 해 먹기 귀찮을 때 이것저것 사서 자주 먹었다.



중국 마트에서 한국 과자는 물론이고 중국, 일본 과자도 많아 해당 국가에서만 판매되는 특별한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중국 빼빼로 페조이(Pejoy), 일본의 과자 프렡츠(Pretz), 녹차 초코파이와 녹차맛 중국과자를 자주 사 먹었다.



팜빌리지 WZW 옆 매장에서는 이런 한국 식자재를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유통기한이 지난 경우 많기 때문에 확인 후 구매하는 것이 좋다.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을 고려하여 '새 거니까 괜찮겠지~'하고 할인받아 구매한 적이 많다. 잘 살아있다.


이 외의 중국 마트에서 식재료와 생필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언제 방문하느냐에 따라 식재료의 신선도 차이가 크다. 카드 사용은 불가하고 현금만 받는 곳이 많기 때문에 탄자니아 실링(TZS) 챙겨가는 것을 잊지 말자.



4. 대형 마트, 청과 전문점

쇼퍼스(Shoppers): 앞서 소개한 대형 슈퍼마켓으로 이곳에서 물건 구매하면 한국에서 사는 것과 다름없는 밥상을 차릴 수 있다.

실란트로(Cilantro): 신선한 과일 채소 전문점. 향신료나 견과류도 구매 가능하다. 다른 슈퍼에서는 찾기 힘든 수입 과일과 채소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빌리지 슈퍼마켓(Village Supermarket): 쇼퍼스와 유사하나 규모는 조금 더 작고, 가격은 쇼퍼스보다 비슷하거나 비싼 편이다. 지인은 일부 품목은 쇼퍼스보다 신선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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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퍼스(Shoppers) 덕분에 행복했다. 대부분의 장은 쇼퍼스에서 해결했지만 없는 건 빌리지에서 구했다. 내가 구매하는 제품은 대부분 수입품이라서 한 번 품절 시 몇 개월 동안 입고가 되지 않은 적도 있다. 예를 들면 구운 채소 칩을 좋아했는데 한 3개월 이상 입고되지 않아 채소를 구워 먹었다. 아무래도 수입품이라 가격은 한국과 비슷하거나 비싼 편이나 식재료는 저렴하다.


한국 라면도 구하기 쉽다. 동네 마트에서도 불닭볶음면을 찾을 수 있고, 한국에서는 살 수 없는 수출 전용 제품도 맛볼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다레살람 최고의 청과물, 실란트로(Cilantro). 탄자니아에서 채소와 과일은 항상 이곳에서 구매했다. 망고, 파인애플 등 현지 과일이 정말 맛있는데 가격도 정말 저렴하다. 물론 현지 과일은 현지 시장에서 구매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지만 깔끔한 곳에서 장을 보고 싶어 실란트로를 선호했다. 1년간 여기서 구매 한 사과만 해도 150알은 쉽게 넘지 않을까 싶다.


추가로 수산물은 현지인이 운영하는 왓츠앱 계정으로 연락하여 주문할 수 있다. 그날 잡은 신선한 어류를 원하는 곳으로 배송해 주는데(물론 유료) 나는 직접 보고 고르는 것을 선호해 대형 마트의 냉동 수입 어류를 구매했다.


돼지고기, 소고기와 같은 육류는 항상 외국인이 운영하는 정육점인 버쳐샵(Butcher shop)에서만 구매했다. 탄자니아 대형 마트 육류 코너에는 돼지고기가 없으며, 고르고 고른 소고기는 질기다. 버쳐샵은 품질은 보장된다. 다른 정육점에서 온라인으로 신선한 제품 구매할 수 있다고 들었지만 어류를 사지 않는 것과 같은 이유로 직접 매장에 가서 확인 후 구매했다.


탄자니아에서 1년을 살았지만 회사 현지직원 외 현지인과 교류를 많이 못해 정보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외국인이 거주하는 지역과, 외국인이 많이 찾는 곳 위주로 다녔기에 현지 시장에 대한 정보는 충분하지 않다. 그럼에도 적어도 한국에서의 생활을 어느 정도 유지하며 살고 싶은 분들께는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특히 다르에스살람에서 거주하게 될 분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외 궁금한 점은 덧글로 달아주시길.



출처: https://mobile.newsis.com/view/NISX20200807_0001122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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