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요르단에서 자취를 시작했을 때는 매주 금요일에 대청소를 했다. 토요일 집콕을 위해서는 금요일에 집을 깨끗하게 하고, 먹을 것도 미리미리 준비해서 나갈 일 없도록 해야 했다. 저렴하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이 없는데다가 인도가 잘 갖춰지지 않았고 물가도 저렴하지 않은 암만에서 나는 외출 자제를 택했다. 금요일 거실 식탁을 시작으로 부엌 가스레인지, 냉장고, 개수대, 바닥, 작은 방과 작은 방에 딸린 화장실을 치우고 땀에 절은 몸으로 내 방도 치운다. 먼지와 땀에 절여진 상태(암만의 7월~9월은 내부도 뜨겁다)에서 내 방에 딸린 화장실 청소를 시작한다. 그리고 태양열로 뜨겁게 달궈진 물이 나오는 샤워기를 들어 몸을 구석구석 씻어낸다.
과거의 나는 그랬었다. 암만의 겨울을 겨우 버텨내고 봄이 찾아왔을 때 나는 달라져 있었다. 집에서도 입김이 나고, 추위에 코끝이 빨개진 채 전기장판 위에서 한껏 나태해진 나는 봄이 찾아왔음에도 겨울의 상태를 유지했다. 일주일에 한 번 하던 청소는 어느새 격주가 되었고 4월에는 한 달에 한 번에 하기에 이르렀다. 어느 날 내 방 밑 먼지를 쓸었는데 먼지가 한 뭉텅이가 나왔다. 과장 아니고 정말 한 뭉텅이어서 깜짝 놀랐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석탄을 나르는 숯검댕이가 수천 마리 있다고 해야 할까. 아무리 청소를 게을리했다지만 창문도 안 열고 지냈는데 어디서 이렇게나 많은 먼지들이 들어온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 먼지들이 내 코를 통해 몸 안으로 들어올 생각에 금새 이것들이 어디서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졌다. 그리고 다시 일주일에 한 번씩 청소하는 사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