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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릿 Jul 15. 2023

디지털 노마드 체험기 (1)

누군가 무언가를 쉽게 한다면 그 사람은 고수

요르단 일상 기록을 하겠다고 했는데 회사 다니면서 게으름만 늘어서 1년간 단 한 번도 요르단 일상글을 올리지 못했다. 그림일기로 대체했지만 격주로 하나 올리고 스스로를 대견해할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게으름을 피우며 글쓰기를 하루하루 미루다 보니 벌써 요르단에서의 1년을 정리할 날이 다가왔다. 다행히 내게는 일기장과 한글파일에 적어둔 글과 틈틈이 찍어둔 사진이 있다. 때마침 요르단의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Eid al-Adha)가 시작되어 요르단의 유일한 바다, 홍해가 있는 남부에서 디지털 노마드 체험판을 시작했다. 숙소는 따로 잡지 않고, 친구 집에서 지내기로 했으니 가볍게 일할 도구를 챙겨서 떠나왔는데 도착 첫날부터 삐그덕 거렸다.


요르단의 여름은 뜨겁고 건조한데 남부의 항구도시 아카바는 6월 말부터 40도의 기온을 자랑한다. 북쪽에 위치한 암만은 6월 말에도 33도 정도를 유지했는데 40도라니. 여행 계획이라는 것을 짜본 적 없는 나는 날씨 확인도 하지 않고 아카바에 도착하였고, 비행기에서 내리며 숨을 들이 마시자마자 뜨거운 공기가 훅하고 코와 폐를 파고들었을 때 번뜩 '다시 암만 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햇볕도 어찌나 쨍쨍 내리쬐던지 전신 레이저를 받는 것 같았다. 그래도 친구가 차량을 제공해줘 어렵지 않게 시내에 있는 친구집에 도착했다. 바로 일을 시작하려 했으나 12개월차 요르단 거주자인 나, 아랍의 환대 문화를 잊었다. 도착하자마자 뭐 먹고 싶냐는 질문에 해산물을 먹고 싶다고 답했다가 저녁을 먹자며 밖으로 (끌려) 갔다. 암만에서는 가격이 비싸서 먹기 힘든 생선. 아카바에서도 비싼 그 생선을 먹었다. 집에 들어오니 밤 11시가 넘었고, 다시 차를 마시며 요르단의 일상과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으니 어느새 새벽 1시. 진정한 디지털 노마드는 노는 시간과 일하는 시간 분배를 잘 하는 사람이 아닌가. 첫날은 친구들과 노는 시간을 보냈으니 내일은 일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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