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끼리 이고 지는 이 죄책감과 부채감은 정말 우리의 몫인가
힘들다고 할 때마다 괜한 죄책감이 든다. 힘든다는 건 그만큼 장사가 잘 된다는 거고, 돈 잘 번다는 자랑으로 여기지기 때문이다. 세상에 최저임금 받고 살아가는 힘든 청년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 정도 힘든 것 가지고 징징거리냐!
이 가게가 온전히 내 힘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부모님이 부동산 자리를 좀 내어주시고 전기와 배관 공사를 해주긴 하셨지만, 나머지 예산도 내 돈으로, 인테리어부터 커피 공부까지 다 내가 알아서 했는데, 심지어 월세도 꼬박꼬박 (시세보단 좀 싸게) 내고 있는데, 내 힘이 아니라고 하면 좀 억울하다. 이렇게까지 장사가 잘 되는 건 다 내 덕이 아니겠어? 아니다, 사실 자리가 좋아서 초기 정체기가 없었다. 자리가 좋아 잘 된다는 건, 이 매출의 80%는 다 부모님 덕인 걸 알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 또 억울하다. 아니, 뭐 건물주인 부모를 가진 것도 아니고 MBA를 외국에서 하고 온 것도 아닌데, 겨우 이 정도 도움을 받고서도 나는 얼마나 부채감을 느껴야 하나. 그리고 또 뭐 잘난 척할 만큼 많이 벌지도 않는다. 최고 월 매출이 천만 원을 넘겨보긴 했지만, 지역 특성상 아메리카노 한잔에 2천 원을 받으면서 많이 남겨봐야 얼마나 벌겠나.
그러고 보면 살아오는 내내 그랬다. 이 시대의 힘든 청년들의 이야기들을 보면서 항상 괜한 죄책감이 들었다.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는 꼬박꼬박 지원받았던 편했던 대학생활이, 그래도 꾸준히 과외를 하면서 용돈을 벌어 썼던 내 평범한 대학 생활이 부끄럽기까지 했다. 나는 너무 안일하게 살아온 걸까. 취업 대란이라는 기사를 볼 때마다 재미도 없는 공대를 나와서 취직 걱정은 없었던 내 20대가 미안했다. 사실 나도 아는 거 하나 없는데. 다 회사 가면 처음부터 가르쳐 주던데.
젊은이들끼리 이고 지는 이 죄책감과 부채감은 정말 우리의 몫인가. 부모님 도움 없이는 졸업하기 너무 힘든 이 대학을, 안 나오면 사람 취급해주지 않는 사회는 분명 뭔가 이상하다. 대학을 나와도 취업하기는 여전히 힘들고, 근데 또 최저 임금만 받고 사는 건 불가능하다. 그게 진짜 우리 잘못인가? 집 한 채 사는 꿈도 꾸지 않는 우리에게 어른들은 열심히 살지 않는다고 호통을 친다. 열심히 산 젊은이들은 여전히 힘들고, 열심히 살지 않은 젊은이는 죄책감을 갖는다. 우리는, 우리끼리 힘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