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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윤 Nov 25. 2017

이별을 극복하는 방법

아픔 총량의 법칙

이별을 극복하는 방법은, 당연히 없다. 아픔 총량의 법칙이라고 하는데, 어떤 힘든 상황이라도 정해진 만큼의 괴로움과 슬픔을 다 겪어내야만 지나간다는 법칙이다. 이별은 시간이 해결해 줄 뿐이다. 가슴 한쪽의 묵직함을 온전히 묵묵히 느껴야만 한다. 이 아픔이 다 지나갈 때까지 그저 하루하루, 버텨야 한다. 초기에 일부러 감정을 학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픔을 외면할수록 극복은 오래 걸린다. 


아픔 속에서 여러 가지 목소리가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미처 다 하지 못한 사랑의 속상임, 정말 날 사랑했니, 같은 끝나지 않는 질문, 후회하게 될 거라는 저주의 유혹, 하고 싶은 말들만 적어도 소설 한 권짜리다. 웬만하면 다 뱉어내라고 하고 싶다. 단, 만나서, 한 번에. 헤어지자는 상대에게 듣고 싶은 모든 대답과 설명을 요구해야 한다. 자신이 납득되어야 이별도 빨리 극복할 수 있다. 그래서 메신저로 이별을 고하거나 잠수 타는 인간들을 진심으로 저주한다. 다른 사람 상처 주는 인간은 절대 잘 살면 안 된다. 


자, 이제 이별을 극복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 


1. 이별의 이유에 대해 이해하려 애쓴다. 그가 충분히 날 사랑하지 않는다, 는 사실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한다. 사랑에 빠진 내가 어땠는지, 우리의 상황이 어떤지, 그의 모든 신호와 말과 눈빛을 떠올리면서 퍼즐을 맞춰본다. 


2.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이별을 부정해본다. 그가 아직 스스로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몰라서 실수한 거라 생각한다. 한 달 뒤, 더 예뻐진 모습으로 그 앞에 나서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정말 운명이라면 언젠간 다시 만나겠지, 하는 끝없는 희망을 품어본다. 얼마든지 그래도 된다. 운동을 하고 다이어트를 하고 예뻐지니까. 다시 만나려면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3. 아픈 상태에선 시간이 천천히 지렁이같이 간다. 좀 더 부지런하고 적극적으로 시간을 흘려보낼 거리들을 찾아야 한다. 일에 몰두해도 좋고, 영화나 책을 줄창 보는 것도 좋고, 술을 마셔도 좋다. 단, 그 사람에게 연락은 하지 말자. 언젠가 다시 만나고 싶다는 귀여운 소망을 계속 이어나가려면 술 먹고 연락하면 절대 안 된다. 


4. 다른 이성과 가벼운 만남을 가지며 사랑받고 싶은 욕구를 채워볼 수 있다. 하지만 우선 마음이 너무 아픈 상태에선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을 거다. 아픔이 가라앉는다면 천천히 즐거움을 위해 노력해보는 것이 좋다. 


5. 아픔을 느낄 때마다 가만히 내 느낌을 들여다보자. 누군가를 진지하게 좋아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알지 못하는 아픔이다. 물론, 다시 아플 바에야 아무도 좋아하지 않겠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겠지만… 아플 때마다 아픔 총량의 법칙을 떠올리자. 한 움큼씩 아프고 나면 조금만 지나면 더 이상 아프지 않을 거라는 생각, 이것도 끝이 있다는 생각을 하면 좀 낫다.


어떤 이별은 그 앞의 이별들까지 한꺼번에 올 때가 있다. 감당하기 어렵다. 한 가지 당부하는 것은 내 탓만은 하지 말자. 사랑을 하되 자존심을 잃진 말자. 모두들 마음만은 안 아프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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