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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윤 Dec 24. 2018

좋은 사람은, 천천히 되기로 했다

내가 쓸 수 있는 내 마음에는 한계가 있다

좋은 사람에 대한 나름의 기준 두 가지가 있다.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또 이 안에서의 기준 또한 분명치 않지 않아서 어딘가에 쉽게 적은 적은 없는데 살짝(?) 적는 건 괜찮지 않을까. 


첫 번째, 남에게 상처 줄 만한 말을 하거나 글을 적지 않을 것, 두 번째, 언제나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겸손하고 어려운 태도를 가지고 지낼 것. 


누군가의 이별에서 나는 둘 다 잘 해내지 못했다. 돌아오지 않는 마음을 주워 담으려 그 사람을 할퀴고 상처 주는 데 내 에너지를 다 써버렸고, 그 이유가 바로 그가 틀린 사고를 해서, 틀린 방법으로 인간관계를 맺는다는 실망 때문이었다.


오늘 아침 나는 좋은 사람임을 포기해 버렸다. 내 한계를 인정해 버리기로 했다. 나는 아직 좋은 사람이 아니다. 나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잘하는 것으로도 벅찬 사람이다.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나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은 맘껏 미워해버리기로 했다. 나는 못된 사람이다. 


언젠가부터 내 한계가 존재한다는 걸 느끼고 있다. 그건 내가 벌 수 있는 돈도 미모도 지식의 한계도 아닌 내 마음의 한계가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내가 쓸 수 있는 내 마음에는 한계가 있고 그걸 넘어서서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면 탈이 난다는 걸, 결국엔 탈이 나고 괜찮아지는 걸 계속해서 반복하면서 그 한계랑도 친해질 것이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계속해서 내가 틀릴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 것이고, 조심스럽게 사람들을 대할 것이고, 고마운 마음으로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힘껏 좋아할 것이다. 무엇보다 내 마음을 가장 신경 써 줄 것이다. 좋은 사람은, 천천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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