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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Jun 21. 2021

이 글자만 확실히 알아도 맞춤법 꽤아는 사람임

한글은 유독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헷갈리는 글자가 많은데, 그중 톱(이 글자 역시 '탑'이라고 써야 제맛인데..)을 꼽으라면 '데'가 아닐까 싶다. '데'는 띄어쓰기에서나 맞춤법에서 다양하게 활용되므로 외워둘 필요까지는 없지만 한번 알고 지나가는 것도 괜찮을 듯하여 소개한다. 솔직히 나도 헷갈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띄어쓰기 '데'

흔히 쓰이는 말로 '데'가 어미로 올 때는 붙여쓴다.


"거리를 걷는데 비가 왔어."


이 정도야 다 알 것이다. 띄어쓰기 난이도 '하'에 해당된다. 

그런데 '데'가 의존명사로 쓰일 때는 띄어써야 한다. 


"지금 가는 데가 어딘데?"

"그 책을 읽는 데 일주일 걸렸어."

"머리 아픈 데는 게보린이지."


이처럼 '데'가 의존명사로서 장소를 의미하거나 '일'이나 '것'을 나타내거나 '경우'에 해당될 때는 띄어쓰기 해야 한다. 대표적인 의존명사로는 '데' 말고도 '것', 따름', '뿐' 등이 있는데, 반드시 띄어쓴다.


맞춤법 '데'와 '대'

'데'는 문장의 끝에 쓰일 때 '데'와 '대'로 다르게 올 수 있다. 비슷한 것 같지만 묘하게 다른 포인트가 있다. 


"날씨가 덥데."

"날씨가 덥대요."

"왜 이렇게 덥대?"


"날씨가 덥데."는 자신이 직접 확인하고 현재의 상황을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 쓰인다. 상대방에게 날씨가 덥다는 것을 말할 때는 '덥데'로 써야 하는 것이다. "밖에 나갔더니 날씨가 몹시 덥데."라고 말이다.  

"날씨가 덥대요."는 다른 사람의 말을 전달하는 것으로 "날씨가 덥다고 해요."라는 의미가 되므로 '대요'로 써야 한다. "세찬이가 그러는데 날씨가 많이 덥대요."라고 소민이가 말했다. (요즘 제가 코빅의 사이코러스에 완전 빠져 있어서 세찬이를 불러왔네요. ㅋ)

반면, 의문을 나타내거나 놀라거나 못마땅하게 여기는 뜻이 섞여 있을 때는  "왜 이렇게 덥대?"라고 써야 한다. "아직 6월인데 오늘따라 왜 이렇게 날씨가 덥대?"라고 말이다. 

상황에 따라 '데'와 '데'의 쓰임을 확실하게 구분하고 있다면 당신은 맞춤법 난이도 상에 해당하는 실력의 소유자다. 


'데로'와 '대로'

"너 하고 싶은 데로 해."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두 문장 중에 어떤 말이 맞을까? 결론을 말하면 둘 다 맞는 말이다. 의존명사로서 장소를 의미할 때는 "너 하고 싶은 데로 해."라고 쓰인다. 몇 가지 선택지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반면, 네 마음대로 하라는 의미라면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써야 맞다. 보통 일상에서 후자의 경우를 많이 쓰기는 한다. 


이 글을 쓰는 아침부터 내 머릿속까지 복잡해졌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맞는지 다시 확인하기 위해 국립국어원 홈페이지를 몇 번이나 들락거렸는지 모르겠다. 사실 글을 쓸 때 중요한 건 이런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아니다. 자신의 생각을 잘 풀어놓는 게 가장 중요하다. 복잡한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때문에 글 쓰는 것 자체가 싫어진다면 차라리 모르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누군가는 알고 있어야 하므로 앞으로도 난 국립국어원 홈페이지를 꽤 열심히 드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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