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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Jun 16. 2021

몰라도 되지만 알면 은근 있어보이는 외래어 표기법

블로그 글을 쓰는 데 꽤나 시간이 걸린다. 글을 쓰는 것보다 그림을 그리는 데 더 많은 시간이 들어가는 이유는, 거창한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닌데도 워낙 전문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 그런가 보다. 그렇다고 글이 뭐 엄청 뚝딱 써지는 것도 아니다. 보통은 전날 밤에 다음 날 어떤 글을 쓸까 고민하는데, 어떤 때는 번뜩이는 주제가 생각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아침에 컴퓨터 앞에 앉을 때까지 고민을 거듭하게 된다. 오늘 아침처럼. ㅋ

나에게는 선입견이 하나 있는데, 맞춤법에 잘 맞춰 글을 쓴 사람을 보면 신뢰가 간다. 그 사람에 대해 잘 모르지만 왠지 일상생활을 충실히 하는 바른 사람일 것 같다는 그런 선입견 말이다. 나만의 선입견이기는 하지만, 흔히 상대의 글로 그사람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일은 흔하다. 만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의 글만으로 이런 사람일 것 같다는 혼자만의 상상을 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 않은가. 이때 중요한 건 디테일이다. 사소한 디테일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일상에서 많이 쓰이는 잘못된 외래어 표기법 몇 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하나,  '쪼코렛'이 아니라 '초콜릿'이다.

나는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은 다 좋아하는 편인데 초콜릿이 그렇다. 초콜릿은 쪼코렛, 쵸콜렛, 초콜렛, 초코렛 등 헷갈리는 말이 많다. 외래어 표기법에 의해 앞에 된소리가 올 수 없으므로 쪼코렛은 맞지 않고, 같은 발음이 날 때는 '쵸'가 아닌 '초'로 적어야 하므로 쵸콜렛 또한 틀리다. 또한 발음상 사전에서 [ɪ]와 [ə]가 함께 발견되면 [ɪ]가 되어야 하므로 '초콜릿'이 맞다. 

둘, '카라멜'이 아니라 '캐러멜'이다.

외래어 표기법은 발음을 기본으로 하는데 카라멜의 발음이  [ˈkær ə mel]이어서 '캐러멜'이라고 발음해야 한다. 이제부터 카페에서 '캐러멜마키아토'라고 해야 하나. 캐러멜마키아토라고 잘 안 나올 것 같다. 

셋, '타겟'이 아니라 '타깃'이다. 

사실 타겟은 발음상 타깃이 아니라 타겟이 되어야 할 것 같은데, 표준국어대사전에는 '타깃'으로 나와 있다. 외래어는 발음을 기준으로 하는데, 발음상 사전에서  [ɪ]와 [ə]가 함께 발견되면 [ɪ]를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초콜렛'이 아니라 '초콜릿'인 이유와 같다. 이와 같은 이유로 '소세지'가 아니라 '소시지'가 된다.

넷, '싸인'이 아니라 '사인'이다.

외래어 표기법에는 일부 나라를 제외하고 앞에 된소리를 쓸 수 없으므로 '싸인'이 아니라 '사인'이 맞는 표현이다. 같은 이유로 '싸이렌'이 아니라 '사이렌'이 되어야 하고, '씨그널'이 아니라 '시그널'이 맞다. 그렇다면 '쏘리'가 아니라 '소리'가 되어야 한다는 말인데, 정말 이상하지 않을 수 없다. 슈퍼주니어의 노래 <쏘리 쏘리>가 '소리 소리'로 발음된다면 음,, 이상할 것 같다. 

국립국어원 홈페이지 들어가면 표준국어대사전이라고 있다. 심의를 거쳐 결정된 외래어는 다 나와 있으므로 클릭 몇 번만으로 맞는 표기법을 알 수 있다. 나 같은 사람이야 일이라서 그렇게 찾아보지만, 좀 틀리게 쓴다고 해서 큰일날 것 같지는 않다. 잘 모르는 외래어 표기법은 상대방도 잘 모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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