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엘리 Feb 11. 2022

책_<나는 일러스트레이터다>

나는 책을 사기도 하지만, 대부분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다. 책을 만드는 사람이 도서관에서 사다니,, 참 큰일날 노릇이다. 도서관 상호대차도서 시스템이 너무나 잘 되어 있는 탓에 필요한 책들을 빌려 읽기가 너무 수월하다. ㅠ 참으로 웃픈 현실이다. 


게다가 집앞에서 5분 거리에 지하철역이 있는데, 역사 안에 있는 스마트도서관도 뻔질나게 이용하는 편이다. 오다 가다 빌려오기도 하고, 일부러 책을 빌리러 나가기도 한다. 스마트도서관의 장점은 비록 책은 많지 않지만 인기 있는 신간 도서들이 많다는 거다. 학원 갔다가 오는 딸아이를 기다릴 때면 스마트도서관 목록을 죽~ 훑어보다가 읽고 싶었던 책을 빌려 온다. 도서관 회원증이 있다면 한 사람당 두 권씩 빌릴 수 있다. 


책을 빌려 오는 것까지는 좋지만, 마감 기한이 3주일이나 되므로 여유 있다고 안 읽고 있다가 반납 기한이 다 되어서야 펼쳐보게 되는 책이 있는데, 얼마 전에 빌린 <나는 일러스트레이터다>라는 책이 그랬다. 그제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350쪽이 넘는 책이다 보니 요 며칠 글도 못 쓰고 이모티콘도 못 그린 채 이 책만 잡고 있었다. 결론을 말하면 너무 재밌다. 왜 이 저자를 이제야 알았을까 싶을 정도로 매력에서 못 헤어나는 중이다. 


저자는 밥장이라는 사람으로, 책을 14권이나 썼으니 거의 책 전문가라 할 수 있다. sk회사 잘 다니다가 그림 그리기에 빠져서 '비정규 아티스트'로 살아가고 있다. 스케치 없이 손그림을 그리는데, 그 상상력의 깊이가 헤아려지지 않는다. 작업에 대한 깊은 해석에 따뜻하면서도 독특한 감성이 더해져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그림을 만들어낸다. 게다가 글까지 잘 써서 두꺼운 책인데도 읽는 내내 지루한 요소를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제목만 보면 일러스트에 대한 책 같지만,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고, 어찌 살아야 하는지 책 곳곳에 인생 팁들이 숨어 있다. 


이 책은 구체적으로 저자가 의뢰받아 한 일들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의뢰가 들어왔는지 의뢰 메일부터 시작해서 어떤 식으로 작업했고, 어떤 조율 작업을 거쳤으며, 몇 번의 수정을 했는지까지 자세하게 나와 있다. 일을 의뢰한 사람들의 간단한 인터뷰 식의 글도 있어서, 프리랜서로 일하는 일러스트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준다. 저자의 그림을 보는 건 또 다른 볼거리다. 재능나눔도 많이 하시는 분이라 호감도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 


내가 이 책을 왜 선택했는지 그때의 마음이 잘 생각나지는 않지만, 저자가 쓴 다른 책들을 하나하나 찾아 읽어나가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지금은 통영에서 살고 계시는데, 남해의봄날에서 나온 <밥장님! 어떻게 통영까지 가셨어요?>라는 책을 곧 읽게 되지 않을까 싶다. 



작가의 이전글 도전의 시간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