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
숲은 산길로 이어진다.
오늘도 신의 이름을 알아내지는 못했다.
어느 길에나 당신이 서 있고
어느 길에도 당신은 없다.
돌멩이로 쌓은 층층의 기도문은
자바의 처녀가 억새풀같은 머리카락을 날리며
말을 몰아 전하려던 몇 통의 편지와도 같았지만
어떤 시절의 편지도 아직은 수신인 없음
아홉개의 힌두사원이 있는 산길을
신의 등허리를 타고 오른다.
나를 놓치지 말아다오.
사람들은 외롭지 않겠다고 사원을 지었던 거란다.
두려운 것은 신이 아니라 외로움이거든
함부로 사랑하고
함부로 미워하였지만
한 번도 믿은 적은 없었던 이름이여.
어떤 사랑도 다시는 나를 불러 세우지 말아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