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11월 23일.
마지막일 최종심 발표하는 날이었다.
미리 수상했다는 연락을 받았음에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무슨 상일지에 대한 기대보다는 진짜 내가 입상을 한 걸까 하는 의심이 지워지지 않았다.
혹시 며칠 전에 받았던 메일과 전화가 가짜일 수도 있지 않을지 하는 조금은 어이없는 걱정이었다.
공식적으로 말해준 적은 없었지만, 이번에도 왠지 11시에 발표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역시나 예상했던 시간에 공지 사항 하나가 올라왔다.
바로 수상작 발표.
제목을 보는 순간부터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제목을 보자마자 누르고 다급하게 글을 읽어 내려갔다.
게시글에는 세 개 부문의 수상작이 함께 있다 보니 꽤 많은 작품이 올라 있었다.
그리고 한참 동안 시선을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드디어 내 작품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말 입상작이 되었다는 안도감도 잠시.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무려 우수상이었다!
입상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는데 특선이 아닌 우수상이라니.
믿어지지 않아서 몇 번을 다시 확인했다.
분명히 우수상이 맞았다.
눈물을 펑펑 쏟았을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솔직히 말해서 무슨 상황인지 실감 자체가 나질 않았다.
불과 3개월까지만 해도 나는 진짜 재능이 없다는 생각에 작가라는 꿈을 포기하려고 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전혀 이상할 것 없는 반응이었던 것 같다.
그때부터 작가 지망생이 아니라 당당하게 작가라고 나를 소개할 수 있게 됐다.
정말 길고도 험난했던 8년 간의 작가 지망생 시절이 이렇게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