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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언파파 Jun 19. 2024

아이도 아빠도 엉덩이 힘이 필요한 때입니다

아이언맨 70.3 고성 후기 02 - 사이클 90.1km

중장거리 3종 대회 사이클 종목(하프 90.1km, 풀 180.2km)에서 자주 근육경련으로 고생했었습니다. 연습량과 몸은 받쳐주지 못하는데 마음만 앞서다 보니 무리했던 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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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크게 다를 바 없지만 또 쥐가 나면 안 되니 이번에는 마음먹고 케이던스 위주로 라이딩을 했습니다. 90rpm 아래로 떨어질 정도로 토크가 걸리면 기어를 1단 가볍게 하고, 105rpm 이상 올라가며 페달링이 튀려고 하면 1단 무겁게 해서 토크를 다시 걸어주길 반복, 5초에서 10초마다 변속하며 탄 것 같습니다. 빈 수레가 요란하듯 사이클을 탔는데, 기록은 작년과 비슷한 2시가 38분대로 저조하고 실망스럽습니다. 근육경련이나 아픈 곳 없이 마쳐 다행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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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연령 그룹 상위권 분들을 보니 2시간 10분대 기록이더군요. IRONMAN 홈페이지에도 ROLLING이라고 소개되어 있는 고성 대회 코스를 평균 40kph에 가까운 속도로 달리다니, 경이로울 정도입니다. 신기하고 부럽기도 했습니다. 사이클 종목도 감각과 운동능력이 중요하긴 하지만 무엇보다 특히 운동량 마일리지, 즉 ‘엉덩이 힘’이 필요합니다. 그분들에게는 얼마나 많은 연습과 반복이 쌓여있을지 짐작조차 어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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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소 공공장소에서 책 읽기를 좋아했는데요. 얼마 전부터는 집에서도 읽기 시작했습니다. 아내가 지나갈 때마다 어떤 책 읽냐며 슬쩍 볼 때에는 민망하기도 하고 신경 쓰이지만 아이에게 책 읽는 모습을 보이기 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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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비싸고 훌륭한 교육을 시켜주기에는 아빠 능력이 부족한데, 나중에 뭘 하든 책을 읽는 것은 아이에게 꼭 필요할 것 같아서요. 독서습관이라도 만들어주겠다는 마음입니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앉아 있을 수 있는 ‘엉덩이 힘’은 반복을 통해 익숙해져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습관은 10살 이전에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아빠 엄마가 먼저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아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자란다고 하니까요. 10분, 20분, 40분 아침과 저녁마다 아이와 함께 따로 또 같이 각자 거실과 식탁에 앉아 책 읽는 시간이 늘어갑니다. 하루 중 저에게 가장 빛나는 시간입니다. 아이도 아빠도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엉덩이 힘’이 필요한 때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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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에는 안장에 더 오래 더 자주 앉아야겠습니다. 엉덩이 힘을 한번 키워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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