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는 '역류문'이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흐름을 거스른다'는 의미인데 몸과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살지 않겠다는 선언입니다. 달리기와 글쓰기 또한 몸과 마음의 '종살이'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과 마찬가지입니다. 내 본능에 새겨진 게으름과 나태함을 이겨내고 달리기 위해 매일 새벽 밖으로 나갑니다. 제아무리 열심히 글을 읽고 강연을 듣고, 강연을 보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어도 메모하고 글쓰기를 통해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언제 배웠냐는 듯 휘발되어 버립니다. 내 몸과 마음의 종이 되지 않기 위해, 내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오늘도 달리고 배우고 글을 씁니다.
이번 주말에는 대회에 참가하지 않고 새벽 반포 트랙에서 달렸습니다. 토요일에는 비가 내리는 날씨였지만 50분 천천히 달리고 200m 7세트. 일요일에는 10000m 지구력 페이스 달리기로 400m 91~92초(1km 3분 49~50초) 속도에 맞춰 진행했습니다.
연휴 기간에 저하된 몸 컨디션을 재확인했던 주말입니다. 체중은 73kg을 다시 넘어가서 200m와 같은 짧은 질주 프로그램은 속도를 맞춰 달릴 수는 있지만 근육 충격이 더 심하고, 조금만 거리를 늘려도 빠른 페이스로 달리기 쉽지 않습니다. 이번 주말 일요일에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에 나가 푸드트럭 맛있는 음식들을 이것저것 즐기다 보니 오늘 월요일 새벽 러닝은 더 힘들었습니다.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세븐>에 나왔던 것처럼 예전 7가지 죄악 중 하나로 '식탐'이 있는데, 이제는 정말 매일 원죄를 용서받는다는 심정으로 '먹는 것'을 조절해야 할 판입니다. 저도 한때는 아무리 먹어도 살 안 찌는 체질이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저만의 '건강함' 때문이라고 착각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냥 젊고 어린 시절이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제 진짜 제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제 자신을 바꿔나가기 위한 시험대에 오른 기분입니다. 올해에 식탐을 조절하고 체중 관리에 실패하면 다시 회복하기 힘든 '중년'의 나락에 빠질 것 같은 불안함마저 느낍니다. 근육량을 늘리고 회복에 더욱 집중해야겠습니다. 새벽 준비운동에 더해 저녁 취침 전 운동으로 힙모빌리티를 추가해서 실행 중인데, 효과가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