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자전거 안장 위에서 영화 감상하기

<휘트니 휴스턴: 댄스 위드 섬바디>를 보며 마음 아팠다

by 아이언파파

의도적으로 새벽 달리기 운동은 휴식하는 중이다. 우선 무엇보다 내 몸과 마음에 피로가 쌓였기 때문이고, 다음으로 자전거 훈련을 새로운 일상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체력에 부담을 덜기 위해서이다. 새벽에 일어나는 것은 똑같다. 일찍 일어날 때에는 3시 30분, 늦을 때에는 4시 20분, 완전 휴식일에는 5시 30분. 일상은 똑같고 매일 하는 종목이 바뀌었을 뿐이다. 서울마라톤 100일 훈련 기간이 시작되면 새벽 시간에 자전거와 달리기 둘 다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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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초겨울 날씨, 자전거 운동은 실내에서 ZWIFT를 이용한다. 거실에 매트를 깔고 TACX 트레이너를 설치하고 자전거를 거치하며 운동 준비. ZWIFT 워크아웃 프로그램이 있지만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거실 TV를 통해 넷플릭스를 본다. 유튜브를 볼 수도 있지만 굳이 넷플릭스를 보는 이유는 월 결제금액이 아까워서. 운동의 순간에도 본전 생각하는 나는 이런 속 좁은 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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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에는 <로마제국>, <오스만 제국의 비밀> 등 전쟁 정복 다큐멘터리를 봤었고, <베컴>, <슈마허> 같은 스포츠 스타 다큐도 즐겨본다. 물론 <투르 드 프랑스>, <마크 카벤디쉬> 다큐는 실내 자전거 탈 때 필수 시청 프로그램이다. 오늘은 <휘트니 휴스턴: 댄스 위드 섬바디> 다큐 영화를 보며 안장 위에서 ZWIFT를 플레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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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팝송에 빠져 있던 나의 중고등학생 시절, 당시 최고의 디바는 휘트니 휴스턴, 머라이어 캐리, 셀린 디옹이었다. 오랜만에 디큐 영화로 만나는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들이 더욱 반가웠다. 휘트니가 최고의 가수임을 널리 알렸던 슈퍼볼 공연, 넬슨 만델라 석방 기념 남아공 공연 등 장면들은 영화 속 극적인 스토리가 더해져 실제 휘트니의 노래보다 때때로 훨씬 감명 깊은 울림을 주었다. 마음이 울컥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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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모두 알고 있는 비극적인 결말의 휘트니 휴스턴의 삶이다. 약물 중독으로 생을 마감하는 디바의 삶을 보며 유독 마음 아팠던 것은 어쩌면 휘트니의 불안정한 내면의 출발 지점에 ‘안 좋은 아빠’가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내용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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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볼 수 있는 불우 하거나 화목하지 않은 가장에는 항상 ‘안 좋은 아빠’, ’못난 아빠‘가 있다. 안 좋은 집안 구석에는 언제나 안 좋은 아빠가 있다는 말이다. 안 좋은 엄마 때문에 삐걱거리는 가정은 좀처럼 볼 수 없다. 그럼 세상에 안 좋은 엄마는 없는 것일까. 그럴 리가 있나. 말도 안 되지. 다만, 엄마가 ’안 좋은 ‘ 집안은 완전 풍비박산 나버려 더 이상 가정의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흔적조차 없어져 버리기 때문에 주변에서 보기 힘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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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와 불륜, 술, 도박, 마약, 폭력, 학대, 사치와 향락. 이런 것들에 아빠가 빠지더라도 엄마가 제정신이면 비록 행복하거나 화목하진 않더라도 가정의 형태는 유지된다. 엄마가 저런 것들에 빠지게 되면 그 집은 먼지처럼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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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WIFT 자전거 운동을 새벽에 마치고, 막 아침잠에서 깨어난 아내를 보니 몰골은 좀 부스스 하지만 그래도 정신 상태는 괜찮은 것 같다. 우리 집은 엄마는 합격. 다행이다. 나만 잘하자. 그래, 그냥 운동이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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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 안장 위에서 자전거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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