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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로와 Mar 31. 2020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더라

내 인생 톺아보기

작작 : 월간, 정기, 강제, 산출 프로젝트



3월 주제는 지금

사실 브런치의 작가의 서랍에는 작작의 주제인 '지금'과 관련된 글이 4개 정도 저장되어 있다. 지금에 대한 생각이나 상황을 적으면서 '지금'이라는 단어와 의미에 집착하며 글을 적으려 했었다. 


그러다 문득 마감이 2일 남은 이 시점에 과거의 사건들이 모여서 지금을 만들었으니 오히려 지금 내 상황이나 생각에 대한 글 보다 내가 살아온 나이마다 생각이 나는 사건들을 되짚어 보기로 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글이라 살짝 고민을 했지만, 어차피 쓰느라 시간을 쓴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혹은 제출을 하기 위해 적어내는 글, 사진, 영상보다는 조금 더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글이 좋지 않을까 하여 써보기로 했다. 



이 글은 내가 모르는 누군가에게 인간적인 관심이 있지 않다면 뒤로 가기를 권장한다.
앞의 숫자는 나이를 적고, 뒤의 문장은 최대한 간결하게 감상보다는 사건 위주로 적어보았다

기억이 거의 없는 어릴 적 이야기는 부모님께 들었던 사건 중 기억에 남는 것을 적어 보았다



0. 태어났다 

1. 눈물 구멍이 막혀 있어서 전국의 병원을 다녔다(고 한다)

2. 서울로 이사를 왔다

3. 기억할 만 사건이 없다

4.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5. 누나가 눈 수술을 했다 (지금의 라섹)

6. 쇼핑몰 문에 손가락이 끼어 절단될뻔했다 / 아버지가 실직했다

7.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했다 / 아버지가 사업을 시작하셨다

8. 국민학교에 입학했다

9. 아버지가 처음으로 새 차를 샀다

10. 너무나 갖고 싶던 우주선 레고 세트를 샀다

11. 남의 물건에 손을 댔다. 용서를 해주셨다. 그 이후로 남의 물건에 손을 대지 않겠다 다짐했다

12. 근처 아파트로 이사를 갔다. 

13. 방송반을 했다. 

14. 엄마가 집을 나갔다

15. 아버지가 술을 많이 드셨다

16. 학교 폭력을 당했다 

17. 부모님의 이혼을 받아들였다

18. 누나가 대학에 붙었다. 나를 대학에 보내겠다며 투잡 쓰리잡을 뛰었다

19. 누나가 죽었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수능을 봤다. 아버지 사업이 부도가 났다. 

20. 가고 싶은 대학을 포기하고 취업이 잘되는 전문대/과를 선택했다

21. 가게가 더 기울어 군대를 갔다.  

22. 근무 중 쓰러졌는데 MRI에서 뇌경색 증상이 발견되었다.

23. 아버지와 다투다 목이 졸렸다. 집을 나와, 고시원에 정착하고 별일을 다했다. 

24. 사촌 형이 창업한 디자인 대행업체에서 일을 도왔다

25. 학생들의 그림을 팔고 대여해주는 창업을 구상하고 시작하였다. 지금의 아내를 알게 되었다

26. 창업을 정리하고 번 돈으로 학업을 다시 시작했다. 대학생 프로그램을 하다 만난 친구와 창업을 도모했다

27. 아내와 사귀기 시작했다. 창업센터에 입주했다. 브랜더엔메이커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것들을 시도했다. 

28. 대학원에 진학하였다. 딩가딩가의 첫 영상이 업로드되었다. 

29. 창업을 같이한 친구와 헤어졌다. 휴학을 했다. 결혼 이야기가 오고 갔다

30. 국립중앙도서관에서 결혼식을 했다. 아버지와 다시 연락을 했다 

31. 아이가 태어나고 3일 만에 심장병이 발견되었다. 지금 회사에 입사했다.

32. 회사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야근을 밥먹듯이 했다

33. 첫 팀원을 받았다. 아이 심장수술을 했다. 아버지도 암이 발견되어 수술을 했다. 

34. 갑자기 팀 전체가 다른 법인으로 팔려갔다

35. 모든 팀원들이 나가고, 나만 다시 본사로 돌아왔다. 

36. 회사와 집을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



지금은 어떻게 구성이 되었을까. 

몇 년간 원하는 것에 대한 계속한 실패들로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고, 안 좋은 생각들로 상담을 받아봐야 하나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지금 행복한 이유와 불행한 이유는 과거에 나의 선택이 모든 것을 좌우한 것 같았는데 이렇게 돌이켜 적고 보니 내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들 역시 많은 부분 포함되어 있었다. 그 당시에는 좋지 않은 것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하고 반대로 다시 돌아간다 해도 어쩔 수 없는 상황들도 있는 것이다. 


결국 조금 진부한 말이긴 하지만 지금이 중요하다. 약간의 과거와 약간의 미래를 포함하는 지금에 나는 어디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피하려 해도 삶에서의 난관은 계속해서 다가오기 때문이다. 결국 전달 주제였던 '내일'의 글과 비슷하게 마무리를 할까 한다 


어제의 내일보다 지금이 더 좋으려면

현재의 오늘을 기대보다 더 잘 살아야 한다 


어제의 내일이 지금의 현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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