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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로와 Aug 23. 2020

무지개 감정

아이와 어른 모두 갖고 있는



얼마 전 아이랑 이야기를 하면서

'태어났을 때 기억나?'라는 질문에 아이는 이렇게 대답했다


"태어났을 때 정확한 기억은 안나 그때는 기분도 모르겠어"

"근데, 내가 한 살 때는 기쁜 마음이었고"

"내가 두 살 때는 슬픈 마음이 생겼고"

"세 살 때는 소심한 마음이 생겼고"

"네 살 때는 까칠한 마음이 생겼고"

"다섯 살 때는 화나는 마음이 생겼어"

"그리고 지금은 그 마음들이 다~ 있어"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인사이드 아웃이 생각났다

아이랑 인사이드 아웃을 본지 2년이 지났으니 (당시 4살이었다) 

그 영화를 모두 기억하고 나에게 이야기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실제로 그 감정들이 그 나이 때쯤 심하게 표출되었던 것 같다 


그리곤 지금은 너무 마음들이 있어 

한 가지 색으로  표현하기 어렵다는 것 역시

요즘 아이에게서  발견되는 감정과 행동들이었다 



아이에게 그 이야기를 듣곤 이렇게 이야기했다 

"맞아, 감정은 무지개 같이 구분되는 것 같은데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기보다 그 사이의  감정들이 다 연결되어 있거든"

"그리고, 어떠한 감정 하나만을 나쁜 감정이라고 할 수 없어"

"무지개도 한 가지 색만이 아닌 다양한 색이 모여 있어서 이쁜 거거든"

"그래서 그 모든 감정들이 필요한 거고, 그 감정들을 잘 느끼고 잘 통제하는 게 중요해" 



우리는 아이가 울려고 하면 달래주지 않고 기분 풀릴 때까지 울고 오라고 한다 

웃고 싶을 때는 남에게 방해되지 않은 선에서 실컷 웃으라 하고 

감정을 통제하기보다는 그 감정이 어떤 감정인지를 알고 

어떤 게 나한테 도움이 되는 감정인지를 알고 상황에 따라 통제할 수 있게 가르치려 한다 


물론 가끔은 감정이, 기분이 아이에게 대하는 태도가 되어

이야기하거나 하는 경우들이 있지만, 그런 일이 발생하면

바로 사과하고 미안하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아까 아빠가 화내서 미안해"

"아빠도 마음이 아까는 그랬나 봐" 


아이를 싫어하거나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닌 

아빠도 무지개 마음이라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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