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던 시절

by 루니
"모두에게 친구인 사람은 어느 누구에게도 친구가 아니다."
– 아리스토텔레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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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 했을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모두에게 잘하려고 애썼다.

팀원들의 생일은 꼭 챙겼고, 누가 힘들다고 하면 먼저 도움을 제안했다.

회식 자리에는 항상 참석했고, 누군가 부탁하면 거절하지 못했다.

장녀로 살아온 습관 때문일까, '착한 사람'이라는 평가가 나를 정의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어느 날 깨달았다.

나는 모두에게 알려져 있었지만, 정작 힘들 때 진심으로 털어놓을 사람이 없었다.

프로젝트가 힘들어서 조언을 구하고 싶었지만, 모두에게 '잘하는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는 압박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그날 밤 혼자 집에서 느낀 건 외로움이었다. 많은 사람을 알고 있는데, 왜 이렇게 혼자인 기분일까?


아리스토텔레스와의 만남

지쳐 있던 그 시기에 만난 아리스토텔레스의 이 말이 마음을 울렸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면 친구가 많지 않을까?"
아리스토텔레스의 대꾸: "모두에게 친구인 사람은 어느 누구에게도 친구가 아니다."

순간 이해했다.

나는 '많은 사람에게 잘 보이는 것'과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을 혼동하고 있었다.

모두에게 80%씩 주려다 보니, 정작 누구에게도 100%를 줄 수 없었던 것이다.


게임의 스탯 분배처럼

게임 캐릭터를 키울 때 가장 중요한 게 스탯 분배다.

모든 능력치를 고루 올리면 평균적인 캐릭터가 된다. 하지만 특정 능력에 집중하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

관계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사람에게 에너지를 분산하면 평균적으로 아는 사람은 많아진다.

하지만 진짜 깊은 관계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관계의 폭을 넓히려다 깊이를 잃고 있었던 것이다.


관계의 폭과 깊이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곱씹으며 깨달은 것이 있다.

모두에게 친구가 되려 할 때:

많은 사람이 나를 안다

하지만 아무도 진짜 나를 모른다

표면적 관계만 쌓인다

에너지는 고갈되고 외로움은 커진다


소수에게 진짜 친구가 될 때:

적은 사람만 나를 안다

하지만 그들은 진짜 나를 안다

깊이 있는 관계가 만들어진다

에너지는 집중되고 충만함을 느낀다


나는 '모두'를 선택하려다 '아무도' 갖지 못하고 있었다.

관계를 선택하는 용기

그날부터 달라지기로 했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대신, 소수에게 진짜 친구가 되기로.

나만의 '관계 깊이 루틴':

매주:

감정 정리 - "이번 주 누구와의 시간이 가장 의미 있었나?" 기록하기

관계 집중 - 진짜 중요한 3명에게만 깊은 시간 투자하기

정중한 거절 - 의미 없는 만남은 "죄송하지만 이번엔 어려울 것 같아요"


처음엔 죄책감이 들었다. '나쁜 사람'이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의 '약한' 모습을 보여줌이 부끄러웠다.

하지만 3개월째 실천하다 보니 놀라운 변화가 있었다.

진짜 친구 3명과의 관계가 훨씬 깊어졌다. 그들에게는 내 약한 모습도 보여줄 수 있었고, 그들도 진심을 나눠주었다. 무엇보다 외로움이 사라졌다.


모두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

최근 힘든 프로젝트가 있었을 때, 오랜 인연이 있던 동료에게 전화했다.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분은 즉시 만남을 제안했고, '리더'에 대한 철학과 자신의 노하우를 알려주었다.

오랜만의 연락에도 도움을 주던 그분을 보며 고마움과 '모두'에게 둘러싸여 있었을 때와 다른 충만함이 느껴졌다.

"모두에게 잘하지 않으면 외로워질 것 같아요."
아리스토텔레스의 대꾸: "모두에게 잘하려다가 정작 외로워지는 거야. 소수를 선택하는 용기가 진짜 관계를 만들어."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모두에게 친구인 사람은 어느 누구에게도 친구가 아니다.

관계는 수가 아니라 깊이다. 모두에게 80%를 주는 것보다, 소수에게 100%를 주는 것이 진짜 관계를 만든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던 시절은 끝났다. 이제는 소수에게 진짜 친구가 되는 삶을 산다. 그것이 나를 덜 외롭게 하고, 더 충만하게 만든다.


당신은 관계의 폭과 깊이 중 어디에 더 집중하고 있나요? 진짜 깊은 관계를 맺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지 댓글로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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