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안전한 자유를 향해 노력하는 연습

by 아이작 유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회사원은 마음 속에 언젠가는 제출해야할 사표를 달고 산다. 업무가 힘들어지고 업무 스트레스 비중이 커지게 되면 직장인들의 마음 속에는 ‘퇴사하고싶다’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하지만 그는 쉽게 퇴사하지 못한다. 직장생활 경험을 토대로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돈이 없어서. 둘째, 다른 대안이 없어서. 그 결과 그는 퇴사하지 못하고 억압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참고 일을 한다. 퇴사했을 때 즉시 경험하게 될 불안전을 그는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치 우리가 살아가면서 죽을 날을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그는 열심히 일을 하면서 퇴사를 제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언제 그리고 어떻게 퇴사해야하는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그의 마음 속에 해결되지 않은채 남아 있다.


나는 자유의 반대가 억압이라고 생각한다. 자유에는 안전한 자유가 있고 위험한 자유가 있다.그리고 억압에도 안전한 억압이 있고 위험한 억압이 있다. 기업에서 일하는 자는 자유롭지 못하다고 느낀다. 기업에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억압 속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억압이 그다지 나쁘지 않은 억압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즉, 안전한 억압인 것이다. 문제는 안전한 억압이 언제 위험한 억압으로 돌변할지 모르는 것이다. 경기가 좋으면 내게 기업은 안전한 억압으로 다가오지만, 경기가 나쁘면 기업은 나의 수많은 시간과 결정권을 빼앗는 위험한 억압으로 변모한다. 이제 위험한 억압 속에 처한 그는 자유롭고 싶은 자연스런 본능을 좇아 위험한 억압 속에서 탈출하려는 시도를 한다. 하지만 이후 혼자가 된 그는 안전하지 않은 자유의 삶, 위험한 자유를 경험하고는 또 다른 절망을 한다. 그 결과 그가 선택하는 것은 다시 안전한 억압인 것이다. 이 사이클은 끊임 없이 반복되는 것 같다. ‘안전한 억압’ → ‘위험한 억압’ → ‘위험한 자유’ → ‘안전한 억압’ 만들어내는 트라이앵글 존은 부서지지 않는 견고한 진처럼 보인다. 이 견고한 진을 허물고자 많은 사람들이 시도를 하지만 금 조차도 나지 않은 것 같은 현실을 보며 절망하고는 포기해버린다. 아이러니 하지만 쉽고 빠르게 돈을 벌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트라이앵글 존을 벗어나려 할 수록 쉽고 빠르게 돈을 잃고 오히려 트라이앵글 존에 갇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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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성장해서 번데기 속에서 갇혀 있으려 하는 나비 애벌레는 없다. 애벌레는 번데기를 벗어나 나비가 되어 자유로운 세상 속에 주름잡으려 한다. 나는 최선을 다해 성장해서 트라이앵글 존을 벗어나 안전한 자유를 누리고싶다. 바로 이 과정을 나는 ‘퇴사’라고 인식하고 있다. 내가 퇴사할 때 나는 결정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결정할 권리), 시간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은 때에 할 수 있는 권리), 평가권 (내가 수행한 일에 대해서 제3자의 평가에 의해 피해받지 않을 권리), 이 세 가지 권리를 (정도의 차이는 분명히 있겠으나) 안정적으로 누리는 자유를 얻고 싶다. 이 안전한 자유를 얻는 과정은 결단코 쉽지 않을 것이다. 이 과정은 일 년, 이 년과 같은 단기간에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오 년이 될 수도 십 오 년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안전한 자유를 위해 성장하지 않으면 그것이 저절로 내 앞에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글의 논조를 보면 마치 트라이앵글 존이 감옥이란 느낌이 든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트라이앵글 존을 꾸준한 성장을 위한 인큐베이터라고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트라이앵글 존 속이 좀 억압적일 수 있어도 언젠가 반드시 끝이 온다는 희망을 가지고 버티고 참아내야 한다. 트라이앵글 존 속에서 우리는 꾸준하게 양적 성장, 질적 성장을 이루어내야 한다. 나비 애벌레가 번데기를 탈출하듯, 실력을 쌓아서 현재의 트라이앵글 존을 벗어나는 선택을 해야한다. 실력을 충분히 성장시키지 않고 욕심에 이끌려 트라이앵글 존을 탈출하려고 하지 마라.


이런 말을 하고 있는 나는 트라이앵글 존을 탈출한 것이 아니다. 트라이앵글 존 속에서 발생하는 억압들을 다 인내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실력을 키워서 트라이앵글 존을 탈출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 있고 그것을 실행하고 있다. 나는 그것을 ‘자유로의 도피’이라고 부른다.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패러디한 이름이다. 앞서 언급했던 트라이앵글 존 속에 갇히는 끊임 없는 과정을 다시 보자.


안전한 억압 → 위험한 억압 → 위험한 자유 → 안전한 억압 → …


이 과정의 가장 큰 문제는 ‘위험한 억압 → 위험한 자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충분한 준비 없이 자유를 찾고자 위험을 감수하다가 큰 코 다치고 다시 억압을 선택한다. 자유로의 도피 전략은 이 과정의 반대로 나아가는 것이다.


위험한 억압 → 안전한 억압 → 안전한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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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단계는 실력을 갖추어 위험한 억압 → 안전한 억압으로의 이동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현실 속에서 실력을 갖추지 않으면, 이를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내지 않으면, 같은 억압 속에서도 안전한 토대 위에 설 수 없다. 누군가에 의해 이리 저리 평가받으며 움직여지는 삶을 살게 된다. 반드시 실력을 갖추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안전한 토대를 구축해내야 한다.


두번째 단계는 안전한 자유를 위한 도전을 하는 것이다. 안전한 매트 위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 아이들은 매트위에서 넘어져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놀기를 멈추지 않는다. 안전한 매트 마음껏 끼를 발산하는 아이들처럼 안전한 토대 위에서 안전한 자유를 향한 도전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이어나갈 때 새로운 혁신이 이루어진다고 나는 믿는다. 천재들은 평범한 사람들에 비해서 더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훨씬 더 많은 해결책을 제시한다고 한다. 모차르트,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셰익스피어, 아인슈타인, 이휘소 등 수많은 천재들은 모두 수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모든 작품이 명작은 아니었고 그 작품들 중에서 일부만이 역사에 기억되었다. 다시 말해서 양적인 탁월성이 있어야 질적인 탁월성이 가능하다.


나는 회사에서 내 실력을 성장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며 이를 통해 나는 회사에서 안전한 토대를 구축하고 있다. 안전한 토대가 잘 구축될 수록 나와 내 가정은 안정적인 재정적 토대를 마련할 수 있고, 업무 과제를 스스로 기획하며 동시에 나의 시간을 좀 더 효과적이고 주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나는 실패해도 안전이 담보되는 도전들을 할 수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나는 작가 활동으로 매 년 한 권을 출판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인다. 작가 활동을 위해 나는 매년 수백만원의 예산을 책정하고 그 속에서 원하는 책들을 마음껏 읽고, 여행 등의 작가 활동을 하며, 신선한 책들을 쓰고자 열심히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매년 한 권 또는 두 권의 책을 출판할 실력을 갖추었다. 아직 엄청난 부를 거두게 하는 책을 쓰지는 못했다. 작가가 된지 매년 천 만 원에 좀 못 미치는 부를 거두고 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지금 작가로 큰 돈을 벌지 못해도 그보다 훨씬 큰 부를 회사 생활을 통해 안정적으로 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계속해서 작가적 역량을 향상시킬 것이고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책들을 세상에 내놓는 도전을 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영향력 있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책을 쓸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한다. 그 때쯤이면 내가 회사 생활을 하면서 벌었던 수입과 작가 수입으로 결정권, 시간권, 평가권이 보장된 안전한 자유를 누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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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지능><노트지능><걱정마 시간이 해결해줄거야> 저자


오.괜.사.연. (오늘을 괜찮게 사는 연습들) 출간 문의는 writetoisaacyou@gmail.com 으로 메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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