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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작 유 Mar 27. 2022

가장 단순한 인간관계의 원칙 - 1탄

톨스토이의 단편 소설 『세 가지 질문』에는 한 왕이 등장한다. 그는 언제 시작할지를 정확히 알 수 있다면, 가장 필요한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있다면,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는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자신에게 알려주는 자에게는 큰 상을 내릴 것이라 선포하였다. 수많은 백성들과 신하들이 왕에게 각각의 답을 알려주었지만 왕은 흡족해하지 않았다.


왕은 나라에서 가장 지혜롭다고 알려진 숲 속의 현인을 만나러 갔다. 현인은 암자 앞에서 묵묵히 땅을 파고 있었다. “지혜로운 현인이여,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합니다. 올바른 일을 가장 적절한 때에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제가 가장 주목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요? 제게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요?” 


현인은 아무런 말대꾸도 하지 않고 계속 묵묵히 삽으로 땅을 파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수염이 덥수룩한 남자가 그들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그는 배를 움켜잡고 있었고 그 밑으로는 피가 흥건했다. 그가 기절하자 왕은 즉시 지혈을 시작했고 여러 번 붕대를 갈아주면서 그를 정성껏 간호했다. 지쳐버린 왕은 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너무나 피곤했는지 밤 동안 한 번도 깨지도 않을 정도였다. 그다음 날 아침, 눈을 떠보니 왕 앞에 그 수염이 덥수룩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저를 용서하소서!” 그 남자는 왕 앞에 간곡하게 말을 했다. 알고 보니 그의 형은 왕에 의해 사형을 당했고 자신의 재산 또한 몰수당했다. 그래서 그는 왕을 자신의 원수로 여기고 있었고 전날 왕이 현자를 만나러 숲에 간다는 정보를 듣고 왕을 암살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왕의 호위대에 발각되어 호위대의 창에 찔린 채 도망쳤고 왕 앞에서 기절했던 것이다. “허락하신다면 평생 왕의 충실한 종으로 살겠습니다.” 이렇게 왕은 충실한 종을 얻었다. 그리고 왕은 다시 현자에게 다가갔다. “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주시오.” 왕은 물었다. “당신은 이미 답을 알고 있소.” 현자는 말했다. 


“무슨 말이오?” 왕은 의아해했다. “남자가 우리에게 왔을 때 가장 중요한 순간은 당신이 남자를 돌봐준 때였소. 당신이 상처에 붕대를 감아 지혈해주지 않았다면 그 남자는 당신과 화해도 하지 못한 채 벌써 죽었을 것이오. 그러므로 그때 가장 중요한 사람은 그 남자였소.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은 당신이 그 남자에게 해준 일이었소.” 


톨스토이의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 

톨스토이는 우리에게 세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은 언제인가?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누구인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톨스토이의 답은 매우 간단하다. 가장 중요한 순간은 ‘바로 지금’이다. 바로 지금만이 우리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에 말이다. 가장 소중한 사람은 ‘바로 지금 당신과 함께 있는 사람’이다. 그 누구도 앞으로 다른 누군가와 어떤 관계를 맺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지금 당신과 함께 있는 사람을 위한 선한 일’이다. 톨스토이의 말을 빌리자면 그것은 인간이 이 세상에 온 단 하나의 목적이기에 말이다. 


유인성(아이작유) 작가

<셋으로 된 모든 것은 완벽하다> p32-34 중에서 



아이작의 신간이 나왔습니다! (23년 10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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