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미워해도 괜찮아요... 그게 전부는 아니니까!
우리가 우리에게
가족행사처럼 불편한 사람과의 피할 수 없는 시간은 너무 힘들어요. 특히 시댁과의 행사는요..
불쑥 본인 멋대로 하시는 건, 배려의 속마음에서 시작된다 해도 결국 경계를 넘어선 일종의 강압이고 너무나 피곤해요.
그럴 땐 미워요,
미워져요..
미워하는 감정에 대한 죄책감이 들면, 늘 그렇듯 내 잘못을 찾아 질책하는 패턴이 나오죠.
그래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또 상대를 이상화하고 선뜻 용서하려 하죠.
좋은 마음으로 하신 거니 이해하자고-
이렇게라도 해주신 게 더 고맙지 않냐고-
다른 사람들과 갈등이 있을 때도 비슷해요. 분노를 누르기 위해 내 과실을 찾고, 타인이 잘한 점을 찾아요. 그렇게 나의 불편한 감정은 오해로 치부하고, '아하! 그래서 그런 거겠지!' 상대를 이해해줄 만한 부분만 찾죠. 마음껏 남 탓을 하지도 못 하고 내 마음만 찝찝하게 반성을 해요.
부모님과도 늘 그래 왔는지 몰라요.
고마우니 원망하면 안 된다고..
내 속이 좁아서 그런 거라고..
이러면 나중에 후회한다고..
해소되지 않은 양가감정이 뭉뚱그려져 형체 없는 괴로움으로 변해요. 삐죽삐죽 삐져나가는 것조차 싫어서 내 마음을 때리고 숨기고, 끝내 미움을 가진 나만 미워하면서, 점점 우울해져 갑니다.
그러지 말고 때론
누구든
그냥 미워하세요-
아무도 내 속까진 몰라요.
심각하게 행동으로 옮길 건 아니니까요.
그런 생각, 그런 마음쯤 다들 가지고 있어요.
다른 사람들은 신경 쓰지 않아요.
속으로 욕 실컷 하고 말아요.
조금 미워하면 어때서요?
그리고 괜찮아요.
누군가를 향한 마음속에는 미움만 있는 게 아니니까요.
그럼에도 관계를 유지하려 애쓰는 마음도,
같이 웃으면 기분 좋은 순간들도,
고마움과 미안함,
안쓰러움,
그렇지만 때로는 실망감과 말이 통하지 않는 답답함, 숨겨진 사랑 등 뭐든 다 같이 있어요.
미움은 그중의 하나일 뿐이에요. 다른 좋은 감정이 올라올 때 또 잘하면 되죠. 감정은 곧 변하기 마련이거든요.
다만 미움만 존재하는, 미움이 너무 강한 관계라면 진지하게 돌아보시길 권하고 싶어요.
이 관계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꼭 필요한 건지..
진짜 미움이 맞긴 맞는지..
이 감정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는 것도 좋아요.
결국엔
자유로워지세요-
어떤 마음도 '나'의 전부는 아니고, 하나의 감정이 관계를 결정짓는 전부는 아니니까요.
불편한 것도 잠시 가지고 있다가 흘려보내면 그만이에요.
작은 손안에 숨기고 싶어서 너무 꽉 움켜쥐고 있으면 오히려 못 놓는 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