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5. 말랑아, 카우야. 허리펴고!

by 윤버트

앞으로는 질병이 더욱 줄어들어 사람들이 근육을 더 오래 사용하게 되겠지만, 기대수명과 여가시간이 더 늘어나는 것도 사람들이 오랫동안 현명하게 근육을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들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건강과 행복에 대한 잘못된 생각들도 생겨날 것이고, 그 생각들은 결국 과학 연구에 의해 오류가 입증 될 것이다.

...(중략)...

심각한 문제는 식이 보충제, 운동기구, 헬스장에서의 운동이 근육을 키우고 지방을 빼준다는 주장이 난무한다는 데 있다. 이런 주장들은 대부분 유혹적으로 들리지만, 그중 어떤 주장이 가짜이고 어떤 주장이 과학적 근거에 기초해 생명을 잘 유지하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주장일까? 이 질문에 대답하려면 힘과 움직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 우리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中, 로이 밀스 지음, 고현석 옮김


근래 일이 부쩍 늘어난 탓에 괜스레 마음이 분주해지는 요즘이다. 조급한 마음으로 일을 하다 보면 꾸역꾸역 시간을 욱여넣어서 하는 일이 있는데 바로 '책을 읽는 일' 이다. 왜 그런가 하고 생각해 보면 일을 잠시 외면함과 동시에 일과 아주 관련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인 것 같다.


윗글은 지난주에 읽은 근육에 관한 책의 내용 중 일부이다. 사람 근육에 관한 내용이지만 강아지 근육의 요소도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고 - 근육의 섬유질 비율의 일부 차이 - 실제로도 강아지의 마사지와 스트레칭 방법과 효과 그리고 운동 방법 중 많은 것들이 사람의 것에 기반한다. 해당 단락을 인용한 이유는 저자가 비판하는 지점이 강아지 영양과 운동 유행에도 들어맞는 부분이 꽤 있다고 생각해서다.


내가 느끼는 최근의 강아지 영양과 운동 유행이다. 수의사가 등장하여 본인이 광고하는 이 제품을 먹으면 불편한 슬개골 탈구를 극복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한다. 썩 기분이 좋지 않다. 어떤 광고는 소위 '정품' 이라고 말하며 본인들의 운동 기구 -예를 들면 밸런스 패드나 볼- 를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 강아지에게 정품은 내 강아지의 체형과 다리 길이를 고려한 것이다. 비싼 것이 아니다. 운동을 주 1~3 회 트레이너에게 맡기면 충분하다고 말하는 업체도 있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런 비유를 들어보면 어떨까 한다. 살을 빼기로 마음을 먹고 주에 1~3 회 다이어트 식단 혹은 절식한다면 얼마큼의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겠는가. 최대한의 효과를 최소한의 기간에 원한다면 보호자가 운동 방법을 익혀 주 5회 이상 지속해야 한다. 쉽거나 응당 그래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트레이너가 그러한 점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아지라는 생명체에게 우리가 적용할 수 있는 별다른 왕도가 없다.




글을 읽기 전에 잠시 앉은 자세를 점검해 보자. 등허리를 곧게 펴고, 앞으로 축 빠진 목을 다시금 뒤로 보내자. 턱은 살포시 당겼는가. 발뒤꿈치까지 편하게 닿아있지 않다면 적당한 높이의 발받침을 두고 앉자. 몸을 가다듬으니 마음도 꽤 뿌듯해진다. 아주 바른 자세는 못 할지라도 마음만은 완벽하다. 그렇다면 당신은 왜 지금 그 자세를 괜찮은 자세라고 느끼는가. '어느 부위도 불필요한 부담을 느끼고 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강아지에게도 마음이 완벽해지는 자세가 있다. 어떤 자세가 완벽한 것인지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많은 보호자가 느낌적인 느낌은 가지고 있으리라 믿는다. 자세/보행 분석 상담을 해보면 여러 보호자가 강아지 앉은 자세를 꽤 신경 쓰고 있다는 걸 느낀다. 소위 'Puppy Sit' 이라고 일컫는 양쪽 다리가 모여 옆으로 기울어지는 자세 혹은 앞으로 다리가 쭉 빠지는 자세를 찍어와서 보여주시곤 한다. 아래 사진들을 보면 어느 사진이 '올바르다' 는 생각이 드는가.


모음.png Image 1. Sitting postures

3번과 5번을 눈여겨보고 있다면 당신은 본능적으로 아는 것이리라. 여러분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알기 쉽게 세 가지로 정리해보았다. 모든 강아지에게 완벽하게 부합하는 사항은 아닐지라도 이해한다면 그들이 충분히 올바르게 앉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미리 강조하자면 아래의 올바르지 않은 자세들이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앉은 자세를 한번에 오래 지속하다보면 자세를 고쳐 앉으면서 균형이 깨질 수도 있고, 항상 곧은 자세로 앉기는 매우 어렵다. 전날 활동을 많이 했다면 엉덩이나 종아리가 뻐근해서 덜 쑤신 쪽으로 앉을 수도 있다. 앉은 자세로'만' 강아지의 상태를 평가해 보고 싶다면 적어도 하루이틀에 걸쳐 20~30 번의 앉은 자세를 모아 평균치를 내야 한다.


#1. 자연스러운 척추의 흐름

첫번째는 척추의 흐름 - Cervical spine (목뼈)부터 Ischial tuberosity (좌골결절, 항문 양 옆에 톡 튀어나온 부분, 앉은 자세의 엉덩이 지지부분) 까지 - 이 둥글게 말리거나 가파르지 않고 부드러운 직선인지.

사진1.png Image 2. 척추의 흐름과 앉은 자세

아래의 다른 자세들을 보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사진2.png Image 3. Rounding spine 과 Excessive head up

왼쪽 두 개 사진의 Rounding spine 은 소위 말해서 등이 굽은 자세다. 앉은 상태에서 코어 근육 혹은 뒷다리의 지지가 약해지고 무게 중심을 바꾸면서 Rounding spine 나타나게 된다. 의자에 오래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들의 등이 굽는 것과 비슷하다. 배에 힘을 주고 발의 위치를 적절히 잡고 어깨를 펴면 자세가 곧아진다. 다시 말하자면 강아지의 등쪽 근육 (Epaxial m.) 과 복부쪽 근육 (Hypaxial m.) 의 불균형, 뒷다리의 굴곡근과 폄근의 불균형, 무게 중심의 비대칭 등에 의한 것이다. (*개별 강아지마다 더 Dominant 한 원인이 있을 것이다. 혹은 척추의 기형, 뒷다리의 기형 등도 역시 원인일 수 있다.)


맨 오른쪽 끝 사진은 과도하게 하늘을 올려보고 있는 자세다. 소중형견의 경우 일상에서 많이 나타난다. Obedience 를 하게 되면 처음 배우게 되는 기초적인 자세이기도 하다. 목을 과하게 치켜올리게 되면 어떤 문제가 나타날 수 있을까. 우선 머리가 높아지면 꼬리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한다. 해당 자세를 지속하게 되면 Rear assembly (골반부터 뒷발까지) 의 긴장이 높아질 수 있다. 고관절, 슬개골, 발목 어딘가에 부담이 갈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문제는 Front assembly (흉추부터 앞발까지) 내부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견갑골을 안정화시키는 근육들 - 대표적으로 Trapezius, Rhomboideus, Serratus ventralis 등 - 의 비대칭이 발생하는데, 견갑골이 Tilting 혹은 Elevation 될 수 있다.


어떻게 올바로 자세를 잡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마지막에 있으니 '내 강아지가 문제군!'이라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편하게 읽어주길 바란다.


#2. 좌우 균형있는 뒷다리

#1 의 이야기는 몸 전체의 비대칭에 대한 얘기였다면 #2 와 #3 의 이야기는 뒷다리에 집중한 이야기다.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Puppy sit 이 있다. 물론 Puppy sit 은 앞뒤 균형과도 관련이 있지만 한쪽 뒷다리가 불편하거나 좌우 무게 중심이 무너졌을 때 더 특징적으로 보이는 자세라고 나는 생각한다.

puppysit.png Image 4. Puppy Sit

Puppy sit 은 다른 말로 인어공주 자세라고 말한다. 이 자세를 극단적으로 말하면 되는대로 앉은 자세다. Rear assembly 의 균형 (혹은 Hip-Stifle-Tarsus kinetic chain) 이 무너진 채로 '일단' 앉은 것이다. 내 경험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한쪽이 더 심각한' 슬개골 탈구, 고관절의 이형성, 골반의 기울임이 있는 경우 이 자세로 자주 앉는 것 같다. 내 강아지가 '진짜로' 이 자세로 앉는 것인지 판단해보려면 다음의 조건을 충족시키고 20~30회 앉는 것을 관찰해보길 바란다.

미끄럽거나 지나치게 까끌하지 않은 바닥에서 앉기

강아지 크기에 비해 충분히 넓은 공간에 앉기

간식으로 유도해서 앉히지 않기 (*간식으로 유도하는 경우 긴장하고 앉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자세를 관찰하기 어렵다.)

특정 방향 혹은 자세로만 앉는지 관찰하기

참고로 말랑이나 카우도 항상 올바른 자세로 앉지 않는다. 10번 앉는 것을 기준으로 2~3번 정도는 위에 언급된 자세들로 앉는다. 다만 방향성이 없다. 왼쪽으로 다리는 빼고 앉기도, 오른쪽으로 빼고 앉기도 한다. 그리고 캐니크로스 한 날이나 수영을 하고난 다음날은 비율이 더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3. 잘 접히고 잘 펴지는 뒷다리

뒷다리 자체를 잘 접지 못하거나 펴지 못하면 앉은 자세에서도 티가 난다. 사람에게 좀 더 와닿게 설명해보면 Hamstring 이 뻣뻣해질 만큼 운동을 한 후에 쪼그려 앉기 힘들다. 혹은 무릎 (Stifle) 이 어떤 이유로 아프거나 발목이 유연하지 않은 사람도 역시 쪼그려 앉기 어렵다. Hip-Stifle-Tarsus 의 Flexion 과 Extension 에 관한 근육들이 적절히 개입해야 앉는 것이 - 사람에게도 강아지에게도 특정 관절에 - 부담이 없다.

사진3.png Image 5. Main points of sitting posture 1

위 사진을 보면 뒷다리가 앞으로 뻗어있는 경향이 있다. 즉 Ischial tuberosity - Stifle - Calcaneal tuberosity 가 이루는 각이 크다. Flexion 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유는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언급하기 힘들지만 보편적으로는 관절이 불편하거나 Flexor 가 약하거나 Extensor 가 과활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아래의 사진을 참고해서 보면 뒷다리가 어떻게 되어야하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Ischial tuberosity 와 Calcaneal tuberosity 의 거리가 가까워져야 한다. 가능하다면 Ischial tuberosity 수직 아래에 Calcaneal tuberosity 가 위치해야 한다.

사진4.png Image 6. Main points of sitting posture 2

위의 세 가지 요소가 앉는 것의 전부는 아니지만 '올바로 앉은 자세' 를 이해하는 데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내 강아지가 이상한 자세로 앉는다고 마냥 귀엽게만 볼 것도 아니고, 마냥 틀렸다고 볼 것은 아니다. 이해하고 필요한 운동을 조금씩 시켜보자는 취지에서 따져보는 것이다.




끝으로 앉는 자세를 교정하기 위한 간단한 코어 운동을 소개한다. 운동 방법은 정말 간단하다. 이해하기 쉽게 사람의 것으로 설명해보면 아래의 자세를 30~60 초 정도 유지 반복하는 것이다.

올바른자세.jpg Image 7. 사람의 올바른 앉기 자세 (Ref. https://blog.naver.com/sunworm/220549804468)

위 사람의 자세를 보면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것이 있는가. 비록 간단한 운동이지만 적당한 의자가 필요하다. 내가 발바닥을 딱 붙일 수 있는 높이의 의자여야 하고, 내 허벅다리 길이보다 지나치게 긴 의자면 안된다. 그리고 등받이도 나에게 너무 불편한 기울기가 아니어야 한다. 강아지에게도 정확하게 적용된다. 허리길이, 다리길이에 따라 적절한 받침이 제공되어야 한다. 아래의 사진을 보고 설명한다.

사진5.png Image 8. 강아지의 올바른 앉기 운동

머리는 중립의 높이와 시선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자연스러운 눈높이를 유지할 수 있게 보호자가 너무 가까이 있지 않도록 한다. 가까이 있으면 자꾸 위를 보게 된다.

척추는 직선에 가까운 형태가 되도록 유지되어야 한다. 이때 개입하는 변수는 [발판의 너비] 다. 발판의 너비가 강아지 허리 길이에 비해 짧을 경우 Rounding 이 발생하기 쉽다. 적당한 거리를 찾아보자.

그러면서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이 앞다리의 수직 여부다. 앞다리의 수직이 유지된다는 것은 지면으로부터 적절한 반발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다리의 수직에 대한 변수는 앞발판의 높이가 된다. 말랑이의 경우 짧은 다리와 긴 허리를 가지고 있어서, 낮은 높이와 긴 너비로 자세를 맞춰주었고, 카우는 그에 비해 조금 더 높은 발판을 사용했다.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하는 것은 뒷다리의 모양이다. 뒷발바닥이 안정적으로 바닥을 지지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전체적으로 Flexion 되어 특정 관절에 부담이 발생하지 않고 있는지 끝으로 확인한다.



처음으로 Conditioning 에 대한 글을 써보았다. 중요한 내용은 최대한 포함시키려고 했으나 개별 보호자들이 이해하는데 한계가 분명있을 것이다. 한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위의 이야기는 강아지의 균형을 이해하는 아주 일부의 내용이다. 전부가 아니다. 더 궁금한 것이 있다면 인스타 DM 도 좋고, 위례 해피버트데이에 찾아와 얘기를 나눠보는 것도 적극적으로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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