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힘차게, 날아오르게

1. Work out, Walk outside

by 윤버트

활동 시간의 거의 전부를 뛰고 걷는 생명체가 있다. 지금 내 발밑에서 똬리를 틀고 있는 털북숭이들. 이런 질문이 있을 수 있겠다. '저희 집 강아지는 평소에 차분하게 산책해서 보통 걸어 다녀요.' 아마 그렇지 않다. 10키로 미만의 강아지는 사람의 보통 보행 속도 -시속 4.8km- 에서 가볍게 뛴다. 경보 혹은 조깅이다. 그리고 10키로에서 20키로 사이의 강아지들이 산책할 때도 거의 동일하게 경보하거나 조깅을 한다. 왜 그런가 보면 이 사이즈의 강아지를 키우는 보호자들의 걸음 속도가 평균적으로 빠르다. 걸어야 하는 마음의 산책량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20키로 이상쯤 되어야 진짜 '걷는' 산책을 한다. 이야기가 잠시 옆으로 샜지만, 말하고 싶은 바는 강아지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뛰거나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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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의 오분의 일이 달리고 있는 요즘이다. 3~4개월 전만 해도 나 또한 80프로에 속하는 일반적인 사람이었는데, 캐니크로스 수업을 하다보니 어느덧 20프로에 속해버렸다. 건강한 일이리라. 캐니크로스 수업 첫날, 대략 90키로 중반대의 몸뚱이였다. 말 그대로 짊어지고 뛰어야 하는 몸뚱이였다. 수업이 진행될수록 불안 요소가 하나 있었는데, '어딘가 아플까 봐' 였다. 발목이든 무릎이든 고관절이든 어딘가 하나 고장 날까 봐 조마조마했다. 그래서 달리는 것보다 근력 운동에, [정확하게] 힘을 쓰는 것에 -가동성을 향상시키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이 문장을 기억해 줬으면 한다.) 그리고 몇 달이 흐른 지금, 한 번의 통증도 없었고 15 km 를 쉬지 않고 뛸 수 있는 몸이 되었다. 물론 몸무게도 10 키로 정도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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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뛴다는 측면에서, Conditioning 이라는 것은 무릎을 잘 굽히기 위한, 엉덩이를 잘 접기 위한, 좌우 균형을 맞취기 위한 몸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빠르고 오래 움직이는 것은 소위 말해 Performance 다. 다른 예시를 보자. 김연아 선수가 트리플악셀 (Performance) 을 선보이기 위해, 트리플악셀'만' 한다면 올림픽에서 아마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으리라 짐작한다. 그녀가 해당 동작만큼이나 집중했을 만한 것은, 정적, 동적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 묶어 말하면 트리플악셀을 언제든 수행할 만한 신체 상태 관리 (Conditioning) 를 한다. 강아지가 뛰기, 걷기, 점프하기, 뛰어내리기 (Performance) 를 '잘' 하려면 마찬가지로 언제든 수행할 만한 신체 상태 관리 (Conditioning) 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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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잘 걷기 위해 (Walk outside) 좋은 운동 (Work out) 을 해야 한다.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강아지에게 좋은 운동이란 정확하게 힘을 쓰고 가동성을 늘리는 것이다. 그다음이 빠르게 열심히 뛰는 것이다. 특히 불균형이 오고 있다면 좋은 운동은 적극적으로 권장된다.




아이씨유의 강아지 Conditioning 은 단순한 Fitness 를 넘어서는 것을 목표한다. 빠르면 올해 안에, 늦어도 내년쯤에 온갖 Fitness 동작들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퍼질 것으로 예상한다. 강아지 홈트레이닝이라는 단어도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다. 정말 주의해야 한다. 사람은 스스로 수행했을 때 불편한 동작들을 어느 정도는 분별할 수 있고, 목적의식을 가지기 때문에 도움이 되는 동작들의 완결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강아지는 ‘완벽하게‘ 그렇지 않다. 스스로 목적성을 가질 수 없다. 사람이 시키는 대로 -대개는 루어링으로- 따라오기 마련이다. 이것이 내가 집착적으로 자세, 보행 분석을 하는 이유다. 단순한 Fitness 를 넘어서겠다는 아이씨유의 목표는 지극히 강아지의 관점이다. 표현에 서툰 이 녀석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서 정확한 동작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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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힘차게, 날아오르게] 시리즈에서는 자세, 보행 분석을 통해 관찰한 내용들과 예상되는 문제, 그리고 필요한 운동을 엮어서 조금씩 설명해 보려고 한다. 모든 내용을 담을 순 없겠지만 도움이 되는 많은 내용을 담도록 하겠다.




첫 번째 주제는 Crabbing 이다. 소위 말해 '게걸음' 인데, 비스듬하게 보행하는 것을 말한다. 왼쪽 앞발을 앞세워간다면 LD (Left diagonal) Crabbing, 반대의 경우는 RD (Right diagonal) Crabbing 이라고 한다. 자세, 보행 분석 상담에서 보호자들이 먼저 인지하고 오는 여러 사항 중 하나다. 내 경험상 Crabbing 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우는 세 가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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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Obedience 대회를 장기간 준비한 경우

2. 소형견 혹은 예민한 겁쟁이

3. Instable hindlimb (Patella luxation, Hip dysplasia, Muscle imbalance 등)


하나씩 나눠보자.


Obedience 대회를 장기간 준비하게 되면 강아지가 보호자의 왼쪽에서 걷는 것이 일상이 된다. 왼쪽에서 걷는 것 자체가 문제라기 보다는, 왼쪽에서 걸으면서 고개는 오른쪽 위로 치켜올린다. 이때 Weight bearing 문제가 발생한다. 머리를 오른쪽 위로 돌리게 되면 전반적인 Weight bearing 이 Left hindlimb 으로 이동한다. 한쪽 뒷다리로 쏠린 힘을 나름대로 재분배해서 보행하는데 이때 보통 나타나는 것이 Crabbing 이다. 물리적 터치에 예민한 친구들은 LD crabbing, 그렇지 않은 친구들은 RD crabbing 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 대형견은 소중형견보다 Crabbing 현상이 적게 나타나는 편이지만 Hindlimb 의 Loading 이 편중되면서 다른 패턴 (Forelimb shock absorption 저하 등) 을 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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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견일수록 혹은 예민한 강아지일수록 Crabbing 이 두드러질 수 있다. Social pressure 를 받기 때문인데, 쉽게 말해 옆에 나보다 큰 물체가 같이 움직이면 신경이 쓰이는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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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하게도 Social pressure 에 의한 Crabbing 의 경우, Social pressure 의 제공자가 많은 경우 -당연히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보호자다. 보호자의 발의 움직임을 신경 쓰거나 흠칫 놀라거나 하는 것들 -심리적 불편- 에서 벗어나려는 경향으로 Crabbing 이 패턴화된다.


마지막으로는 강아지가 가진 어떤 외과적 문제 때문일 수 있다. 대표적으로 Patella luxation 과 Hip dysplasia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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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질환 모두 항상 좌우 대칭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더 불편한 쪽이 있다. 불편한 쪽의 사용을 최소화하면서 뒷다리를 비대칭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보통은 덜 불편한 쪽이 Medial 방향에 위치하고, 그 다리의 대각선 방향으로 Crabbing 을 보이게 된다.


여기쯤 읽었다면 대충은 Crabbing 이 어떤 증상인지 느낌이 왔으리라. Weight bearing 의 문제다. 첫 번째 경우는 습관에 의한 문제. 두 번째는 심리적 불편에 의한 문제. 세 번째는 물리적 불편에 의한 Weight bearing 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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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교정할 것인가. 한 가지 당부하자면 이 글은 오롯이 Crabbing 에 초점을 맞춘 경우다. 그러니까 Crabbing 이라고 모두 같은 Crabbing 이 아니다. 아주 단적으로 Static misalignment 가 동반되는 Crabbing 과 그렇지 않은 경우 접근법이 다를 수 있다. Crabbing 과 함께 Lordotic posture 가 동반되는 경우와 Kyphotic posture 가 동반되는 경우가 서로 다를 수 있다.


개괄적인 수준에서 목표를 설명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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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Obedience 혹은 습관에 의해 형성된 경우는 올바른 Alignment 상태에서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것을 목표한다. 몸의 불편함이 없는 상태라는 전제하에 뇌는 익숙한 근육의 사용을 추구한다. 따라서 어색한 자세에서 움직임, 즉 가동성을 높이는 것이 주요 목표다.

두 번째, Social pressure 에 의해 형성된 경우는 심리적인 불안 최소화를 최우선 목표로 한다. 완벽한 제거가 아니더라도 최소화시켜야 한다.

세 번째, 물리적 불편함에 의해 형성된 경우는 좌우의 불균형과 함께 전후 불균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Forelimb 을 Hindlimb 보다 더 많이 사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Weight bearing 의 교정과 더불어 Hindlimb 의 근력 향상을 목표로 한다. 관절에 따라 근육에 의존성이 낮을 수 있지만 최대한 근육의 성장을 통해 불편과 불균형 해소를 목표로 한다.


조금 더 자세히 풀어보자.

첫 번째 경우 -Obedience 혹은 습관에 의해 형성된- RD crabbing 이라고 가정한다면, 가장 먼저 연습할 것은 정렬을 맞춰 서 있는 것이다. 사람으로 치면 차렷 자세 (Video 1) 정도로 할 수 있다. 해당 자세를 유지하면서 Head 를 사방으로 돌리고 (Video 2), Weight shifting (Video 3) 을 수행하자. Walk to stand (Video 4), Walk to down (Video 5) 을 수행하면서 Trunk 의 Alignment 를 유지한 채로 기본적인 움직임을 수행하면 된다.

Video 1. Table introduction
Video 2. Head nods
Video 3. Weight shifting

추천하지 않는 것이 있다. 위 동작을 대뜸 Instable pad (Balance disk 혹은 Fitbone) 등에서 수행하는 것이다. 보기에 멋져 보일 지 몰라도 강아지가 어느 다리에 Weight bearing 을 집중하고 있는지 전혀 파악할 수 없다. 강아지가 이 동작을 왜 수행하는지 목적의식을 가질 리 없다. 불안정한 패드에서 사용이 익숙지 않은 다리를 더 사용하기 위해 절대 노력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강아지에게 하는 것은 운동이다. 도구를 자랑하기 위함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장비도 이해하고 있지 않다면 재활용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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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경우 -Social pressure 에 의해 형성된- Crabbing 이라고 한다면, 우선 둔감화를 열심히 하자. 보호자 발의 움직임에 최대한 둔해지도록 해야 한다. 아무리 Crabbing 을 해소한다고 해도, 결국 받아들이는 불안감이 잔존한다면 금세 Crabbing 패턴이 나타날 것이다.


세 번째 경우 -물리적 불편함에 의해 형성된- RD craabing 이라고 가정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괜찮은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자. Conditioning 은 외과적 수술이 필요한 경우를 넘어서지 않는다. Patella luxation 혹은 Hip dysplasia 에 대해 Low grade -수술이 필요 없는 수준의- 진단을 받았다면 Weight bearing 교정과 더불어 근력 운동에 집중해야 한다. Head nods (Video 2), Hands up 그리고 Weight shifting (Video 3) 운동을 통해 Weight bearing 을 교정한다. Weight bearing 운동 직후 Strength 를 높여야 한다. Fold back down (Video 6), Standing on uphill 등을 통해 Hindlimb 의 근력을 먼저 길러주자.

Video 4. Walk to stand
Video 5. Walk to down
Video 6. Fold back down


이번 편에서는 Conditioning 시리즈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Crabbing 에 대해서 다뤘다. 위에서 언급된 운동들을 모두 자세히 다루지 못하는 점에 대해 너그럽게 이해해 주길 바란다. 시리즈를 채워나가면서 하나씩 얘기할 예정이다. 강아지의 자세, 보행 그리고 운동과 관련해서 궁금한 요소가 있다면 언제든 말해주길 바란다.최선을 다해서 설명해 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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