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엄마의 삶공부 Oct 24. 2021

#7. 시기심을 어떻게 승화시킬 수 있을까?

고전에서 챙기는 깨달음 하나


헬라스인들이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이기고 나서 한 일은 신들에게 맏물을 봉헌하는 일이었다. 신의 도움으로 이길 수 있었다는 겸손과 경외심의 표현인 것 같다. 그런 다음 전리품을 분배한다. 전리품의 분배가 끝나고 나서 이스트 모스로 항해해 갔다.  이번 전쟁에서 가장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을 골라 상을 수여하기 위해서였다. 


“이스트 모스에 도착하자 장군들은 전체에서 일등상을 탈 사람과 이등 상을 탈 사람을 뽑기 위해 포세이돈의 제단에서 투표를 했는데, 그들은 각자 자기가 가장 용감했다고 생각하고 자기에게 투표했다. 그러나 이등상의 표는 대부분 테미스토클래스에게 돌아갔다. 그리하여 그들은 각자 일등 상 한 표씩밖에 얻지 못했는데, 테미스토클레스는 이등 상의 표에서 훨씬 앞섰다. 

그러자 헬라스인들은 시기심에서 최종 판결을 내리기를 거부하고 상도 거부하고 상도 수여하지 않은 채 제각기 고향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헤로도토스의 역사, 제Ⅷ권, 123장-



전쟁을 왜 해야 하는지 목적도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전쟁의 과정도 일사불란하게 체계적으로 움직이며 협동했던 헬라스인, 마지막까지 한 사람이 남아도 끝까지 목숨 걸고 싸우겠다는 각오로 용감하게 싸웠던 헬라스인들이었다. 누구에게 일등상을 줄 것인지를 놓고는 이렇게 치사하게(^^) 무너지는 모습이 꼭 어린아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라를 위하여 온 힘을 다해 싸웠으니 자신이 가장 잘 싸운 사람이고 그래서 일등상을 받겠다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만큼 자신이 한 일에 당당하다는 뜻이니 말이다. 하지만 한 사람에게만 주어진 일등상 앞에서 끝까지 양보하지 않는 고집을 부리는 이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일등상이 아니면 절대 받지 않겠다는 이 마음, 내가 못 받는다면 아무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이 확고함은 과연 올바른가?


‘시기심’이라고 헤로도토스는 설명하고 있다.

이 시기심에 대하여 우리는(서양 고전 독서토론 모임) 이런 생각들을 나눠 보았다.







시기심은 보편적 감정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사촌이 논을 샀으니 더 배가 아프다는 말이다.

나랑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이 잘 되는 일에는 시기심까지는 안 생기는 것 같다. 부러움 정도로 그친다. 하지만 나랑 가까운 사람, 내 주변 사람들이 잘 되면 유독 배알이 틀린다. 그 사람은 잘 되고 나만 보잘것없는 것 같은 비교 심리에서 나온 마음인 것 같다. 그 사람이 이런 비교 상황을 만들었으니 괜히 그 사람에게 화살이 돌아가는 것이다. 내가 보잘것없다는 것을 그 사람을 통해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보잘것없는 나 자신에 대해 화가 난 것일 수도 있다. 상대를 통해 내가 비교당했을 때 일어나는 이 시기심이나 질투의 감정은 대부분 경험하는 감정이라는 것이다.


 



시기심을 부러움으로 바꿔 보자.


잘 된 상대를 미워하는데 에너지를 사용하는 시기심은 나를 더 못난 사람으로 만들어 간다. 에너지를 자꾸 갉아먹어서 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기심은 상대에게 부러운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나도 저 사람처럼 잘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강력하게 생겼다는 말이다. 뭔가 잘 해내고 싶은 그 마음을 챙겨보면 좋겠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라고 흔히들 말한다. '솔직하게 부러워야 이길 수 있다'라고 말하고 싶다. 부러운 마음은 다른 사람이 잘 된 것을 쿨하게 인정해 주는 마음이니까. 또한 나도 저 사람처럼 멋진 점을 닮고 싶다는 말이니까. 부러운 이 마음을 나에게 도움이 되는 에너지로 잘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진정, 하고 싶은 일로 도전해 보자.


뭐라도 도전하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안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하는 말이다. 부러운 마음만 앞서서 아무런 생각 없이 시도 먼저 해 버리는 사람들도 많다. 이왕 시도하는 김에 내가 관심 가고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 보면 좋겠다. 나랑 깊은 대화를 통해 진정 하고싶은 일을 먼저 알아내어야 한다. 진정 하고싶은 싶은 일이니 꼭 도전해 보고 싶을 것이다. 관심 가는 일이니 더 흥미를 느끼며 할 수 있다. 하고 싶은 일이니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열심히 하다 보면 능률도 오르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가 쉽다. 하고 싶은 일이 잘하는 일까지 연결되는 일인지 마음만 하고 싶은 일이었는지가 해 보면 판명이 된다. 사람의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는데 남들이 부러워하는 일에 매달리기는 에너지 소모가 너무 심하다. 내 에너지를 온전히 사용할 수 있는 일이어야 능률이 오른다.





적절한 욕심을 내자.


나도 그 사람처럼 되고 싶으니까 한꺼번에 과한 욕심을 부린다. 욕심이 지나쳐도 문제다. 적당히 부대끼는 욕심은 도전하게 하지만 지나친 욕심은 자꾸만 좌절을 경험시킨다. 좌절만 경험해서는 다시 도전할 힘을 잃어버린다. 적절한 욕심도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서 조절이 된다.





실천으로 메워야 한다.


실천이 뒤따르지 못하면 욕심의 간격만 자꾸 벌어진다. 욕심은 한 번의 실천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패를 거듭하면서 조금씩 좋은 결과가 나오면 욕심은 자부심으로 변한다. 자신을 믿게 되고 인정하게 되고 다시 도전하게 하는 힘으로 변한다.


실천하는 중에 함께 하는 사람이 있으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가 훨씬 더 쉽다는 생각을 요즘 들어 많이 하고 있다. 연대해서 함께 성장하는 것을 두고 말한다. 작은 일일 습관부터 생각을 나누는 독서토론이나 공동탐구나 연구모임이나 스터디 등도 마찬가지다. 서로의 성장을 응원해주며 함께 성장한다는 게 엄청난 에너지 집합이라는 것을 실감하며 실천하고 있는 중이니 적극 권하는 것이다.





결과의 영광도 책임도 함께 한다.


좋은 결과든 나쁜 결과가 왔건 공동책임으로 돌리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결과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경쟁심만 부추기기도 하고 서로의 성장에 기여하는 헌신적인 협동을 하기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각자의 능력은 다르다. 기여하는 크기도 방법도 다른다는 말이다. 최대의 능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건 결과의 공동분배인 것 같다. 사람들은 공헌 감이 들 때 더 그 일을 하고 싶고 더 잘하고 싶은 생각을 한다고 한다. 결과의 공동분배나 연대책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잘 되어도 잘 못 되어도 우리가 함께 책임지기도 하고 또 혜택을 나눌 수 있다면 자기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하면서 연대에 기여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 속으로 다시 돌아가 본다면

헬라스인이 모여서 전쟁을 누가 가장 잘했는지 투표로 결정할 게 아니라 싸움에 이길 수 있었던 것을 서로 칭찬해 주는 것으로 했더라면 어땠을까? 칭찬릴레이 식으로 서로를 칭찬해주고 서로에게 고마워하면서 축제처럼 마무리했으면 좋았겠다 싶다. 전쟁에 나가는 군사들은 용감해야 하고 그래서 칭찬 따위는 사람을 나약하게 하는 요인일까? 내면의 강함은 바깥으로 드러난 용맹보다 훨씬 더 강하다고 생각한다. 그 에너지로 다음 전재도 더 잘 치를 수 있는 더 용맹한 군사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살면서 시기심을 어떻게 승화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글이었다. 

결과를 함께 나눈다면 시기심이나 미움으로 사용하지 않고 배움으로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결과가 좋았다면 우리가 어떤 것을 잘 연대했는지 피드백을 하면서 정리하고 다음에 적용할 것들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어떤 것들을 좀 더 보완하면 되는지 서로 피드백하면서 수정, 보완을 받아들이면서 더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결과를 어떻게 마무리 지으며 살아가고 있나요?

매거진의 이전글 #6.힘든 상황일수록 이렇게 살아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