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것이 재미있나요?”
“책을 항상 읽고 싶나요?”
“책 읽는 습관을 평생 가지고 갈 건가요?”
제게 이런 질문을 해 봅니다. 제 독서의 현주소를 점검해 보고 싶어서요. 저는 자신 있게 “녜”라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책 읽는 활동이야말로 제 삶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나면 뭘 하고 싶은지 물어보면 책 읽고 싶다고 바로 대답할 것입니다. 그리고 독서습관이 생겨서 그런지 나이 드는 것이 하나도 두렵지 않습니다. 나이 들어갈수록 오히려 책 읽을 시간도 더 많아지고 더 깊이 있는 독서를 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에 나이 드는 것이 설렙니다. 이렇게 점검해 보니 제가 진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자평할 수 있겠습니다.
독서토론을 만난 덕분입니다. 독서토론을 만나지 않았다면 위의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습니다. 책 읽지 않고 살아가도 전혀 손해 보는 것 없다고 생각하며 잘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그렇게 살았을 겁니다. 솔직히 말하면 주변 사람들 중에서 책 좋아하는 사람 한 두 명 찾기도 어려우니까요. 한국인의 독서습관의 현주소가 어떤지 주변만 둘러보아도 바로 알 수 있으니까요.
독서토론을 만나고 나서 책이 급속도로 좋아졌습니다. 어디에 빨려 들어가듯 그렇게 책이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시작이 책 읽기 한참 늦었다 싶은 50대 초반인 걸로 추측이 됩니다.
독서토론 만나기 전 제 독서실력이 어땠냐고요? 책 한 권 읽어내는 건 엄청난 숙제이고 도전이었지요. 늘 실패했었어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딴 세상 사람처럼 부럽고 경외감마저 들었습니다. 그만큼 제게는 어려운 일이었고 또 특별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책 좋아하는 사람, 책 읽는 사람들이 부러우니까 그렇게 책만 사 모으기를 했었지요. 한 권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면서요.
서상훈 작가님의 미니강의를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작가님은 [천재 독서법] 책을 소개한 후 간단하게 독서토론을 경험하게 해 주었습니다. 한국 단편소설을 즉석에서 읽었던 것 같아요. 매뉴얼에 따라 독서토론을 진행하더라고요.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단순한 활동이었어요. 그런데 그 경험이 얼마나 달콤하던지요! 살면서 그렇게 달달한 지적인 경험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서점에 들러 작가님의 책을 샀습니다. 어디에 홀린 듯 그날 저녁 한 권의 책을 다 읽었어요. 책 한 권을 끝까지 읽는 게 너무나 힘든 사람인데 이게 어찌 된 일일까요? 책 한 권이 저녁에 뚝딱 읽어지다니! 책 속의 내용이랑 낮에 독서토론으로 경험한 것을 접목하니까 독서토론에 대한 감이 잡히더라고요. 책을 읽고 응용해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니! 너무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처음 경험한 독서토론의 맛에 너무 취해서 그동안 불가능하다고만 생각했던 일까지도 하게 되었나 봅니다.
‘이 재미있는 독서토론을 계속할 수 없을까?’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면 정말 좋겠다.’
그때부터 저의 독서토론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제대로 책이 좋아지기 시작한 때라고 말하면 맞겠네요. 독서토론은 하면 할수록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한 달에 한 번씩 만났습니다. 한 권은 자연스럽게 읽어지더라고요. 사람들과 만나서 분명히 수다를 뜬 것 같았는데 깊은 깨달음까지 주더라고요. 고품격 수다가 이런 걸까요? 힐링도 엄청 되었지요. 심리치료를 받는 듯한 느낌이 드는 날이 대부분이었어요. 이런 독서토론의 활동들이 늘 재미있는 겁니다. 신기하게도.
얼마나 재미가 있었으면 이런 일도 있네요. 서울에 연수를 받으러 가는 날이 있었어요. 코로나 터지기 전만 해도 서울에서 들어야 하는 강의는 모두 오프라인으로 진행되었잖아요. 지방에 사는 저는 항상 하루 전날 올라가서 하룻밤 서울에서 묵고 다음날 연수에 참여해야 했었어요. 그때도 함께 연수에 참여하는 사람들 모두 독서토론 멤버였지요. 서로 다른 지방에서 살았기에 모인 김에 하룻밤 묵을 때 독서토론을 하자고 누군가가 제안했고 이 의견에는 모두 찬성이었어요. 저녁 늦게(12시 이후일 겁니다) 서울 숙소에 도착해서 새벽 3시 넘어서까지 독서토론을 했어요. 4시간 정도 자고 다음날 연수에 참가했지요. 독서토론이 얼마나 좋았던지 하나도 안 피곤하고 가뿐히 일어났어요. 연수도 잘 받고 내려왔어요. 이렇게 점 점 독서토론의 재미에 빠져 들어갔지요.
재미있는 일은 자꾸 더 하고 싶잖아요. 이 재미를 이어오는 게 10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한 달에 한 번 독서토론을 하는 모임도 있고요, 일주일에 한 번씩 꼭꼭 만나는 독서토론도 두 개나 됩니다. 일주일마다 책 한 권씩을 거뜬히 읽어내는 것도 독서토론이 주는 즐거움이 크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혼자 책을 읽어나간다면 독서토론할 때만큼 매번 재미있지는 않겠다 싶어요. 독서토론은 매번 재미가 있으니까요. 서양 고전 그 어려운 것은 어떻게 혼자서는 읽어나갈 엄두도 못 낼 일입니다. 혼자 읽을 때는 내용 이해조차도 어려운걸요. 제게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 생각돼요. 독서토론을 하면서 매주 조금씩 읽어나가니까 가능해지는 일이더라고요. 어려운 만큼 다른 차원의 감동과 지혜까지 더해주는 시간입니다. 서양 고전으로 독서토론 한 지도 4년이 넘어섰습니다.
독서토론의 인연은 이렇게 오래 이어진다는 거예요. 멤버들이 한 두 명은 바뀌지만 거의 그대로 이어지는 인연입니다. 독서토론의 인연으로 세월이 더해질수록 서로에게 더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아무리 친한 사람들이라도 이렇게 매주 만나지는 안잖아요. 매주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이렇게 늘 재미있게 진지하게 나눌 수 있을까요? 독서토론 모임이니까 이게 되네요. 자주 만날수록 서로에게 꼭 필요한 인연인 것 같고, 그래서 더 고맙고 , 고마운 사람들을 위해서 나도 더 선하게 기여하고 싶어서 책을 더 열심히 읽어서 참여하고 그렇게 됩니다. 저는 그냥 수다모임은 아예 없습니다. 여러 명 만나서 수다 뜨는 모임 말입니다. 독서토론 시작하고부터 하나씩 수다모임이 없어지더니 이렇게까지 되었네요. 독서토론이야말로 최고의 수다시간이니까요. 최고로 즐거운 수다모임이 여럿 있으니까요. 수다가 전혀 안 고픈 것입니다.
“독서토론은 책을 10번 읽은 효과와 같습니다.”
책으로 수다를 떨면 이런 효과가 있답니다. 서상훈 작가님의 강의에서 들은 이 말씀이 가장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만나서 즐겁게 독서토론을 했는데, 수다 떤 것 밖에 없는데 책을 10번 읽은 효과까지 있다고 합니다. 독서토론을 하면 할수록 천재가 되어간다고 말씀하신 이유였어요. 작가님의 [천재독서법]은 독서토론을 통해 저절로 천재가 되어간다는 내용이 핵심이었습니다. 적어도 3개의 독서토론 모임을 하고 있는 저는 저절로 천재가 되어가고 있다는 말인가요?~ㅎㅎㅎ 천재까지는 못되더라도 나이 들어갈수록 저의 뇌는 더 말랑말랑한 뇌가 될 수 있겠네요. 분명히.
이런 재미있는 독서토론을 제가 그만둘 리 없잖아요. 평생 할 수 있겠는걸요. 줌(Zoom)이라는 도구가 있으니까 나이가 들든 어디서 살든 줌으로 연결해서 독서토론을 하면 되잖아요. 이번에도 방학 때 미국 가서 한 달 있다가 올 계획이거든요. 육아에 지친 딸 좀 도와주러 갈 겁니다. 코로나 때문에 2년이나 못 갔거든요. 예전 같았으면 독서토론 못하는 게 많이 아쉬웠을 거예요. 지금은 한국에서 하던 것 그대로 할 수 있으니 맘 편히 갈 수 있겠어요. 얼마나 좋은 세상인지요!
좋은 사람들과 인연 되어 살아가면 좋잖아요. 독서토론 멤버들 서너 명만 모아봐요. 그리고 독서토론을 시작해 봐요. 어떤 사람들이랑 연결되든 독서토론을 하다 보면 좋은 인연으로 만들어지더라고요. 독서토론을 해 갈수록 책이 사람을 정화시키나 봐요. 어른들 읽는 책이 어렵다면, 책 읽을 시간이 없다면 그림동화책으로 하면 됩니다. 저랑 독서 토론하는 학부모님 모임도 한 달에 한 권 동화책 읽고 독서 토론하는 모임입니다. 성인들도 동화책으로도 독서토론 많이 하거든요. 동화책이야말로 대상에 상관없이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독서토론 교재라 생각해요. 생각을 나누기에 얼마나 좋은 재료인지 금방 알 수 있을 겁니다.
아이 때문에, 외출이 힘들어서 못하겠다면 줌이 있잖아요. 폰으로 줌 입장해서 하면 되잖아요. 커피 마실 시간도 없다면 커피 들고 만나서 독서토론하면서 수다 떨면 되니까요. 독서토론으로 하는 수다는 정말 재미있고 힐링이고 정신과 치료까지 되니까요. 아가야 있는 엄마들끼리 독서토론 모임 하면 육아 스트레스도 날려버리고, 육아에 대한 생각들도 공유하고 함께 응원도 하고 참 좋은 연대라 생각되거든요. 나이 조금씩 나는 엄마들이랑 해도 육아에 대한 혜안을 미리 들을 수도 있고 엄마 선배님들께 응원도 받고. 누구랑 하는 게 무슨 문제겠어요. 시작해서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실천해 보는 게 중요한 일이라 생각되니까요. 애기들 아빠에게 한 달에 두 시간 정도(독서토론하는 시간이니까) 아기 봐 달라고 부탁하면 되잖아요. 아내가 자신 챙겨서 아가도 잘 키워보겠다는데 반대할 남편이 있을까요?
평생 책과 친구 되어 살아가는 삶은 생각만 해도 든든한 삶일 것 같잖아요. 책이라는 좋은 친구가 나랑 동행해 줄 인생이니까요. 내가 책과 함께 살아갈수록 더 고상 해질 거고, 그럴수록 책도 내 수준 맞추어 나랑 친구 되어 줄 테니까요. 한 두해 살고 말면 독서습관 안 들이고 살아도 상관없겠지요. 사람의 수명은 갈수록 늘어나는 건 거스를 수 없는 현상입니다. 정보는 넘쳐나고 검색도 쉽습니다. 정보를 못 구해서 아쉬운 세상이 전혀 아니잖습니까. 검색 수준의 정보랑 책 읽고 사람들이랑 만나서 독서토론한 후의 생각이랑은 어떻게 비교가 될까요!
내 아이도 배워서 내 자식도 평생 독서하고 독서토론 하면서 살아가면 더 좋겠지요?! 내 자녀에게 독서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부모님들이 더 잘 아시잖아요. 부모가 독서습관이 되어 있다면 내 자식에게는 분명히 독서습관을 들여줄 테지요. 독서습관은 부모가 모델링 되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하잖아요. 머리로는 알겠는데 실천하려니 너무 어렵지요? 독서토론으로 지름길을 선택해 봐요. 저처럼 책이 금방 좋아질 겁니다. 독서토론으로 접근한 제 주변의 사람들 대부분이 행복하게 책 읽으며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이 좋은 것 왜 이제야 알게 되었나 생각되실 거예요.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서 다행이라 생각되실 거예요. 평생 책 읽고 독서토론하면서 살아갈 거라 생각하면 정말 안심되실 거예요. 세월이 쌓일수록 얼마나 멋진 삶이 전개될까 기대되고 설레지 않을까요? 저는 그렇거든요. 독서토론과 평생 함께 하는 삶이라면요. 꼭 무슨 약장사 같네요~~ㅎㅎ 약장사 상술이라도 배워서 이 상품(책 읽고 독서토론하며 살아가는 삶)은 모든 사람들에게 꼭 팔고 싶은 상품입니다. 공짜로라도요. 사실 돈으로 환산이 안 되는 어머어마한 가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