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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의 삶공부 Nov 29. 2021

#12. 내가 쌓아야 할 성벽은 무엇인가?

고전에서 챙기는 깨달음 하나


이번 주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제Ⅰ권, 86장~117장을 독서토론을 했다. 

우리가 가장 눈여겨본 내용은 전쟁을 대하는 아테나이인들의 태도였다. 


“아테나이인들은 페르시아군이 퇴각하자마자 성벽을 쌓고 다른 방어시설들을 보수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제Ⅰ권, 93장. 97쪽-


“아테나이인들은 비헬라스인들인 그들의 나라를 떠나자마자 처자와 남은 재산을 안전하게 감춰둔 곳에서 도로 가져와 도시와 성벽을 재건하기 시작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제Ⅰ권, 89장. 94쪽-


그들은 언제나 성벽을 쌓거나 재건하는 노력을 놓치지 않았다. 전쟁에 이겼거나 전쟁이 잠시 중단된 상황이라도 성벽 쌓는 것을 우선하여 챙겼다. 먼저 크고 두꺼운 성벽을 쌓아 적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하는 역할을 하도록 했다. 소수의 수비대로도 성벽을 충분히 지킬 수 있었고 나머지는 해군으로 복무할 수 있도록 했다. 아테나이인들의 해군력은 막강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쌓아야 할 성벽은 무엇인가?’

이 핵심질문이 주어졌다.


‘나에게 전쟁은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해 보았다. 

전쟁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어떻게 대처할지도 생각해 볼 수 있으니까.





나를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전쟁은 ;

 ‘안이함’이 아닐까 싶다. ‘自慢(자만)’이든지.



자만에 빠지면 안이한 태도로 삶을 살아갈 것이다. 삶에서 배우기를 멈추게 될 것이기 때문에 위험한 전쟁 상황과도 같다는 뜻이다. 얼마나 실수투성이 삶을 살아갈까? 실수하는지도 모른 체. 언제나 삶은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삶의 깨달음들을 보물처럼 숨겨놓고 있을 텐데, 찾으라고 손짓하는데, 조금만 노력하면 찾도록 도와줄 텐데, 이런 기회를 모두 놓치고 얼마나 큰 삶의 손실을 입으며 삶을 살아갈까?  





내가 쌓아야 할 성벽은 ;

배우려는 자세로 끝까지 살아보는 것


처음부터 거창한 것을 배우려고 하거나 당장 엄청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배움이 아니어도 괜찮다. 부대껴서 제대로 배울 수도 없다. 관심 있는 것, 배우고 싶은 것 당장 시작하고 처음에는 어설프지만 매일 꾸준히 배워나가면 되지 않을까? 그것이 하루 이틀 모이고 1년 2년 10년이 모이면 크고 튼튼한 나만의 성벽이 되지 않을까? 크고 튼튼한 성벽이 하루아침에 쌓아지는 것은 아니니까.






갑자기 전쟁 상황이 예감된다면? 


살다 보면 갑자기 힘든 상황이 닥쳤거나 예견되는 때가 있지 않던가? 갑자기 닥친 코로나 19 상황도 우리에게는 전쟁이다. 전쟁보다 더 힘들고 무서운 전쟁일지도 모른다. 전쟁임을 알아차려야 대비하려 할 것이다. 알아차렸다면 하루라도 빨리 내가 할 수 있는 방법과 힘을 모아 나만의 성벽을 쌓아야 할 때다. 


“아테나이인들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단기간에 도시를 성벽으로 둘렀다. 그래서 지금 봐도 급히 축조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러 종류의 돌이 초석으로 사용되었는데, 때로는 다듬어지지 않는 채 운반되어온 그대로 사용되었으며, 거기에는 무덤에서 가져온 수많은 비석과 다른 용도로 깎은 돌들도 섞여 있었다. 도시의 경계가 사방으로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급한 나머지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갖다 썼던 것이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제Ⅰ권, 93. 96쪽-



코로나 19로 세상이 갑자기 변하게 되었다. 너무나 빠르게 변해서 단기간에 준비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당장 공부하면 대비할 수 있고 살아남을 수 있다. 어떤 공부가 나에게 도움이 될지 안 될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배울 수 있는 조건이 된다면 배워야 할 때인 것 같다. 예전의 지식은 거의 소용이 없어진 세상이 되었으니까. 다른 세상으로 이사를 가는 정도의 커다란 변화이니까. 더 넓어지고 확장된 세상으로 나아가야 하는 변화가 찾아왔다. 뭐 하나라도 당장 배우기 시작하고 하나라도 더 배워두면 분명 변화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바뀐 세상으로도 나아가서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전쟁 상황임을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뭐 어떻게 되겠지.’ 하는 안이한 태도, 자만심으로는 이 전쟁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빠르게 단기간에 잘 배우는 방법은 ;

연대하고 동맹하는 것이다.


“…… 자기와 함께 사절단으로 뽑힌 다른 사람들은 당장 출발할 것이 아니라 성벽이 방어 기능을 할 수 있는 최소 높이에 이를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다. 그리고 그 사이 남자든 여자든 아이든 아테나이의 모든 주민은 성벽 쌓는 일에 협조해야 하며…….”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제Ⅰ권, 90장. 94쪽-



혼자서 배우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다. 큰 도움은 된다. 지금은 단기간에 많은 지식들을 배워야 하고 어렵고 새로운 지식들도 습득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지치지 않게 함께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한 사람의 생각보다는 여러 사람의 생각이 훨씬 더 나을 때가 많다. 배우기 어려운 것도 서로 도와서 공부하면 더 잘 배워진다. 문제 해결을 더 창의적으로 더 쉽게 할 수도 있다. 서로의 생각을 나누면서 지혜와 깨달음과 통찰을 안겨주기도 한다. 



코로나19는 급속히 비대면을 가능하게 했다. 배움의 길이 더 쉬어지고 확장되었다. 시간, 거리, 장소가 거의 상관없어졌다. 지식을 습득하는 시간도 훨씬 더 단축되었다. 좋은 사람과의 연대의 기회가 많을수록 나의 배움은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연대해서 다양한 배움을 통해 나는 더 강하고 튼튼한 나의 성벽을 쌓아갈 것이고 더 강한 개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강해야 연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아테나이인들은 자신들이 먼저 강해져야 함을 늘 염두에 두었다. 그래서 성벽 쌓는 일에 전념했다. 자신이 강하게 되는 것은 동맹국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아테나이 시민을 위해서나 동맹국 전체를 위해서나 아테나이가 성벽을 갖기를 잘한 것 같다고 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제Ⅰ권, 91장. 96쪽-



그 연대가 좋은 연대이고 강한 연대가 되려면 좋고 강한 개인이 속해있는 연대여야 한다. 내가 먼저 연대에 도움이 되는 사람인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불로소득, 무임승차는 자신에게는 좋을지 몰라도 연대에게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때 사람들은 유능감이 더 생기고 그래서 더 노력하게 된다. 내가 먼저 더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책도 더 읽고 공부도 더 많이 해서 만나면 선한 책임감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행동인데, 내가 속한 연대에도 기여하는 것이다. 



앞으로의 경제는 ‘커뮤니티 이코노미’라고 말한다. 

커뮤니티 속에서 내가 도움이 되는 사람이면 나를 좋은 사람으로 인정해 줄 것이고 내가 바로 상품이 된다는 것이다. 내가 생산해 내는 것들을 믿음으로 사 간다는 것이다. 나의 지식이든, 나의 가치든, 나의 상품이든 뭐든. 나는 어떤 커뮤니티에 속해있고 나는 그 커뮤니티에서 어떤 사람인가? 도움이 되는 사람인가? 



‘꾸준히’ ‘성실히’가 나의 가치가 되는 시대다. ‘꾸준히’는 하루 반짝하는 행동이 아니다. ‘매일 꾸준히’가 사실 더 설득력이 있다. 더 믿음을 준다. 나의 성벽을 매일 꾸준히, 그리고 연대해서 쌓아가야 하는 이유이다. 내 삶의 흔적을 SNS에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성벽을 쌓는 일에 포함되어야 한다.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아무도 알지 못하니까. 비대면 세상이지만, SNS로 매일 나를 대면시키는 것도 또 다른 성벽이다. 




나와 먼저 어떤 동맹을 맺고 살아가는지?

좋은 사람들과 연대해서 배우며 살아가는 것은 축복이다. 연대한 기간이 쌓일수록 더 큰 행운이 따라올 것이다. 제대로 배우고 잘 배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전에 나와 잘 살아가는지를 점검해 봐야 할 것이다. 나랑 잠시 떨어져서 살지 못한다. 나를 제대로 배우게 하고 잘 배우게 하는 것도 나 자신이다. 나와 동맹을 잘 맺어야 내가 잘 배우도록 도와줄 것이고 그래서 제대로 배우며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딴지나 걸고, 부정적인 피드백만 하고, 그러면 힘 빠져서 하던 것도 하기 싫을 것이다. 그러다 포기하고 말 것이다. 작은 배움에도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잘 배우고 있다고 응원해주고, 더 잘할 수 있다고 용기 주는 말을 해 준다면 신나서 더 열심히 배울 것이다. 덕분에 더 강한 개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연대가 환영하는 선하고 강한 개인이 되고 싶다.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연대를 할 것이고 그 연대도 상황에 따라 바뀌기도 할 것이다. 내가 선하고 강한 개인이 되어 있으면 많은 연대들이 나랑 연대하려고 눈독 들일 것이다. 내가 손 내밀면 언제든 환영해 줄 것이다. 배우고 싶은 연대에 가서도 당당하게 배우고 싶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부탁한다는 것은 나도 그 연대에 선하게 기여하고 싶은 나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다.



삶은 평생 선한 전쟁일 것이다. 전쟁의 목적은 나와 우리를 위해 선한 선택을 하는 지혜를 깨닫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선한 사람들과 연대해서 나도 그들도 온 정성을 다해 배우며 살아가야겠다. 내가 먼저 나랑 좋은 연대 관계로 살아가야겠다. 나의 삶에서 더 많이 배우고 익히고 깨닫도록 나에게 기회를 허락해 줄 테니까. 나의 성벽을 크고 튼튼하게 쌓는 방법을 터득하면 우리를 위한 성벽을 쌓는데 선하게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매일 꾸준히 정성 다해 배우고 익히고 깨달으며 살아서 저절로 그렇게 되는 사람이고 싶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사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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