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엄마일 때가 가장 좋습니다!

by 엄마의 삶공부

미국을 다녀오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오늘 저녁 비행기로요.

2년의 방학 동안 가족들을 만나지 못했거든요. 코로나 때문에요.

가족이라는 사랑의 수혈을 받아야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특히나 엄마로 살아가는 이 삶을 너무나 좋아하는데, 이제 고갈이 되려 합니다.



엄마로 살아보려고 갑니다. 딸이 너무 보고 싶습니다.

제 딸이 너무나 사랑하는 소중한 내 사위도 너무 보고 싶습니다.

제 딸이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제 딸의 아가들도 얼른 보고 싶습니다.

손녀 태어나고 한 번도 안아보지를 못했습니다.

사진으로 화면으로만 할머니를, 손녀를 바라보며 기억하고 있습니다.

태어난 제 손녀가 15개월이 되었습니다.



무슨 싸움터에 나가는 장수처럼 비장합니다.

사람들이 걱정을 많이 합니다. 저를 위한 걱정이겠지요.

백신이 나오지 않았더라면 저도 다시 저를 다독였을 것입니다.

좀 더 인내하고 기다려야 한다고 저 자신을 어떻게든 설득했을 것입니다.



백신이 나오고는 용기를 내어 보는 것입니다.

백신 3차까지 얼른 맞았습니다.

평생 안 맞던 독감 예방주사도 맞았습니다.

몸 컨디션도 더 잘 조절하고 있습니다.

가족을 만날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한 것도 다 해낼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내 가족을 만나는 일이 이렇게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 될 줄이야…….



“I Can’t wait to see you!!”

고등학교 때 미국 가서 살게 된 딸은 솔직한 마음을 표현할 때는 영어가 더 불쑥 튀어나오나 봅니다.

“미투~”라고 한국말로 얼른 답해 주었습니다.



엄마 되어도 살아보고 딸이 되어도 살아보고 있습니다.

엄마 경력이 35년째고 딸의 경력은 59년째입니다.

엄마가 더 딸을 그리워하는 것은 분명 맞습니다.

더 많이 사랑하면 더 그리운 법이니까요.

저도 엄마에게 그런 딸이니까요. 엄마를 제 딸만큼 보고 싶고 그리워하는 건 아니니까요.



딸이 결혼하고부터는 더 그리함을 인정했습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옮겨간다는 건 많이 아팠지만 괜찮았습니다.

딸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제 사위도 제게 소중한 사람이 되었으니까요.

사위 덕분에 딸이 엄마를 안 찾으니 오히려 정말 고마워해야 할 대상입니다.

딸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 손자, 손녀라는 사실만으로도 손자, 손녀는 제게 딸만큼 소중한 사람입니다.

엄마라는 이 핏빛 같은 사랑을 경험하게 해 주는 대상이니 너무 고마운 대상입니다.

소중한 사람이 늘어난다는 건 가슴 벅찬 행복입니다.






5살 손녀 한글 가르치고 싶어서

초등학교 1학년 담임할 때도 안 해 보았던 한글 가르치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쉽게 효과적으로 가르칠지를 알고 싶었습니다.

한글의 창제 원리에 맞게 가르치는 게 무엇인지를 이렇게 깊이 고민해 본 적은 없습니다.

세종대왕님이 보셨으면 기특해할 것 같습니다~~ㅎㅎㅎ



15개월 손녀랑 어떻게 놀아주면 좋을지?

첫 손자 만나러 갈 때 했던 놀이도 떠올려 보고 관련 책도 검색해서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유명한 창의놀이 강사님의 강의도 시간 이렇게 저렇게 조정해서 들어보았습니다.

우리 손자 손녀들에게 무슨 책 읽어줄까 고민하고 물어도 보고……,

짐 가방 속은 손자, 손녀들의 놀잇감이나 책이 거의 전부입니다.



이런 수고가 너무나 신난 것 보면 저는 천상 엄마입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엄마로 살 때가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내 딸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 주고 싶은 게 엄마 마음입니다.

내 손자, 손녀들과 잘 노는 것이 내 딸에게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

어떻게 놀까를 고민해 보고 애쓰는 이 마음씀이 너무나 행복합니다.



이런 마음씀이 클 때 저는 엄마로 쑥 쑥 성장하는 지점이더라고요.

사실 저 성장하러 딸에게 갑니다.

엄마로 사는 그 시간이 저를 가장 단단하게 아름답게 성장시카는 지점이었으니까요.



사실 저 행복하고 싶어서 갑니다.

엄마로 사는 그 시간이 저를 가장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으니까요.



딸과 사위가 그 시간과 공간을 기꺼이 허락해 주었습니다.

그 기간이 15일 정도 선물처럼 찾아왔습니다.

(한국에 들어와서는 10일간의 자가 격리 기간이 있어서 빨리 들어와야 합니다.)



늘 그랬던 것처럼 딸이랑 의논하면서

아가들의 엄마인 제 딸이 리드하는 대로

할머니 보조자는 정성을 다해 리드를 돕고 오겠습니다.








가족이랑 생활해도 저 자신으로 사는 시간도 물론 잘 확보하겠습니다.

저도 제 딸의 엄마니까요. 제 딸 행복하면 좋겠거든요.

제 마음과 몸이 건강해야 제 딸의 좋은 엄마로 살 수 있을 테니까요.

서로 사랑할수록 ‘따로 또 같이’를 잘 챙기는 이유는 더 많이 사랑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를 먼저 잘 챙기는 것이 제 딸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인지는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행복한 엄마이길 제 딸도 바랄 테니까요.

평소에는 마음 덜 쓰이지만 엄마 힘들면 제 딸도 더 힘들 거라는 건 딸로 살아본 경험으로 잘 알고 있으니까요.


잠들기 전 포도주 한 잔 하면서

읽고 싶었던 책도 읽으면서

글로도 나를 만나면서

내가 나로서 존재하는 이 시간도 소중하게 알뜰히 챙기겠습니다.


나 단단하게 만드는 일이 자식까지 단단하도록 돕는 일이니

아무리 생각해 봐도

부모와 자식의 인연으로 맺어준 이 시스템이야말로

최고의 행복충전 장치인 것 같습니다.

대강 노력해서 얻어지는 행복이 아니니 더 최고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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