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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의 삶공부 Apr 10. 2022

#14. 무지(無知)의 지(知)가 가장 큰 깨달음이다!

고전에서 건지는 깨달음 하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2권에는 아테나이인들의 전통적인 관습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전쟁에서 죽은 최초의 전사자들을 국비로 장례식을 치러 줍니다. 마지막은 도시가 선출한 지적 능력이 탁월한 명망가가 고인들에게 찬사를 바치는 순서로 진행이 됩니다. 이번 장례식에서는 크산팁포스의 아들 페리클레스가 연설을 하도록 선출되었습니다.



길게 이어지는 연설(35장~45장)은 문장 하나하나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나라를 위해 전사한 사람들을 위한 연설이지만 고인들의 업적을 평가하고 칭찬하는 연설을 피하겠다고 말합니다. 한 사람이 연설을 잘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수많은 사람들의 미덕에 대한 믿음이 좌우되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대신 지금의 아테나이인들을 있게 한 정신자세와 그들을 위대하게 만들어 준 정체(政體)와 생활방식에 대하여 언급합니다. 페리클레스의 연설이 오늘날에도 우리에게 큰 깨달음을 주는 것이 바로 이런 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마음에 남는 문장을 꼽으라면 이 문장입니다.


“여러분은 이제 마땅히 이분들을 본받아, 행복은 자유에 있고, 자유는 용기에 있음을 명심하고, 전쟁의 위험 앞에 너무 망설이지 마십시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제Ⅱ권, 43장, p.174쪽. 투퀴디데스-




이 문장을 이렇게 해석해 보았습니다. 

개인은 자유의지(자신의 행동과 의사 결정을 스스로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가 있어야 행복할 수 있다.

자유의지를 갖춘 개인이 되려면 용기 내어 뭔가를 시도해 보아야 한다. 



삶을 살아가는 것도 전쟁과 같다. 

삶이라는 전쟁의 위험 앞에 망설이지 말고 용기 내어 도전해 보아야 한다. 그래야 자유로운 삶, 즉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이런 질문이 또 꼬리를 물고 일었습니다.

어떤 마음이 생겨야(무엇을 깨달아야) 도전할 용기가 생기는 것인가? 


“우리와 다른 백성 사이에는 또 다른 차이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모험심이 강하면서도 사전에 심사숙고할 능력이 있는 데 반해, 다른 백성은 무지하기에 용감하고…….”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제Ⅱ권, 40장, p.171쪽. 투퀴디데스-


먼저 무지(無知)의 지(知)를 아는 것이 출발점이라 생각합니다.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해야 배워야 할 필요성을 느낄 것이기 때문입니다. ‘배우지 않으면 큰일 나겠구나’ 하는 위기의식을 스스로 느껴야 배우려고 할 것입니다. 논어에서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것이 아는 것이야. “라고 말한 공자의 가르침과 같은 의미입니다북한의 속담에는 무식은 멸명이다 “라는 속담도 있답니다자신만 망하는 것이 아니라 나로 인해 내 자식도 사회도 나라도 망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무지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무지를 벗어나기 위해 배움을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 배울수록 자신감이 조금씩 생길 것입니다. 자신감은 뭐라도 시작해 보고 싶을 때 생기는 마음입니다. ‘뭐라고 해 보고 싶은데, 뭘 하면 좋을까?’ 배움만큼 심사숙고할 능력이 저축이 된 셈입니다. 심사숙고해서 얻어진 생각을 지혜라고 말합니다. 지혜로운 생각은 문제 해결을 잘하도록 해 줍니다. 문제 해결을 해 보는 경험이 쌓일수록 자신감이 쌓이게 되는 것이고요. 자신감(이것도 해 내었네!)은 유능감(나 이것도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이 되고 유능감을 더 많이 경험할수록 자존감(나 괜찮은 사람이구나!)이 높은 사람이 되는 것이지요. 


결국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네요. 행복한 사람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잘 통제해 가는 사람이니 ‘행복은 자유에 있다’는 말이 맞네요. 자유는 무지를 벗어나기 위하여 배움에 용기 내어 도전한 결과이니 ‘자유는 용기에 있다’는 말도 맞네요.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전쟁과 같은 위험과 자주 마주하는 일입니다.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니까 배움을 택하지 않을 것입니다. 삶이라는 전쟁은 더 위험한 괴물처럼 자신에게 다가올 것입니다. 무서워서 도망가거나 숨어버리려고 안간힘을 쓸 것입니다. 도망간다고 숨어버린다고 전쟁을 피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괴물에게 더 크게 당하거나 희생을 치러야 할 것입니다. 


아니면 무식하게 덤벼드는 경우입니다. 삶의 전쟁이 얼마나 무섭고 큰 힘이 있어야 하는지를  모르고 무작정 싸움을 시작하는 것이지요. 전쟁터에 아무런 준비 없이 맨몸으로 나가서 싸우는 꼴이지요. 거의 사망이거나 큰 부상입니다. 잘 싸우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삶이 전쟁이다’라는 말은 삶은 수많은 문제 해결을 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말입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심사숙고를 해야 합니다. 심사숙고할 재료(배움)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코로나 이후의 변화는 전쟁과도 같습니다. 우리 각자는 이 전쟁을 어떻게 치러내고 있는지요? 


변화가 너무나 빠르고 위협적이니까 ‘나는 모르겠다. 어떻게 되겠지.’ 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피해 숨거나 무관심한 척하는 행동을 보이고 있나요? 아니면 어떤 변화인지 알지도 못한 체 눈앞에 닥친 위험만 가지고 싸우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나요? 이 위험(변화)의 정체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요? 세상이 어떻게 변화는 것인지 배워야 한다는 것이지요. 배워서 정확이 알아지면 어떻게 행동할지도 보일 테니까요. 예전의 방식으로 싸워서는 지는 게임이라는 것도 배움을 통해 알아질 테지요. 모르면서 밀어붙이는 것만큼 위험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역주행하는 자동차는 속도를 낼수록 위험하니까요. 


변화라는 이 전쟁에 참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람들과 비슷한 위험을 느꼈지만 배움을 선택한 것이지요. 위험한 것이니 배우면 될 거라는 생각으로 하나씩 배워가면서 알아가는 중입니다. 더 위험하다고 느낄수록 더 열심히 더 확실히 위험의 정체를 알고 대처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무지하다는 것을 알기에 배움을 계속할 것이고 배움이 위험만 있었던 게 아니라  기회도 가져다줄 것입니다. 배움을 시작하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지혜를 사랑하면서도 문약하지 않습니다.……, 가난을 시인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가난을 면하기 위해 실천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이 진정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제Ⅱ권, 40장, p.170쪽. 투퀴디데스-



지혜를 사랑하면서도 문약하지 않다는 말은, 심사숙고해서 얻어진 지혜를 삶의 현장(싸움터)에서 적용한다는 것이지요. 실천으로 더 많은 것을 깨달으며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실천이 뒤따르는 배움이라야 강하다는 말입니다. 삶의 자유도 행복도 가져다준다는 말입니다. 


가난을 면하기 위한 과정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모른 체 노력만 한다고 쉽게 부자가 되지는 않는 것이지요.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는지를 배움으로 익히고 심사숙고하여 지혜가 생기면 바로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더 빨리 더 효과적으로 부자로 살아진다는 것이지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게 배우지도 않고 실천도 하지 않는다는 말이지요.  



“간단히 말해 우리 도시 전체가 헬라스의 학교입니다. 그리고 우리 시민 개개인은 인생의 다양한 분야에서 유희하듯 우아하게 자신만의 특질을 개발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제Ⅱ권, 41장, p.171쪽. 투퀴디데스-



삶은 끊임없는 배움이 있는 여정입니다. 평생 배움을 통해 성장하는 사람에게는 참 좋은 학교입니다. 삶의 전쟁이 공포와 폐허만 안겨다 주는 시간이 아니라 배워갈수록 설레임과 기회를 가져다주는 전쟁임을 깨달아 갈 것입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 더 잘할 수 있는 것으로 배움을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자신만의 특질을 갈고닦아야 자신의 능력이 되는 것이잖아요. 삶의 전쟁을 더 잘 싸우는 병기들이 되어줄  것들이잖아요. 안 배우고는 어떻게 알 수 있어요. 자신이 배워야 한다는 상태임을 아는 것이 출발이라는 것입니다.





무지의 지를 아는 것만큼 큰 깨달음은 없는 것 같습니다. 

중요한 삶의 전환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배워야 살 수 있겠다는 것을 인식하고 배우기 시작하는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만큼 위험천만한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어디로 튈지, 무슨 사고를 치고 살지 모를 일이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위험이 서서히 다가오는데도 어떤 감지도 하지 못하니 속수무책 당하는 수밖에요. 어처구니가 없는 일입니다. 사실은 자초한 어처구니인데 자신만 어이없다고 우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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