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 다섯 번째,
어제보다 나아지기 위해 책도 읽고 생각도 하다 보면 내가 오늘 했던 말을 돌아보게 된다.
어느 날 나의 말을 되짚어 보았는데, 나는 말을 아낀다는 것의 의미 자체를 모르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불필요한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있었다. 침묵이 나아 보이는 경우에도 무슨 말이라도 내뱉고 있었다.
그래서 말을 아끼기로 했다. 군더더기 같은 말들을 걷어내기로 했다.
말하기 전에 이 말이 지금 정말 필요한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필요한 말만 하려고 했다.
삶은 간결해졌다. 사사로운 곳에 에너지가 낭비되는 일도 줄어들었다. 내 머릿속에서 지나가는 생각들이 더 잘 들리게 되었다. 마음도 꽤나 평온해졌다.
그런데 조금 삭막했다. 고요함은 좋았지만 삶은 단단해짐과 동시에 딱딱해지고 있었다.
새로운 누군가를 알게 되었다.
그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는 어딘가 다른 성격의 공기를 곁에 두는 사람이었다. 그 공기는 맑았다. 개나리처럼 화사했다. 그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달랐던 점은 단순했다. 그 사람은 항상 웃었고 장난기가 많았다. 그 사람의 장난기에 처음에는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지나고 보니 나는 그 사람과 있을 때 가장 많이 웃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그 사람과 장난을 치다가 문득 잊어버린 기억이 떠올랐다.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남몰래 꾸던 꿈이 하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꿈은 잊혔다. 그 사람은 그 꿈을 다시 생각나게 해 주었다. 나는 개그맨이 되고 싶었다. 친구들과 선생님과 가족을 웃게 하는 것이 너무나 행복해서 누군가를 웃게 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었다. 하지만 어린 나는 장래희망 란에 ‘개그맨’이라고 적을 수 없었고 그렇게 나만 알고 있던 나의 개그맨이라는 꿈은 잊혀 버렸었는데,
그 사람의 장난이 그 기억을 다시 불러왔다.
나는 다른 사람을 웃게 하는 것을 정말 좋아하던 아이였고, 지금도 다른 사람을 웃게 하는 것을 정말 좋아하고 있었다. 사소한 농담이나 우스꽝스러운 말은 내게 불필요한 말이 아니었다. 심지어 나도 그런 말들에 웃어왔고, 지금도 즐거워하는데 말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농담은 줄곧 나에게 정말 중요한 말이었다.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을 웃게 한 건 사소하고 쓸데없는 말들이었고, 그런 것들이 그럼에도 지금을 즐겁게 살아가는 이유가 되어왔는데, 나는 내 삶을 너무 무겁게 바라보고 있었다.
말을 마냥 아끼는 일은 쉬울지도 모른다.
그냥 입을 꾹 다물고 있으면 되니까 말이다. 하지만 불필요한 말만 하지 않는 일은 정말 어렵다. 내게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불필요한 말인지 아는 일이 어렵기 때문이다. 나는 사소한 농담 같은 것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그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문제는 남아 있다. 순수하게 웃음만을 이끌어 내는 농담을 하는 것은 또 다른 엄청난 어려움이다.
그렇지만 나는 어려운 길을 가겠다. 내가 추구하는 것은 쉬운 길이 아니라 내 삶의 의미가 인도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어렵게 말을 아껴보련다. 내 주변 사람들의 웃음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