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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읽는인간 May 04. 2021

빨주노초파남보, 일본어로 어떻게 말할까?

#003 일본어로 '색깔' 표현하기

푸근하고 따뜻한 집밥 같은 일본어!

'가정식 일본어'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오늘 나눌 일본어 표현은 '일본어로 색깔 표현하기'입니다.


하늘은 무슨 색일까? 바다는 무슨 색일까?라는 질문에 '파란색'이 떠오르셨다면 당신은 하늘과 바다를 본 지 오래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머릿속의 하늘과 바다는 파란색에 갇혀있지만, 두 눈으로 올려다본 하늘, 색깔마저 출렁이는 바다는 분명 다른 표현이 필요할 겁니다. 선홍빛으로 물들어가는 새벽의 하늘, 하얀 거품이 이는 파도, 벌겋게 타오르는 노을, 끝이 보이지 않는 검은 바다를 두 눈으로 마주해 보고 싶은 요즘입니다.


무지개도 마찬가지입니다. 빨주노초파남보의 무지개 색깔이 나라마다 개수도 표현도 다르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4계절이 뚜렷한 기후도 다양한 색감 표현의 바탕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오늘은 일본어의 색깔을 표현하는 단어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白】(しろ)、【黒】(くろ)

먼저 흰색과 검정색입니다. 동양권에서는 흰색과 검정 만으로 수묵화를 그리기도 했습니다. 그래선지 이토록 심플한 흰색과 검정임에도 불구하고 두 단어를 이용한 표현, 관용구도 굉장히 많이 존재하는데요,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白黒】(しろくろ)백흑

먼저, 흑과 백. 한국어로는 '흑백'이라고 하는데 일본어는 순서를 뒤집어서 '백흑, 白黒'으로 표현합니다. (이렇게 같은 한자어인데도 한국어와 일본어의 순서가 바뀌어 있는 것이 정말 많이 있어요! 차차 소개할게요) 한국어의 흑백사진을 일본어로 하면 白黒写真(しろくろじゃしん, 백흑사진)이 됩니다.


【シロ・クロ】(しろ・くろ)시로, 쿠로

위에서 말한 백과 흑을 가타카나로 쓰면 어떻게 될까요?

이것은 이것대로 아주 다른 의미를 같습니다. 바로 형사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범인을 나타내는 단어예요. 결백하다는 의미에서 シロ는 범인이 아님. 그렇다면 정황상 용의 사실이 농후한 범인은? クロ! 검정색입니다.


【白星・黒星】(しろぼし・くろぼし)시로보시, 쿠로보시

하얀 별, 까만 별. 동화책에서나 나올 법 한데, 실은 스포츠 뉴스 등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이에요. 하얀색은 승「勝ち=〇」을, 검정색은 패「負け=●」를 의미합니다. 이 白星・黒星의 유래는 일본의 전통 스포츠인 스모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스모의 승패를 한눈에 표시하기 위한 일람표인 星取表(ほしどりひょう)에서 사용한 것이 그 시작인데요, 지금은 야구나 축구 등의 경기 결과에 대해 말할 때도 표현합니다. 저희 부부의 공식 부부싸움 날인 한일전 축구에서 한국이 白星を獲得しました(하얀 별을 따냈습니다)라고 할 땐 정말 기분이 좋아요!


스모의 승패를 표시하는 星取表


【白黒つけたい】(しろくろ つけたい)시로쿠로 쯔케타이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다! 확실하게 하자. 할 때 쓰는 표현이 바로 白黒つけたい、白黒はっきりして欲しい와 같은 표현입니다. 흑이냐 백이냐 제대로 결착을 내보자! 이런 뜻이겠죠? 그렇다면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애매한 상태는 무슨 색으로 표현할까요? 정답은 グレー(Gray, 회색)입니다. 사법 망을 요리조리 빠져나와 불법적인 행위를 하는 사람들은 흰색도 검정색도 아닌 グレーゾーン(Gray Zone, 회색존)을 굉장히 좋아하죠.


【赤】(あか)빨강,【青】(あお)파랑

빨강과 파랑도 자주 쓰이는 색깔이니 만큼 두 단어를 사용한 표현한 단어들도 많이 있습니다.


【赤信号・青信号】(あかしんごう・あおしんごう) 빨간 신호・파란 신호

분명 초록색인데 왜 파란불이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어에도 같은 표현을 사용합니다.


【赤組・白組】(あかぐみ・しろぐみ)홍군백군

赤組・白組라고도 하고 팀チーム라고도 하는데 운동회 때 자주 쓰던 '청군백군'의 일본어 표현입니다. 한국어에선 '청군' 파란색으로 표현하는데 '홍군' 빨간색으로 표현하는 것이 일본스럽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참고로 일본의 초등학교에서 체육 시간에 쓰는 모자인 赤白帽(あかしろぼう)가 있는데요, 아래 사진처럼 운동회나 팀을 나누어서 경기를 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빨간색을 뒤집으면 하얀색이 보이도록 되어있습니다.

일본의 학교에서 체육시간에 쓰는 홍백모(赤白帽)


【赤青鉛筆】(あかあお えんぴつ)아카아오 엠삐쯔

'빨강 파랑 연필'이라는 뜻의 赤青鉛筆도 초등학생들의 필수품이에요. 한쪽은 빨간색, 한쪽은 파란색인 색연필인데요 아이들의 숙제 검사를 할 때 채점용으로 많이 씁니다. 파란색을 틀린 것을 표시할 때, 빨간색은 정답을 맞혔을 때 큰~ 꽃 마크(はなまる)를 쳐줍니다. 당연히 파란색 보단 빨간색이 빨리 닳는 것이 좋겠죠? 朱藍鉛筆라고도 합니다.

초등학교 생활의 필수품, 빨강 파랑 색연필 (赤青鉛筆・朱藍鉛筆)


그 외에도 빨강과 파랑을 이용한 관용표현도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몇 가지를 소개할게요.


【青臭い】(あおくさい)풋내나다

직역하면 '파란 냄새가 난다'는 뜻의 青臭い는 풋내가 난다는 뜻이 됩니다. 비슷한 표현으로 엉덩이가 파랗다 (尻が青い)라고 쓰고 '미숙하다, 어리숙하다'는 뜻으로 해석합니다.


【青二才】(あおにさい)풋내기

한자로 '파란 두 살' 이라고 쓰는 이 단어는 '풋내기'라는 뜻이에요. 개인적으로 너무너무 좋아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아직 풋풋하고 뭘 몰랐던 그때가 생각나서요. 여전히 마음은 青二才이고 싶고, 그래서 더 배우고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풋내기를 너무 부정적인 뜻으로만 해석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赤面する】(せきめんする)얼굴이 빨개지다

얼굴이 빨개지다(顔が赤くなる)라고 풀어서 쓸 수도 있지만 이렇게 음을 따서 '적면(赤面)하다'는 표현도 자주 사용합니다.


【赤の他人】(あかの たにん)생판 남

'빨간 타인'이라는 뜻인데요, 나와는 상관없는 '생~판 남이다'라는 뜻입니다.


【黄色】(きいろ)노랑, 【緑】(みどり)초록

한자로 황색, 녹색이라고 쓰고 키이로きいろ、미도리みどり라고 읽습니다.


한국어도 그렇지만 일본어에도 같은 노란색, 초록색이라도 옅은 초록이냐 짙은 초록이냐, 오렌지 빛의 노랑이냐 황토 빛이냐에 따라서 참으로 다양한 색과 색 사이의 오솔길이 있어요.


【黄緑】(きみどり)연두색, 【焦茶色】(こげちゃ いろ)짙은 갈색

예를 들면 연두색은 노랑과 초록을 섞어 黄緑(きみどり, 키미도리)라고 하고요, 찻 잎을 태워버렸다는 뜻의 焦茶(こげちゃ, 코게챠)는 짙은 갈색을 말합니다.


【桃色】(ももいろ)복숭아색, 【紅色】(べにいろ)다홍색

그 외에도 물건에 빗대어 색깔을 표현할 수도 있겠죠? 복숭아의 옅고 화사한 분홍빛을 표현하려면 桃(もも, 복숭아)를 이용해서 桃色(ももいろ, 모모이로). 빨간색과 노란색 사이의 다홍빛은 紅花(べにばな)의 잎을 말린 紅色(べにいろ)이라고 표현합니다.

紅花(べにばな)원래는 노란색이지만 꽃 잎을 말리면 붉은 다홍빛으로 변한답니다.


▶︎일본 고유의 색 이름을 더 알고 싶다면!


【金色】(きんいろ)금색, 【銀色】(ぎんいろ)은색

금색과 은색은 발음이 비슷하니 주의하셔요. 금색은 킹!이로, 은색은 깅!이로. 요거 절대 헷갈려선 안 되는 게 올림픽의 금메달 은메달 할 때에요. 일본이 지금 금메달을 몇 개 땄냐!? 중요한 순간에 킹(금)과 깅(은)의 발음에 주의하지 않으면 싸움 날 수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경험담)


【虹色】(にじいろ)무지개 색

마지막으로, 오늘의 부제이기도 했던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색깔을 일본어로 표현하는 방법을 소개하면서 마무리를 지을까 합니다. 무지개는 일본어로 虹(にじ, 니지)무지개색은 虹色(にじいろ, 니지이로)입니다.


무지개 색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7가지 색으로 표현합니다.


赤(あか)아카 / 빨강
橙(だいだい)다이다이 / 주황
黄色(きいろ)키이로 / 노랑
緑(みどり)미도리 / 초록
青(あお)아오 / 파랑
藍色(あいいろ)아이이로 / 남색, 감색
紫(むらさき)무라사키 / 보라색


이렇게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이렇게 풀어서 표현할 수도 있지만, 한국어와 같이 한 글자로 빨.주.노.초.파.남.보! 라고 부르는 표현이 있어요,.


「赤・橙・黄・緑・青・藍・紫」
빨 주 노 초 파 남 보
赤(せき)
橙(とう)
黄(おう)
緑(りょく)
青(せい)
藍(らん)
紫(し)

한자 음을 순서대로 읽으면 되는데요, 의외로 이걸 모르시는 분들이 많이 있더라구요. 발음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유튜브 링크를 하나 걸어 둡니다. 이번 기회에 한 번 연습해 보세요!


▶︎일본어로 '빨주노초파남보' 표현하기 (youtube)



현지에서 통하는 가정식 일본어 세 번째 시간, '일본어로 색깔 표현하기'를 소개해 보았습니다.


어떠셨나요?

간단한 주제였지만 파고드니 여러 갈래로 뻗어가는 게 있어 저는 준비하면서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브런치에 미처 못 담은 이야기도 많지만, 아쉬운 마음은 클럽하우스에서 나누도록 할게요.


오늘 소개한 일본어 표현은 5월 6일 목요일 밤 9시 30분 클럽하우스 #가정식일본어_사랑방 에서 더 자세하게 소개할 예정입니다. 여러분이 알고 계신 재미있는 일본어 표현도 함께 공유해 주시면 더욱 풍성한 시간이 될 것 같아요. 궁금한 점도 물어봐 주시고요.


가정식 일본어의 카드 뉴스는 가정식 일본어 공식 도우미 앙꼬짱(あんこちゃん)혹은 저 읽는 인간의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가정식 일본어가 뭐예요?


▼가정식 일본어 클럽하우스

        

▼가정식 일본어 도우미 앙꼬짱(あんこちゃ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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