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 23.
숙소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가격, 위치, 평점, 그리고 한국인의 리뷰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자이푸르도 성공적이었다. 더블 룸 1박이 600루피에 불과하다. 수압은 약하지만 양동이에 받아서 사용하면 충분하다. 방 옆에는 넓은 옥상이 있어 빨래와 휴식 취하기가 좋다. 루프탑 레스토랑이 있지만 옆집의 분위기가 훨씬 좋아 보인다. 자이푸르 역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이며,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많아 위험하지 않다. 푸쉬카르에 다녀오면 자정이 되는데 밤늦게 낯선 릭샤를 타야 하는 부담이 없어서 좋았다.
아즈메르(Ajmer)로 가는 7시 45분 열차를 타기 위해 서둘러 호텔을 나선다. 아즈메르까지 가서 버스나 릭샤를 타고 푸쉬카르로 들어갈 예정이다. 오렌지를 사니 7개에 100루피, 매우 행복한 가격이다.
자이푸르 역은 플랫폼이 여섯 개에 불과하여 복잡하지 않지만 공격적인 원숭이들이 살고 있어 사진을 찍은 여행자를 공격한다. 7시 45분 기차 19612가 전광판에는 8시 40분 3번 플랫폼으로 안내되지만 구글로 확인해 보니 2시간 연착이다. 기차 상태를 확인해보고 숙소를 나왔어야 했는데 불찰이다. 숙소로 다시 돌아가려다가 이왕 왔으니 기차역을 오고 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기로 하고 유심히 살펴보지만 별 재미가 없다.
아그라로 오는 기차에서 Joshi가 알려준 대로 구글로 searching status of 19612로 검색하니 쉽게 기차의 현 위치와 도착 시각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어제 암리차르에서 출발한 19612는 예정된 도착시간인 9시 14분이 되어도 아직 자이푸르 인근이다. 10시 30분이 되어도 분명 같은 상황이다. 연착으로 악명이 높은 인도의 열차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다가 10시 30분이 되어도 도착하지 않은 것이 이상하다.
아뿔싸, refresh 단추가 보인다. 불길한 예감에 눌러보니 벌써 기차는 다음 역에 도착해 있다. 전광판에 3번 플랫폼으로 온다고 했었고, 푸쉬카르로 가는 외국인들도 보여서 당연히 3번 플랫폼이라고 생각했는데 분명히 3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그 시간대에 5번 플랫폼에 있었던 기차이었던 것 같다. 기차역에서 3시간 이상 기다렸는데 결국은 놓친 것이다. 어이가 없고 허무하지만 화나지는 않는다. 오늘도 어차피 여행의 일부다. 일정을 바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