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킬로는
1년 만에 딱 10킬로가 늘었다...
작년 6월, 유학 막바지 귀국짐을 싸다가 아랫배에 꽤 커다란 혹이 잡히는 걸 알았다.
워낙 자궁근종이 심해서 더 커지지 말라고 치료 목적으로 미레나를 했는데 이미 유효기간 5년이 지나 6년째를 넘긴 시점이었다.
귀국 후 건강검진을 해보니 미레나로 잡아놨던 근종이 애기 머리통만 하게 커졌다. 자궁은 혹 때문에 오른쪽 가슴께까지 밀려올라가 있었다.
내 안의 자궁은 이미 기능을 다 해버린 지 오래고 쓸데없이 혹만 키우는데 확 떼어버릴까 했지만 의사는 단호하게 거부했다.
곧 폐경이 되면 혹은 서서히 작아질 것이고 생활에 크게 불편함을 주지 않는데 적출수술을 감행할 이유가 없다며, 미레나를 한 번 더 권했다.
그리고 야금야금 체중이 늘었다.
(미레나의 부작용 중 가장 큰 것이 체중증가다.)
분명 10킬로는 아기 머리통만한 근종의 무게이리라!! 고 믿고 싶다.
물론 나의 비만의 이유가 미레나뿐만은 아니다.
일본에서는 차 없이 매일 걸었는데 돌아오자마자 운전을 하며 하루 2천보도 안 걷는다.
남편 밥을 핑계로 삼시세끼 잘 차려먹고, 일 년간 못 먹고 참았던 맛있는 것들을 도장깨기 하듯 찾아서 먹으러 다녔다.
남편이 등록해 준 헬스장은 억지로 끌려가 깔짝깔짝 하다가 시원하게 생맥주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잘 관리하던 사람도 무너지기 쉽다는 무서운 나이 갱년기...
안 움직이고, 잘 먹고, 호르몬까지 도와주는 비만의 삼박자가 완성됐다!!
워낙에 이쁘게 말하는 남편은 이쁜 마누라가 많아져서(커졌다고 하면 혼나니까) 좋다며 건강한 근육돼지로 살으란다.
그러나 어느새 체중의 앞자리가 바뀌고 남편의 체중을 넘어서고, 자칫하면 또 앞자리가 바뀔 위기다.
밤이면 발바닥이랑 무릎이 시큰하다.
이러다 건강한 근육돼지가 아니라 물속에서나 겨우 움직일 물렁이 하마가 될 판이다. 하마도 나보다는 근육이 많겠지만...
그래서 다이어트 선언이다.
50대 갱년기 뚱뚱한 아줌마가 무슨 자랑이라고 이걸 글로 써서 공개망신을 자초하느냐면...
다이어트티비프로그램처럼 적나라하게 공개하면(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만 ^^;) 좀 더 객관적으로 타이트하게 지속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이제 이쁘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는 나이는 이미 지났다. 내 나이는 안 아프기 위해, 두 발로 허리펴고 꼿꼿이 움직이기 위해 다이어트를 해야 할 때다.
목표체중 따위는 없다.
어차피 다이어트란 평생의 숙제다.
그래서 오늘도 다이어트 앱에 먹은 것을 기록하며 살펴본다.
나는 오늘도 뭘 물처럼 먹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