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를 말해 주시겠어요?

by 히토리

2023년 8월 5일 토요일


이제 레지(レジ, 계산) 업무를 배웠다.

山田美月(야마다 미츠키) さん-점장 딸-이 내 옆에 딱 붙어서 하나하나 가르쳐줬다.

내가 일하는 편의점은 물품 계산이 끝나면 손님이 알아서 기계에 돈을 지불한다.

현금이나 교통카드, 신용카드, 페이페이나 라인페이 같은 온라인 결제시스템 중 자기가 원하는 결제방식을 선택하고 지불한다.

현금을 넣으면 거스름돈이 알아서 나온다.

그게 나에겐 얼마나 다행인지!!

이거 아니었음 하루 만에 때려치웠을지도 모른다.

편의점의 결제기계

일본은 우리랑 돈 세는 숫자 읽는 방식이 똑같다.

발음도 만-만, 천-센, 백-햐쿠, 십-쥬처럼 비슷하다.

그러나 막상 숫자가 귀에 꽂히면 머릿속에서 변환이 잘 안 된다.

돈 계산은 액수가 화면에 보이고 기계가 해주니까 걱정 없는데 이놈의 담배가 문제다.


일본 편의점에는 담배 종류가 200가지가 넘는다.

우리나라도 그렇게 많나?

많아도 너무 많다… ㅜㅜ

이 많은 담배 이름을 자기네들도 다 기억할 수 없으니 담배 밑에 번호를 붙여놨다.

손님이 OO담배 달라고 하면 번호로 말해 달라고 부탁을 하는데 그 번호가 내 머릿속에서 변환이 잘 안 된다. ㅠㅠ


ひゃくろくじゅうななばんです。

(167번이요.)


ひゃく… ひゃく…


머릿속에서 빨리 167이나 백육십칠로 변환이 되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

그럼 손님과 숨은 그림 찾기가 시작된다.

대충 비슷한 번호 근처에서 숫자를 떠올리려 낑낑대고 있으면 손님이 가르쳐준다.


うえ, うえ, みぎ, ひだり, そこ!

(위, 위, 오른쪽, 왼쪽, 거기!)


간신히 찾아서 주면서 죄송하다 하면 그래도 다들 웃으면서 괜찮다 해준다.

손님도 답답하겠지만 나는 진땀 난다. 후…

그런데 여기 편의점 시스템이 원래 이런 건지 미츠키는 내 뒤에 가만히 서서 기다리기만 한다.

너무 헤매면 좀 얼른 찾아주면 좋겠는데 나직하게 번호를 다시 불러주기만 한다.

아마 새벽시간이라 기다리는 손님이 없어서겠지?

오늘도 한가할 때 벽 보고 벌서듯 가득한 담배를 보며 숫자를 읽는다.


이치(1), 니(2), 산(3), 욘(4)… 니햐쿠니쥬욘(224, 니햐쿠니쥬고(225)…


ps. 몇 번 담배를 사갔던 손님이었는데 내가 한방에 번호를 맞춰서 주자 쌍따봉을 날리면서 ‘素晴らしい(멋져)!‘라고 외쳐주고 가셨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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