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17일 일요일
지난 목요일엔 운전면허를 변경하러 가느라 알바를 쉬었다.
중간에 하루 빠진 건데 어찌나 몸과 마음이 가볍던지!! 하지만 토요일엔 진짜 하기 싫었다.
회사원들이 휴가 끝나고 업무 복귀할 때의 마음을 요맨치는 이해할 것 같았다.
일할 때 나와 함께 일하는 파트너는 세 명이다.
점장 딸내미인 美月(미츠키)와 30대 청년 高田(타카다)군, 내 또래 남자인 堀内(호리우치)상이다.
세 명이 일하는 타입이 참 다르다.
미츠키는 내가 처음에 일할 때 옆에 붙어서 하나하나 가르쳐 준 사람이기도 하지만 점장의 딸이어서 그런지 정말 구석구석 매의 눈으로 살핀다.
내 실수를 찾아내고 고쳐주기 때문에 미츠키와 일할 땐 바짝 긴장하게 된다.
그녀는 내가 조금 한가해 보이거나 일에 익숙해졌다 싶으면 어느새 다가와 새로운 일을 가르쳐준다.
한꺼번에 우르르시키는 건 아니고 커피머신에 원두를 채워 넣으라거나 튀김기의 오일을 바꾸라거나 가격표를 붙이라거나 신제품 포스터를 붙이라거나…
자잘 자잘한 일들을 한 개씩 추가한다.
그래서인지 미츠키랑 일하는 평일에는 쉴 틈 없이 시켜대서(?) 몸은 좀 피곤하지만 뭔가를 하나씩 배우게 된다.
타카다군은 딱 봐도 나 고지식한 사람입니다~를 온몸으로 뿜어내는 타입이다.
나랑 일할 때는 주로 내가 계산을 하고 이 친구는 다른 잡다한 일을 하는데 개인적인 말은 한마디도 안 하고 내가 물어보는 것도 딱 그것만 가르쳐준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서로 뭘할지 정하고는 묵묵히 자기 일만 한다.
그래서 바쁠 때는 모르겠는데 한가할 때는 살짝 눈치가 보인다.
호리우치상은 첫인상이 좀 별로였다.
아무리 새벽 여섯 시지만 머리는 늘 까치집에 똑같은 옷만 입고 오고 골초인지 담배냄새도 심하다.
말투도 무뚝뚝한 데다가 늘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표정 읽기도 힘들었다.
그는 내가 계산업무를 배우자마자 나한테는 계산만 하라고 하고 자기는 물건정리만 했다.
매장정리만 하는 게 아니라 창고정리까지 하는지 세 시간 내내 코빼기도 잘 보이지 않는다.
계산이 밀려 호출벨을 눌러 불러내야만 얼굴을 볼 수 있다.
처음엔 이 남자와 일하는 날이 불편했는데 지금은 제일 편하다.
한가해지면 매장을 어슬렁거리며 구경하면서 쉴 수도 있도 다른 일도 눈치껏 시간 조절을 해가며 요령을 피울 수도 있다.
30년 전, 회사생활을 할 때 직장상사의 유형을 네 가지로 나누는 말이 있었다.
똑부, 똑게, 멍부, 멍게
나의 파트너들은 멍청 타입은 없는 것 같고 고용주와 피고용인의 차이만 좀 있는 것 같다.
내 위치는 음… 멍게?
말이 안 통해 멍청하고 그러다 보니 뭘 할지 몰라 게을러지는?
그러나 굳이 이 포지션에서 벗어나고 싶진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