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초등학생이 준 놀라움

by 히토리

2023년 9월 12일 화요일


이른 아침에 일을 하다 보니 어린 손님은 거의 볼 수 없다.

가끔 엄마 손에 이끌려 온 대여섯 살 아이나 유모차를 탄 아기들은 있어도 초등학생 손님은 지금까지 없었다.

일본의 초등학생은 모자를 쓰고 란도셀이라는 책가방을 메고 있어서 누구든 초등학생임을 알 수 있다.

오늘 아침, 처음 만난 일본의 초등학생이 나를 감동시켰다.

사진출처-네이버 이미지


초등학교 저학년 남자아이가 쭈뼛쭈뼛 편의점으로 들어왔다.


“화장실을 좀 써도 될까요?”


일본의 편의점은 화장실 구비가 의무다.

어느 편의점이든 화장실은 오픈되어 있고 누구나 이용가능하다. 물건을 사지 않고 화장실만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저 뒤쪽에 화장실이 있다고 알려줬다.

잠시 뒤 화장실에 다녀온 초등학생은 계산대 옆쪽으로 왔다.

계산하는 손님들이 두어 명 있어서 삐삐 바코드를 찍어가며 일하는 동안 그 아이는 손을 가만히 모으고 서있었다.

계산을 끝내고 손님들이 나가자 그 아이는 내 앞으로 한 발짝 다가오더니 허리를 90도로 구부리며 인사를 했다.


“ありがとございます。 감사합니다”


순간 놀랐다.

어느 편의점에서든 화장실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을 텐데 들어와서 화장실 사용여부를 정중하게, 그것도 완벽한 경어를 사용해서 묻는 것도 이뻐 보였는데 내가 일하는 동안 방해되지 않게 기다렸다가 저렇게 깊숙이 허리 숙여 인사까지 하다니!!

그냥 휘리릭 나가면서 감사합니다~ 외치거나 고개만 꾸벅했어도 아마 나는 ‘짜식, 인사성 좋네’ 했을 것 같다.


충격이었다.

요즘 한국에서 들리는 선생님들의 가슴 아픈 소식들로 마음이 무거웠는데 무서울 정도로 예의 바른 일본 초등학생을 보니 뒤통수를 한 대 세게 맞은 기분이 들었다.

어린 손님 하나가 내 마음에 커다란 울림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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