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마다 사회공헌의 색깔이 다르듯 담당자에게 필요한 역량도 기업에 따라 다르다. 채용공고의 Job description 이 구체적일수록 사회공헌의 방향성이나 색깔이 분명하다. ‘사회공헌 사업 기획, 운영’ 정도로 뭉뚱그려 소개한 곳이라면 실제 사업 방향성도 단순하거나 방향성이 불분명할 가능성이 높다. 사회공헌 분야에서 커리어를 만들고 성장시키고 싶다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관련된 공고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 해당 기업의 사회공헌 히스토리를 파악해서 자신의 생각과 맞는지 검증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그래야 채용 성공 확률과 입사 후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사회공헌 분야는 채용공고가 자주 나오지 않기 때문에 조급한 마음이 들 수 있다. 나도 비영리단체를 퇴사하면서 조급한 마음에 기업 사회공헌 포지션이라면 모두 지원을 하겠노라.. 다짐했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 물불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실제로 신입급 직원을 뽑는 기업재단에 지원서를 넣기도 했다. 밤늦게까지 자기소개서를 쓰며 정성을 들이지만 좋은 소식은 드물다. 그러다 마침내 내게 딱 맞는 채용공고가 올라왔다.
사업제안을 위해 방문한 적이 있는 기업이었다. 아동청소년 대상의 사회공헌을 하고 있었고 온라인 사회공헌 플랫폼 구축에 필요한 사람을 찾는 중이었다. 채용공고 상의 Job description 이 나의 경력사항과 잘 맞았다. 비영리단체에서 아동청소년 지원 사업을 해왔고 처음부터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사업기획과 운영을 해왔기 때문이다. 가치 있는 일이면서 잘할 수 있는 일이었기에 입사하고 싶었다. 합격할 가능성도 높다고 생각했다. 퇴사 시점에 이런 채용공고가 나왔다는 것은 기적이었다.
서류 전형을 통과하고 두 번의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 소식을 들었다. 아내와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른다. 내가 입사한 곳은 기업의 공익재단이자 기업 내 사회공헌 업무를 겸하는 조직이었다. 사회공헌 담당자로서 내가 처음 한 일은 사회공헌 웹사이트를 구축하는 업무였다. 기업 내 개발부서와 함께 제작업체를 선정하고 제작품질과 일정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았다.
사회공헌이 필수적인 경영활동으로 정착되면서 업무 범위도 다양화, 고도화되고 있다. 이전에는 기부나 봉사활동을 담당하는 정도로 생각했다면 이제는 전략기획부터 온오프라인 마케팅, PR까지 다양한 전문성이 요구된다. 따라서 사회복지분야의 경력이 없더라도 사회공헌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분야이다. 이제는 기업의 니즈를 이해하고 그에 따른 사회공헌 사업을 풀어낼 수 있는 역량이 더 필요하다.
사회공헌 담당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조건이 있다면 단 하나다. 사회공헌, 사회문제해결 영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다. 사회공헌 직무 역시 그저 일자리로만 생각한다면 성과를 만드는 것은 물론 일에서의 즐거움과 보람을 찾기도 어렵다. 사회공헌 부서는 돈을 버는 부서가 아니라 돈을 쓰는 부서이기 때문에 기업 내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고 성장의 기회도 적을 수밖에 없다. 채용 시장도 협소하다. 따라서 스스로 ‘일하는 이유’를 분명히 해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가치 추구는 일시적 유행이 아닌 메가트렌드다. 사회공헌 활동도 이에 발맞춰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보다 전략화되고 있다. 자신이 관심 있는 사회공헌 분야에 대한 경험과 인사이트를 키우는 관점에서 일을 바라보고 사명감으로 일할 때 성장의 기회가 찾아오고 커리어를 발전시켜 갈 수 있다.
*커버이미지 출처: Unsplash의 Marten Bj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