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좀 빼, 매사 뭐가 그렇게 진지하니?

자유를 얻고 싶다면 (2023.3.6. 월)

by 아가다의 작은섬


이제 저는 예능인으로 살 거예요.


‘뭘 그렇게 죽자고 열심히 하냐?’
‘선생님 왜 그렇게 열심히 하는 거예요? 이유가 궁금해서요. 저는 끝까지 미루거든요’


<미리미리 하고 놀아야죠. 저는 미리 하는 게 마음이 편해요> 하고 당연한 걸 묻는다는 듯. 평상시 아무렇지도 않았던 질문에 must적 <~해야 한다> 답변을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그제야 나는, 힘들었지만 <당연하다> 논리를 내세우며 한 번도 의문을 제기해 본 적 없는 <당연한 일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가끔 아니 자주 그런 날이 있어요.

허무가 밀려오는 날. 평온한 일상의 틈사이로 불현듯 보이는 허무. 바쁘게 움직이고 무엇인가 열심히 해대고 있는 나를 해일처럼 덮치는 허무. 이 <허무>가 이제는 나에게 must적 <~해야 한다> 답변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매사 뭘 그렇게 진지하게 사는지.
너무 힘을 꽉 주고 살고 있더라고.
내가.


쉬운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내게 일어나는 일들은 하나같이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게 일어나는 일 하나하나를, 온몸에 철갑옷을 두르고 칼로 맞서며 전쟁을 치루 듯 살아가고 있는 내가 보입니다. <뭐가 이렇게 어렵냐고, 내 인생은 왜 이렇게 쉬운 게 하나도 없냐고> 불평했습니다. 내가 모든 일들을 진지하게 맞서며 사는 줄은 모르고. 이제야 알겠습니다. 내가 어렵게. 진지하게. 비장하게. 삶을 대했음을.


무장한 갑옷을 벗어던지고

칼을 내려놓았습니다. <이렇게 자유롭다니.> 조금만 힘을 빼도 이렇게 자유로운 것을. 비장하게 산다고 시간을 잡을 수도. 죽음을 넘을 수도 없는데. 인생을 너무 다큐멘터리로 살았습니다. <ㅋㅋㅋ> 갑자기 웃음이 나네요. 진짜 작은 거 하나하나에도 뭐가 이렇게 진지하데요? <아, 진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라는 생각이 들 때 한 번쯤은 생각해 보세요. 내가 너무 인생을 진지하게 살고 있는 건 아닌지.. 이제 저는 예능인으로 살아보려고요.



죽음의 수용소에서 183p>

역설의도 치료에서는 타고난 유머 감각으로 자기 자신에게 초연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을 활용해야만 한다. 자기 자신을 분리시킬 수 있는 인간의 기본적인 능력. 거리 두기 능력으로 환자는 자기 병을 자신으로부터 분리시켜 볼 수 있게 된다.


p.s. 글을 쓰고 난 뒤 또 다른 알아차림 : <oh my god, 우짜지 우짜지.> 생각해 보니 내가 진지하게 산다고 상대도 진지하게 살아야 하는 것처럼 강요했습니다. <당연히> 그래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실 강요하는 줄도 모르고 강요했겠구나> 싶습니다. 처음 시작은 진지하지 않았지만 하나씩 하나씩 진지함이 추가되었다는 것도 알아차렸습니다. 학교과제 아주 욕을 엄청했는데.. 힘 빼고 살라고 알려줍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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