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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Apr 12. 2023

마구마구 해볼 테다.

아빠+엄마=나(가족 삼각관계=삼각화)


가족치료 이론과 실체 65p>

두 사람 사이에 수용하기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이인 체계는 긴장을 줄이려는 희망으로 세 번째 요소인 어떤 사람이나 문제를 끌어들여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예민한 성격 탓인지

아빠는 나이가 들수록 불면증이 심해지셨다. 결혼한 딸내미 집에 다니러 오시는 날이면 <한숨도 못 주무시고 한껏 예민해져 돌아가시는 날>이 많으셨다. <놀러 오세요>라는 딸의 거듭된 부탁에도 마땅찮게 여기시며 한사코 거절하던 아빠가 손녀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5년 만에 오셨다.




‘니 솔직하게 말해라. 내 오늘 솔직하게 말 안 하면 가만 안 있을 끼다.’


이틀밤새

한 숨도 안 주무시고 무슨 생각을 하신 걸까? 아빠는 새벽 여명이 트기 바쁘게 나와 엄마를 깨웠다. 화를 억누르듯 숨을 가쁘게 내쉬며 말씀하시는 아빠와 눈을 부릅뜨고 입 모양으로 나에게 무언의 말을 다급하게 전하시는 엄마. 두 사람사이 멍하니 앉아 있는 나. <피식> 웃음이 나오기까지 44년이 걸렸다. 저 두 얼굴이. 한때는 참 불안하고 두려웠지.


두근두근

기억 속에 아빠는 항상 화가 나 있었고, 엄마는 무언가 해명하기 바빴다. 뇌 속에 선명하게 각인된 것, <엄마가 무섭게 눈을 부라리며 소리 없는 입모양으로 보내는 신호> 앞에서 나는 참 많이도 안절부절못했다. 그리고 뒤이어 일어난 다툼에서 <나 때문에>라는 자책을 하거나 <너 때문에>라는 엄마의 원망이 듣거나. 아니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음에 <다행이다> 안도하기도 했다.


‘엄마 나 나가서 놀아도 돼’

아이의 물음에 ‘너 마음대로 해’라고 답하는 것이 아이를 정신병자로 만드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했던가? 놀러 나가도 혼나고 놀러 나가지 않아도 혼나는 아이는 혼란스러움을 간직한 채 자란다. 애당초 다툼의 소지가 나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내 의사와 상관없이 부모님은 싸우셨고, 싸움에 책임이 있거나 없거나 나는 비난받았다. 그럴 때면 나는 <반쯤은 자의로 반쯤은 타의로 두 사람 사이에 빠져나올 수 없는 고깃덩어리> 같았다.


상담심리학의 이론과 실제 25p>

상담은 조력과정이다.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과거와 미래의 일을 현재로 가져와 그 일이 그에게 <현재시점>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다룬다.




나는 항상 선택에 자신이 없었다.

사소한 것 하나라도 선택할라치면 두려움에 떨었고, 불안함에 선택을 미루고 미뤘다. 자신 없는 선택 앞에서 허락받듯이 주변사람들에게 동의를 구했다. 선택하고도 불안했다. 꼭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았다. <무슨 일이 생길 거야>라는 불안강박이 불행을 몰고 온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어떻게 하면 불안하지 않을까> 불안에만 집착하다 보니 내 마음을 들여다보지 못했다.


<엄마, 이거 해도 돼?>라고 묻는 아이의 질문 앞에서 나는 무엇도 자신 있게 말해주지 못했다. <감정대로> 자주 왔다 갔다 하는 나의 선택 앞에서 요셉도 아이들도 혼란스러워했다. 그렇게 나는 내 본질 안에 처음부터 존재했을 <자유>가 없는 것처럼 살았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와 그것을 책임질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사실도 잊어버리고 살았다.


비폭력대화 224p>

자신을 비판적으로 보게 되면 자신 안에 있는 아름다움을 볼 수 없게 되어 삶의 원천인 신성한 에너지와 단절된다.




‘마구마구 해볼 거다. 이것도 선택보고 저것도 선택해 보고’


나는 처음부터 선택을 다시 배운다.

선택 앞에서 내 마음의 소리를 듣는 법부터. 책임지는 것까지. 그리고 책임질 수 없는 것을 알아차리는 지혜까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분명한 것은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불안강박이 생길라치면 조용히 생각해 본다. <내가 책임질 수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나는 오늘도 틈틈이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해 언제 어디서든 눈을 감는다. 그리고 천천히 숨을 쉰다. 이리저리 오고 가는 생각들을 쫓아다니며 신나게 놀다 다시 나의 호흡에 집중한다. 그리고 깊이 호흡을 내뱉으며 읊조린다. <나는 존재자체만으로도 가치 있는 사람이다.>


나는 지금 존재의 뿌리를

내리는 중이다.


에픽테토스>

자네의 용모와 머리 모양이 자네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네. 선택의 능력이야말로 자네가 누구인지 온전히 드러낸다네. 선택이 아름다우면, 자네 또한 그렇게 될 것이네.






<1분 호흡명상법>
- 1분 타이머 설정
- 나의 들숨과 날숨 세기
- 1분 동안 센 숫자 기억하기
- 걱정과 불안이 생길 때마다 내가 센 숫자만큼 호흡하기
- 현재로 돌아와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하기

출처 : 단단한 하루 102p     

p.s. 맥박도 1분 동안 재어보고 통제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 비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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