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펙셀스
죽음의 수용소에서 211p>
시련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더라도 그 시련에서 여전히 유용한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피할 수 있는 시련이라면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더 의미 있는 행동이다. 왜냐하면 불필요한 시련을 견디는 것은 영웅적인 행동이 아니라 자학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찾아서 자학하는 여자.
비대면으로 학생증 발급 신청을 했습니다. (도서관 이용! 그 하나의 목적을 위해) 그런데! 학교에서 안내한 데로 신청했건만 왜 안 되냐고요! 다른 사람들은 다 되는데 왜 나만! 안되냐고요! 눈이 이제 그만 좀 자자고 아우성치지만 저는 학생증 발급에 꽂혀 불굴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습니다. <의지를 불 태울수록 분노게이지만 올라> 갔습니다. 한 시간을 씨름하다고 결국 실패, 잠자리에 누웠지만 온통 학생증 발급 생각뿐입니다.
학생증 이까것이 뭐시라고! 이거 하나 발급하는데 나의 아까운 시간을 한 시간이나 썼다며 <씩씩>되면서도 학생증 발급문제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습니다.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다시 앱에 접속하여 시도했지만 역시나 불가! 새벽에 멍~ 하지도 못하고 이게 무신일이고? 하면서도 나의 뇌는 온통 학생증에... 다른 사람은 다 했는데.. 뭐가 잘못된 걸까?
9시가 넘어 은행에 전화해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20년 전에 사용하던(있는지도 모르는) 계좌가 장기 미사용으로 거래 중지 되었기 때문에 은행에 내방하여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학생증 발급 처리가 비대면으로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내가 아무리 용써도 안 되는 일을 가지고 온갖 씨름을 한 것입니다. 난 오늘 나를 <자학했습니다>
‘나는 왜 (무언가) 하나에 꽂히면 될 때까지 난리를 칠까?’
나는 왜 이럴까?
나의 자학을 옆에서 다 지켜본 요셉에게 의문을 던져보지만 멀뚱히 쳐다만 보는 저 얼굴에서는 답을 듣기 힘듭니다.(아주 과묵한 남자라 대답을 바로 듣기 힘듦) 어떤 자극이 들어오면 바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면 빨리 해결해 버리고 싶습니다. 그 문제로 오래 생각하고 싶지 않기 때문일까요? 음.. 두 가지 마음이 있어요. 첫째, 어차피 해야 할 일 빨리 해치워 버리자. 둘째, 어차피 해야 할 일은 오래 고민하지 말자(신경 쓰기 싫다). 멍하니 있는데 얼마 전 대학동창언니가 한 말이 불쑥 뇌리에 떠오릅니다.
‘신은 공평해. 뭐든 잘할 것 같은 너도. 하나가 모자라네. 너는 끈기는 있는데 인내가 없구나.'
인내 (忍耐) : 괴로움이나 어려움을 참고 견딤.
끈기 (끈氣) : 쉽게 단념하지 아니하고 끈질기게 견디어 나가는 기운. 끈기 있는 사람.
내가 무슨 행동을 해도 항상 <귀엽게만> 보는 언니는 나에 대해 뭐 대단한 거 하나 발견했다는 듯, 해맑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언니의 웃는 얼굴이 참 좋았습니다. 그 뒤 언니는 스스로 반문하며 <난 인내는 있는데 끈기가 없다고>.. 너무 통찰력 강한 말에 우리는 한참 웃었습니다. <인내심 없는 여자> ㅋㅋㅋㅋㅋ 맞네. 그러네요. 학생증 발급 사건에서 언니의 말(인내심)이 딱 떠오른 것은 우연이 아니겠지요? 생각할수록 너무 웃겨서 어제 하루 종일 웃었습니다.
인! 내! 심! 이 부족하다는 것
괴로움이나 어려움이 나에게 오는 것이 싫다는 뜻인 것 같아요. 고통이 나에게 오기 전에 빨리 자극(문제)을 해치워버림으로써 현실에서 없애버리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놓고 싶지는 않고 어려움을 참고 견디기는 싫고..> 괴로움이나 어려움 앞에서 쉽게 단념하지 않고 끈기 있게 나아가지만 나아가는 길에서 만나는 괴로움과 어려움을 참고 견디기는 참 힘들어요. 결국 인내할 줄 알아야 끈기 있게 나아갈 수 있겠지요. 이 두 단 어가 지닌 뜻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리니 더 분명하게 제 삶이 보입니다. 그래요. 저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인내입니다. 저는 한동안 인내심, 세 글자에 빠져서 살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고민 해보세요. 인내? 끈기? 어떠세요?
p.s. 나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나의 과거를 기억해 주는 존재, 친구. 감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