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가다의 작은섬 Apr 11. 2023

1분 동안 나의 맥박수와 호흡 수

나는 지금 내 하루 계획을 떠나보내는 중이야.





오늘은

하릴없이 누워있어. 비가 내리네. 바람도 많이 불고. 집안에서도 그 소리가 굉장한 것 보니 밖은 더 어마무시하겠지. 비가 와서 그런가. 소파와 딱 붙은 몸을 일으키기 힘드네.


우리 테레사

춥겠다. 감기가 더 심해지면 어쩌지. 안전문자도 오고 밖은 난리지만 집안은 평화로워. 마냥 앉아서 글이나 쓰고 싶은 날이야. 요즘, 이런 날이 많지 않았거든.


오늘 할 일이

자꾸 보채네. 일어나라고. 가만히 오늘 할 일을 생각해 보는데 말이야. 내가 그것을 하지 않는다고 당장 굶주리는 것도. 내 건강이 상한 것도 아니더란 말이지. 그런데 왜 난 지금까지 그렇게 하루 계획에 집착했을까.


나는 요즘

나를 안전하게 지켜주던 하루 계획을 떠나보내는 중이야. 아직은 조금 서툴러서 다시 계획으로 돌아가야 안심하지만 오늘처럼 떡하니 계획 같은 건 무시하고 소파에 앉아 비 내리는 밖을 바라보지. 나 많이 흐트러지고 있어. 두근두근. 심장이 뛴다. 진정으로 웃었으면 좋겠어. 언젠가는.


1분 동안 나의 맥박 수 64
1분 동안 나의 들숨날숨 10

천천히 길게. 숨을 쉴 수는 있어도 맥박을 천천히 길게 뛰게 할 수는 없어. 숨 쉬는 하루를 살아. 그럼 맥박도 함께 박자를 맞출 거야. 내 들숨과 날숨에.
매거진의 이전글 오늘 하루가 하늘과 같았으면 좋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