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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May 10. 2023

기다림의 끝에 아이가 자라길..「어른으로 산다는 것」

어른이 되고 싶은 내면아이(2023.5.9


갓 태어난 

인간의 뇌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덩어리다. 처음부터 어떤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게 수많은 신경세포들을 가지고 태어나서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버릴 건 버리고 가지고 갈건 가지고 가면서 각 개개인마다 고유한 특성을 가진 뇌로 발달한다. 뇌발달연구자들은 뇌발달의 중요한 시기를 <민감기>라고 말하며 5세 이전을 뇌발달의 중요한 시기로 보았다.


한번

정해져 버린 뇌도 변화할 수 있다는 가소성의 개념을 책에서 찾아 읽었을 때 나는 <희망>에 가득 차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 <아. 나도 변할 수 있구나. 나도 벗어날 수 있구나> 이미 기초공사가 다 끝낸 뇌를 다시 리모델링하는 것이 이리도 어려운 일인지 그때는 몰랐었다. 비닐을 아무리 덮어도 공사 중 펄펄 날리는 먼지를 다 뒤집어쎠야 한다는 것. 공사가 끝나도 계속해서 하자보수를 해야 한다는 것.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현실에서는 이해되는 것만으로는 삶이 나아지지 않았다.


눈물 콧물을

쏙 빼놓고 화닥화닥 열 통 터지게 하는 막장 드라마도 언젠가는 종영되고 마음을 다룬 수많은 문장들도 마침표를 찍으면 종결되지만 현실 가족은 드라마처럼 종영되지도, 글처럼 마침표를 찍을 수도 없다. 그렇기에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자라지도 못하고 우두커니 앉아있는 내면아이를 보듬는 일은 쉽지 않다.


오랜 기다림과 떠나보냄과 용서와 감사가 있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인내해야 함은 언제나 <나의 몫>이다.


역시

삶은 나에게 인내를 가르치나 보다. 기다릴 줄 아는 인내. 나는 오늘도 나의 <몫>만큼 인내하고 책임지고 떠나보낸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며, 하루에 하나씩 떠나보내다 보면 언젠가는 상처 대신 보석 같은 의미가 자리 잡겠지.




마음 깊은 곳
작은 아이가 잠들어 있을 누군가에게 이 문장들이 위로가 되길..


어른으로 산다는 것 82p> 인생이란 평생 걸려 <나>라는 집을 짓는 과정, 집을 지을 때 초기의 기반 공사가 중요하듯. 인생 초기의 경험이 그 인생에 대한 윤곽을 잡는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와 타인, 세상을 보는 방식이 결정되고 대인 관계의 패턴이 정해지며, 사랑의 행방이 드러난다. 물론 이것으로 우리의 삶이 완전히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다행히 살면서 수정, 교정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다만 기초공사가 잘못된 집을 고치려면 돈과 노력이 많이 드는 것처럼 우리의 삶 또한 초기에 잘못된 것을 고치려면 그만큼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따라서 이 시기에 받은 상처는 그 흔적을 깊게 남긴다.

어른으로 산다는 것 82p> 과거를 복원하려고 과거로 되돌아갈 것이 아니라 그 과거를 떠나보낼 수 있어야 한다. 마음껏 울고 말하도록, 상처를 보이고 도려내고 연고를 바른다.

어른으로 산다는 것 101p> 사람들은 상처가 있을 경우 무의식 중에 과거로 돌아가 그 상황을 반복하되 다르게 <재현>함으로써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중략... 집착은 자신을 파괴할 뿐이었다... 중략... 우리는 상실한 것들에 대한 절망이나 분노의 감정을 극복하고, 과거의 실수나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잃어버린 것들을 애도해야 한다.

어른으로 산다는 것 108p> 성장한다는 것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옛 것을 보내고 새로운 것을 맞아들이는 과정이다.

어른으로 산다는 것 109p> <자연치유력> 모든 상처나 병을 이겨내는 것은 바로 자신이다... 중략... 모든 상처는 흉터가 남는다.

어른으로 산다는 것 133p> <마하족의 추장 큰 참나무> “이미 지나가 버려 막을 수 없는 일에는 분노해서는 안된다.

어른으로 산다는 것 144p>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기다려야 한다... 중략... 어른이 된다는 것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는 무거운 현실의 짐들을 등에 짊어지는 것

어른으로 산다는 것 154p> 견디기 힘든 슬픔과 분노가 희석되어 그 색채가 옅어질 무렵 한 가지 결론을 얻었다. 그것은 기다림이었다... 중략... 나는 지금도 기다린다. 아마도 지금 이렇게 글을 쓰며 내 생각을 정리하는 작업도 그 기다림의 일종일지 모른다.

어른으로 산다는 것 167p> 상대에게 <안녕>이라고 말한다는 것은 떠난 사람과 나를 묶어놓았던 끈을 푸는 마지막 작업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자유로워지는 작업인 것이다.

어른으로 산다는 것 167p> 이제는 과거가 되어버린 어제의 나에게도 <안녕>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중략... 한때는 내 소유였지만 지금은 내 곁에 없는 사라져 버린 것들에 대해서도 우리는 <안녕>하며 손을 흔들 수 있어야 한다.

어른으로 산다는 것 212p> <몬테소리> “나는 이제 아흔이고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관절염을 앓고 있다. 그러나 시력이 좋아 아직 읽을 수 있다. 고맙게도 나는 읽을 수 있다. 오~ 사랑하는 나의 책이여.”

어른으로 산다는 것 237p> 용서란 나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 결국 상대도 나와 똑같은 어쩔 수 없는 인간임을 인정하는 것. 내 마음의 분노와 마음을 떠나보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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