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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Jul 18. 2023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사유가 넘쳐나지만 말로 정의하기가 어렵다. 중간중간 떠오른 생각들을 문장 밑에 기록해 놓았다. 가끔이 독서기록장을 뒤져보면서 떠오른 사유를 추가할 예정이다.




6.2일> 토마시를 보면 참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토마시와 테레자는 어떤 사랑을 하고 있을까? 가까이하기에는 무겁고 멀리하기엔 가볍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7p> 한 번은 중요치 않다. 한 번뿐인 것은 전혀 없었던 것과 같다. 한 번만 산다는 것은 전혀 살지 않았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51p> 토마시는 달팽이가 자신의 집을 메고 다니듯 자기도 자신의 삶의 방식을 휴대하고 다닌다는 생각을 하며 행복을 느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60p> 인간을 위대하게 하는 것은, 아틀라스가 어깨에 하늘을 지고 있듯 인간도 자신의 운명을 짊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61p> 인간은 오직 한 번밖에 살지 못하므로 체험으로 가정을 확인해 볼 길이 없고, 따라서 자기감정에 따르는 것이 옳은 것인지 틀린 것인지 알 길이 없는 것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92p> 인간의 삶은 마치 악보처럼 구성된다. 미적감각에 의해 인도된 인간은 우연한 사건을 인생의 악보에 각인될 하나의 테마로 변형한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14p> 앞은 파악할 수 없는 거짓이고, 뒤는 이해할 수 없는 진리였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56p> 배신한다는 것이 무슨 뜻일까? 배신한다는 것은 줄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다. 배신이란 줄 바깥으로 나가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이다. 사비나에게 미지로 떠나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었다... <중략>... 그녀는 다시 배신하고 싶은 욕구에 사로잡혔다. 자기 자신의 배신을 배신하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73p> 그녀의 귓가에 부드럽게 울리는 유일한 단어, 그것은 공동묘지였다... <중략>... 삶이 잔인했기에 공동묘지는 항상 평화가 감돌았다... <중략>... 푸르스름한 언덕배기에 있는 시골 공동묘지는 요람처럼 아름다웠다... <중략>... 프란츠에게 공동묘지는 뼈다귀와 돌덩어리의 추악한 하 차장에 불과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98p> 이십 년 동안 그는 자기가 고르지 않은 가구에 둘러싸여 살았다. 마리클로드가 모든 걸 알아서 처리했다. 난생처음으로 그는 어린아이에서 벗어나 독립적 인간이 된 것이다... <중략>... 그는 그가 사랑하지 않는 모든 것을 그의 삶으로부터 쓸어 내 버렸다. 그의 자유와 새로운 삶이 부여한 이 예기치 못한 행복, 이 편안한, 이 희열, 이것은 그녀가 그에게 남겨 준 선물이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222p> 테레자는 그녀가 가족과 어떻게 살았는지 표현하기 위해서 거의 유년기부터 이 단어를 사용했다. 집단수용소... <중략>... 집단수용소, 그것은 사생활의 완전한 청산이었다... <중략>... 그때 이후로 수용소란 아주 예외적인 것, 놀랄만한 것도 아닌 뭔가가 주어진 조건, 뭔가 근본적인 것, 세상에 나왔을 때부터 있으며 온 힘을 다해 극도로 긴장했을 때만 벗어날 수 있는 것임을 그녀는 알았다.


<본질=자유>
프란츠가 난생처음으로 느꼈던 독립된 인간, 사생활의 완전한 청산이 바로 집단수용소로 표현하는 테레자.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며 인간의 본질은 자유 그 자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자유롭게 태어난 인간이 생존을 위해 타인에게 제 심신을 맡기고 공동체와 공존하기 위해 본질, 그 자유를 잠시잠깐 잊어버린다. 공존의 세상에서 살아가던 인간이 자신의 본질이 자유임 다시 알아차리는 순간, 삶의 혼돈과 마주하게 된다. 혼돈은 불안, 긴장, 두려움을 몰고 온다. 그래도 회피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이 혼돈이 다시 나의 본질을 마주 보려는 시작일테니까. 혼돈의 끝에는 나의 본질, 자유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275p> 어머니의 집을 떠나며, 그녀는 순진하게도  이제 자신이 그녀 삶에 주인이 되었다고 믿었다. 그러나 어머니의 집은 세상 도처에 널려 있었고 어디에서나 그녀의 목덜미를 잡았다. 테레자는 어딜 가도 거기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298p>  지금의 토마시는 (난생처음으로) 그가 포착할 수 없는 수많은 시선이 그에게 고정된 상황에 빠져 있다. 그는 자기 자신의 시선이나 말로 그들에게 답할 수 없다. 그는 그들의 손아귀에 내맡긴 것이다.

토마시에 선택에서 그들은 무엇을 보고 싶었던 걸까? <다 알아! 결국 너도 이런 마음이잖아!> 설사 당신이 다 아는 그 마음을 내가 느꼈다고 하더라고 그가 다 아는 마음처럼 선택하고 싶지 않은 반감이 생긴다. 평가와 판단, 보이지 않는 수갑이요. 창살 없는 감옥이랴. 인간은 독립적인 존재인 동시에 상호의존적인 존재다. <봐라. 너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느냐>며 상호의존적이길 바라는 인간 앞에서 나는 어떻게 독립적인 존재로 살아갈 것인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315p> muss es sein? es muss sein. 그래야만 하는가? 그래야만 한다... <중략>... 토마시에게 es muss sein의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중략>... 자신이 소명이라고 믿었던 모든 것을 털어 버렸을 때 삶에서 무엇이 남는지 보고 싶은 욕망.


내 삶에서 반드시 <es muss sein. 그래야만 한다.>를 놓아버리면 어떻게 될까? 그보다도 내 무의식 속에 깔려있는 es muss sein을 먼저 알아차려야겠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347p> 자기 자신의 비웃음과 마주하는 것에 익숙지 못한 것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356p> 인간의 삶이란 오직 한 번 뿐이며, 모든 상황에서 우리는 딱 한 번만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과연 어떤 것이 좋은 결정이고 어떤 것이 나쁜 결정인지 결코 확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 모든 선택은 존중받아야 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399p> 키치란 본질적으로 똥에 대한 절대적 부정이다... <중략>... 키치는 자신의 시야에서 인간 존재가 지닌 것 중 본질적으로 수락할 수 없는 모든 것을 배제한다... <411p> 전체주의적 키치 왕국에서 대답은 미리 주어져 있으며, 모든 새로운 질문은 배제된다. 따라서 전체주의 키치의 진정한 적대자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인 셈이다. 질문이란 이면에 숨은 것을 볼 수 있도록 무대장치의 화폭을 찢는 칼과 같은 것이다... <412p> 그녀(사비나)는 격분해서 대답했다. "나의 적은 공산주의가 아니라 키치예요!"

키치 (Kitsch) : 천박하고 저속한 모조품 또는 대량 생산된 싸구려 상품을 이르는 말.
요즘 챗gpt를 사용할 때 <질문>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활용의 질이 달라진다고 한다. 그럼 내 삶을 좀 더 잘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을까? 밀란 쿤데라는 <질문이란 이면에 숨은 것을 볼 수 있도록 무대장치의 화폭을 찢는 칼과 같은 것> 일고했다. 나는 전체주의적 키치 같은 삶을 살지 않기 위해 나에게 어떤 식의 질문을 던져야 할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448p> 현실이란 꿈을 뛰어넘는 것, 꿈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란 확신을 갖기 위해 그는 여행을 했던 것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483p> 인간의 시간은 원형으로 돌지 않고 직선으로 나아간다. 행복은 반복의 욕구이기에, 인간이 행복할 수 없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502p> 사람들에게는 힘 있는 다들 중에서 범인을 찾고 약한 사람들 속에서 무고한 희생자를 찾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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