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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May 06. 2022

그래요. 나는 나약한 사람입니다.

회복탄력성과 나무






『회복탄력성은 인생의 역경과 도전에 맞설 때 마음의 원천에서 필요한 자원을 끌어올 수 있는 내적 능력이다.』

<하버드 회복탄력성 수업 21p 게일 가젤>


폭풍우 같이 밀려오는 시련


좋은 일과 힘든 일, 행복과 불행이 공존하는 것이 삶이라지만 가끔 힘든 일이 한꺼번에 몰려온다고 생각될 때가 있습니다.


시련..

나는 차곡차곡 쌓이는 시련 속에서 어떻게든 헤쳐 나가 보려고 발버둥 칩니다.


시련..

견디고 견뎌 내다가 목구멍까지 차올라

‘이제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

‘여기까지가 한계야’

라고 여겨진 바로 그때,


시련..

한 숟가락이 운명처럼 더 얹힙니다.

그럴 때면 간신히 붙잡고 있는 정신 줄이 뚝하고 끊어지는 것 같습니다.


시련..

나는 그렇게 맨 마지막 한 숟가락의 시련과 함께 깊은 수렁 속으로 침몰되어 갑니다.




사진출처 : 펙셀스


깊은 수렁 속으로..


감사하기

확언하기

칭찬하기

햇빛 쬐기


내가 알고 있는 오만 방법으로 떨어진 정신 줄을 다시 붙여보려고 애써보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회사에서 일하다가도,

설거지를 하다가도,

밥하다가도,

책을 읽다가도,

멍하니 앉아 있다가도..

시도 때도 없이 울컥 올라오는 눈물에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옵니다. 지긋지긋한 반복됨에 무기력해집니다.






남들 사는 것 다 비슷비슷할 것인데...


폭풍우 같은 시련 속에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작은 상처조차 나는 왜 이렇게 아파하는 사람일까요?

 

누구에게나 존재한다고 하는 회복탄력성, 그게 내 속에 있기는 할까요?


폭풍우처럼 밀려온 시련 앞에서 널뛰기처럼 날뛰기 나의 감정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회복탄력성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것에 내리는 선택과 관련 있다.』

<하버드 회복탄력성 수업 15p 게일 가젤>


신학자인 라인홀트 니버의 평온을 비는 기도 (Serenity Prayer)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바꿀 수 없는 일을 받아들이는 냉정함과, 바꿀 수 있는 일을 바꾸는 용기를, 그리고 이 두 가지를 분별하는 지혜를 허락해주소서.’


나 또한 매일 간절히 기도합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할 줄 하는 지혜를 갖게 해 달라고... 내 속에 존재하는 이 빌어먹을 회복탄력성을 엉뚱한데 사용하지 말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시기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말입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있기는 할까요?! 폭풍우처럼 몰아치는 시련 속에서는 나는 아무것도 통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요. 나는 나약한 사람입니다.



사진출처 : 펙셀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 그때부터 나는 변한다.”-칼 로저스-』

<하버드 회복탄력성 수업 36p 게일 가젤>

     

나는 나약한 사람입니다.

     

누구나 삶 속에서 크고 작은 시련을 겪는다고 하지만, 나는 작은 상처조차도 유독 더 아파하는 나약한 사람입니다.


넘어지면 밴드 하나 붙이고 끝날 일에 뼛속까지 걱정을 키우고 불안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나약한 인간입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인간관계에서 받은 상처를 소화시키는데도 한참이 걸리는 나약한 사람입니다.


나의 나약함을 누구도 몰랐으면 좋겠습니다. 숨기고 싶은 나의 나약함.. ‘나는 강한 사람이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나는 시련에 맞섭니다. 그리고 엉망진창이 된 뒤에야 알아차립니다.


‘아.. 나는 맞서야 할 때와 맞서지 말아야 할 때를 구분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구나..’






『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있으며, 인간이 어떤 조건에 처해 있든 그것에 대해 자신의 태도를 결정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빅터 프랭클 삶의 의미를 찾아서 35p 이시형)


그럼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시련을 대하는 나의 태도, 삶의 살아가면서 발생하는 수많은 시련 속에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그 시련을 대하는 나의 태도일 것입니다.


사진출처 : 펙셀스


는 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나는 폭풍우 같은 시련에 맞서지 않고 이리저리 바람 부는 데로 유연하게 흔들리며 깊숙하게 뿌리내리고 서있는 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시련 앞에서 바람을 흘려보내는 나무처럼 살고 싶습니다.


튼튼한 나무가 되고 싶습니다. 뿌리를 땅속으로 깊숙하게 내리고 억센 폭풍이 몰아치면 맞서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나무처럼 살고 싶습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태풍이 올 때 나무를 상상해 봅니다. 거센 폭풍우를 온몸으로 맞서면 가지가 꺾이고 뿌리까지 뽑히게 됩니다.


뿌리는 굳건하게 땅속 깊이 내리고 가지는 바람에 맞서지 않고 유연하게 흔들흔들 흘려보내는 나무처럼 나 또한 시련을 흘려보낼 수 있는 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사진출처:룸솔트


폭풍우가 다녀간 자리.. 아름다운 것은 파란 하늘


부러지고 찢긴 가지와 우수수 떨어진 나뭇잎들이 폭풍우가 지나간 자리에 남아 있습니다.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나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있습니다. 묵묵하게 뿌리내리고 자신이 할 일을 해나갑니다.  파란 하늘을 벗 삼아 남아 있는 잎으로 더 푸르게 푸르게.. 그 자리에 있습니다.


나무는 봄에 싹을 틔우고 여름까지 최고의 푸르름을 뽐내다가 가을이면 알록달록 절정을 보여주고 나서야 제 할 일을 다 한 듯, 온몸을 털어내고 겨울을 준비합니다.


나도 자신이 빛나야 할 때와 쉬어야 할 때를 아는 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뇌의 자기 재조직화 역량에 관한 신경가소성 연구를 통해 우리는 뇌가 자신의 기능을 스스로 바꾸는 놀라운 능력을 발견하게 되었다.』

<하버드 회복탄력성 수업 27p 게일 가젤>


나는 나약한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시련 앞에서 분노하는 나에게 함께 공부하는 선생님이 해준 말입니다.


‘선생님에게 득이 되는 (행동) 일을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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