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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Jul 21. 2024

이해인의 <작은 위로><햇빛일기>

독서일기(2024.04.06/2024.07.20)

안녕하세요. 글로 상담하는 상담사 아가다입니다.


시에 문외한이 제가 이해인 수녀님의 수집을 두권 읽었습니다. <작은 위로>는 위로받고 싶은 날 읽어보려고 했는데 마음이 시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아 책장에서 오래도록 숙성시켜서 읽었습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시를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이분은 '일상이 시가 되는 사람이구나'


저도 일상이 글이 되는 사람이고 싶네요. ㅎㅎㅎ 언제가 기회가 된다면 전 하늘일기를 한번 써보고 싶어요. <작은 위로><햇빛일기>에 실린 많은 시 중에서 제가 오래도록 힘들 때마다 꺼내보고 싶은 시를 기록으로 남겨봅니다.




작은 위로/이해인/열림원/한국시/171p

작은 위로 내용 중 _이해인

쓰러진 꽃들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라
하늘을 봅니다

비에 젖은 꽃들도
위로해 주시고요
아름다운 죄가 많아
가엾은 사람들도
더 많이 사랑해 주세요


나를 위한 작은 위로_아가다


애쓰며 사는 나를

어떻게

편안하게 해야 할지 몰라

다시 애씁니다


상처받은 이 마음을

달랠 길이 없어

다시 눈물 흘립니다


고해 같은 삶을

위로할 줄 몰라

꾸역꾸역 살아갑니다


하느님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상처받은 마음이 치유되길

고해 같은 삶이라도 살아가길..

이런 건 모르겠고요.


그냥 행복하게 살아갈 지혜나 주세요


해녀의 꿈_이해인

욕심 없이
바다에 뛰어들면
바다는
더욱 아름다워요

헤어 치는 물고기처럼
사랑 안에서
자유롭습니다

암초를 헤치며
미역을 따듯이
전복을 따듯이

힘들어도
희망을 꼭 따오겠어요

바닷속에
집을 짓고 살고 싶지만
다시 뭍으로 올라와야지요

짠 냄새 가득 풍기는
물기 어린 삶을
살아내기 위하여



단순하게 살아_아가다


살아가느냐

죽어가느냐

삶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단순해!




이해인의 햇빛 일기/이해인/열림원/한국시/262p


햇빛 향기_이해인

오랜 장마 끝에
마당에 나가
빨래를 널다
처음으로 만난
햇빛의 고요
햇빛의 만남

하도 황홀하여 눈이 멀 뻔했네

다시 한번
살아있는 기쁨
숨을 쉬는 희망

자꾸자꾸 웃음이 나오네

아아 이제
내 남은 시간들을
어찌 살라고

햇빛은 저리도 눈비신지!
내 몸의 사계절_이해인

친구야 내 몸에도 사계절이 있단다
항상 설레는 시인으로 살고 싶은
나의 마음과 찬미를 노래하는 나의 입은
봄인 것 같고
항상 뜨거운 사랑을 하고 싶은
나의 마음과 가슴은 여름인 것 같고
항상 단풍빛의 그리움을 안고 사는 나의 마음과
고독이 출렁이는 나의 눈은 가을인 것 같고
항상 참을성 있게 비워두고 싶은 나의 마음과
차디찬 손은 겨울인 것 같고
이렇게 말해도 말이 되는 걸까?
어느 날 꽃과의 대화 내용 중_이해인

내가 꽃에게 말했다
'오늘도 조용히
그 자리에서
피어나느라고 수고했어요'

꽃이 나에게 말했다
'오늘도 그 자리에서
힘든 순간도 잘 견디며
살아내느라고 수고했어요'
참된 위로_이해인
굳이
위로라는 말을 강조하진 말고
그냥 그냥 가만히
위로해 주길 바라
위로하는 것도
위로받는 것도
너무 강조하거나
소문 내다보면
오히려 부담이 되고
몸도 마음도
피고 해 지니까
가만히 있는 듯 없는 듯
위로도 하고
위로도 받는
그런 세상을 그리워하게 돼
슬픈 사람들에겐 내용 중_이해인

슬픔 사람들은
슬픔의 집 속에만
숨어 있길 좋아해요
너무 나무라지 말아요
훈계하거나 가르치려 들지 말고
가만히 기다려주는 것도 위로입니다

그가 잠시 웃으면 같이 웃어주고
대책 없이 울면 같이 울어주는 것도 위로입니다.


하늘아_아가다

너는 알고 있지?

내가 지금 무엇을 원하는지


나 뜬금없이 눈물이 날 때

너를 보며 위로받아


나 대책 없이 힘든 날에

너를 보며 용기를 가져


하늘아

뜬금없이 눈물이 나는 날도

대책 없이 힘든 날도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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