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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Apr 12. 2024

기도

그림일기(2024.04.12. 금)


테레사가 며칠째 열이 오르락내리락합니다.

오늘은 안 되겠다 싶어

테레사를 데리고 지역 내에 있는

시립 병원으로 갔습니다.


어르고 달래서

엑스레이 찍고, 채혈하고

결과가 나오려면 두 시간은

걸린다네요.


기다리는 동안

테레사와 점심을 먹고

벚꽃이 만발한 인도를 걸었습니다.

올해는 아이들과 함께

벚꽃구경을 가볼까 했는데,

테레사가 아파서 못 가겠구나 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함께 걷고 있네요.


그 길을 걷는 동안

속으로 계속 기도합니다.

제발, 건강하기를.. 별일 아니길..


다행입니다.

독감도, 코로나도, 폐렴도 아니랍니다.

그런데 염증 수치가 높네요.

입원만은 피하고 싶지만,

입원을 논할 수도 없을 정도로

염증수치가 높습니다.


친절하신 의사 선생님께서 입원하면서 왜 이렇게 염증수치가 높은지 검사해 보자고 하네요.


처음이에요.

아이 둘을 키우면서 입원이란 걸 처음 해봅니다.

감사한 일이지요.

잠시 집에 들러 입원기간 동안 사용할 물품을

챙깁니다. 바쁘게 움직이는 몸만큼

마음속 기도가 깊어집니다.

'제발, 별일 아니길...'


살아갈수록 기도할 일이 늘어갑니다.

살아갈수록 기도밖에 할 수 없음을 알아갑니다.

살아갈수록 기도할 수 있는 지혜가 있음에 감사합니다.


아~ 나일론 신자

영성 깊어지겠네!


오늘도 하늘은 열일하는구나.

파랗다. 파래.




<추가 기도>

'엄마! 나한테 용기는 채혈까지였어! 더 이상 주사 못 맞아!'


하느님! 수액을 맞아야 하는데

온몸으로 막는 저 아이의 뒤통수를

제가 후려갈기지 않도록 도와주소서!

도와주소서!

도와주소서!!

도와주소서!!!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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