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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Apr 16. 2024

416, 기억할게요.

그림일기(2024.04.16. 화)



5.17일,

중학생이 된 아녜스가

첫 현장체험학습을 가는 날입니다.


'엄마, 나 무슨 옷 입고 갈까? 근데 교복이나 체육복을 입고 갈 수도 있데?!!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조잘조잘 이야기하는 아이 얼굴에선

설렘이 가득합니다.

저도 아이 이야기를 듣고

도시락은 뭐로 싸야 하나?

중학생도 소풍도시락 싸나?

나 때는 말이야~?? 도시락 싸갔구나..


체험학습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나와 아녜스는

정말 일상적이고 평범한 

순간들을 나누었습니다.


그 배에 탄 아이들도, 가족들도

한껏 들뜨고, 한편으로 걱정되고

이것저것 신경 쓰면서 준비했겠지요.

그 속에 없었던 일이

어른들의 잘못으로

부지불식간에 일어났습니다.

그 황망함을 어찌 언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세월호를 직접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읽기 전까지

그 고통을 감히 가늠할 수도

공감할 수도 없어서

애써 외면했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공감,

공감이란 무엇일까요?

누군가 아픈 이야기를 하면

어떻게 공감해야 하는지 몰라

고개를 돌려버립니다.

용기 내어 그 고통을 마주 볼 때조차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과연 그 고통을 위로해 줄 단어가

세상에 존재하긴 할까? 하는

회의감이 듭니다.


그저 가만히 그 앞에 존재하는 것,

그 고통을 기억하는 것,

이 행위가 그에게 사랑으로 전달되길

간절하게 기도해 봅니다.

기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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