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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May 21. 2024

하기 싫어

그림일기(2024.05.20. 월)


'정말 하기 싫은가 보다. 하기 싫으면 하지 마세요!'


뭔가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편하게 쉴 수 없다는 내 말에 상담사 선생님은 하루 30분은 꼭 쉬는 시간을 가져보는 게 어떻냐고 말했다. 나는 이런저런 이유를 갖다 붙이면서 하루 30분 쉬기 미션을 수행하는 것이 나에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설명하기 시작했다. 내 말을 유심히 듣던 상담사 선생님은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된다고 내가 이 미션을 얼마나 하기 싫어하는지 팍팍 느껴진다고 말씀하시며 웃으셨다. 그리고 새로운 과제로 하기 싫은 일이 있을 때 '하기 싫어'라고 나 자신에게 말하기를 미션으로 내주셨다.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면 무엇인가 열심히 하면 되는데, 정작 나는 하루종일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고 있지 않다. 이게 문제다. 열심히 살아야 할 것 같은 삶을 열심히 살고 있지 않다는 생각에 난 항상 불안하고 죄책감이 든다. 나도 내가 왜 이런지 잘 모르겠다. 그 이유를 알고 싶어서 공부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상담도 받는다. 어떤 때 이런 나를 이해하기도 하고 어떤 땐 이런 내 모습에 답답하고 화가 나기도 한다. 지금은 답답하고 화가 나는 시간이다.




'하기 싫어'라고 말하고자 하는 그 일 앞에서 내가 정말 '하기 싫어하는 일'인지 생각해 봤다. 아이러니하게도 '하기 싫다'라고 말하는 그 일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었다. 좋아하는 그 일도 내가 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되는데 난 그러지 못한다. 꼭 누가 시켜서 하는 것처럼, 내가 그 일을 하지 않으면 무슨 큰일이 나는 것처럼 불안해하고 죄책감을 느낀다.


리더가 되고 싶다.

내 삶의 리더.


하고 싶은 일도

하기 싫다고 말할 수 있고

하기 싫은 일도

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리더가 되고 싶다.

내 삶의 리더.


내가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선택 앞에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그런 리더가 되고 싶다.

내 삶의 리더.


난 나에게서 자유로워지고 싶다.

내 삶의 리더가 된다면

가능할지도 모를 그 일을

난 오늘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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